특집

[교구 설정 50주년 특집] 제2대교구장 김남수 주교의 회고록 (10) 성모님 성지

정리 오혜민 기자
입력일 2011-08-23 수정일 2011-08-23 발행일 2011-08-28 제 2760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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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 순교자들의 성지 ‘남양’ 성모께 봉헌
신문을 읽다 보면 별별 험한 일이 다 있다. 가슴 아픈 기사를 접하면 나도 모르게 묵주알을 굴리며 기도하는 습관이 있다.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여, 당신이 사랑하시는 이 땅을 굽어 살피옵소서. 평화의 어머니시여, 평화를 주시옵소서.”

우리나라에 더욱 절실히 요청되는 것이 바로 ‘성모님의 도움’이다. 지금 우리나라 문제는 성모님의 은총이 있어야만 해결될 수 있다고 나는 믿고 있다. 폴란드를 비롯해 동유럽과 소련(현 러시아)의 민주화는 내가 교황님을 뵈었을 때 교황님께서도 말씀하셨지만 성모님의 은총이 계셨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순교사를 살펴보면 한국교회와 성모님은 아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박해시기 중 교황청은 우리나라의 주보로 ‘원죄 없이 잉태되신 마리아’를 정해주며 보호를 청하도록 했고, 성 김대건 신부님께서는 성모님 상본 하나에 의지해 거친 황해바다를 건너셨다.

그런데 내가 늘 안타깝게 생각하며 하나쯤은 만들어서라도 성모님께 봉헌했으면 하고 여겨왔던 일이 있다. 바로 많은 신자들이 모여 성모님께 기도할 수 있는, 성모님께 특별히 봉헌되고 바쳐진 땅, 성모님 순례지를 만드는 것이다.

언젠가 폴란드의 성모님 성지를 순례한 적이 있다. 나는 폴란드교회의 성모님 순례지를 방문하면서 이번에 돌아가면 조국의 평화통일과 타락한 도덕성 회복을 위해 성모님께 기도하는 한국 천주교회의 성모님 순례지를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래서 나는 복음에 나타나는 성모님의 삶처럼 소박한 삶을 살다간 이름 없는 순교자들의 성지이며, 서울·인천·안양·안산 등 대도시 주변에 위치하면서도 성모님의 품처럼 아늑한 남양을 성모님 동산으로 만들어 성모님께 봉헌했다.

나는 한국교회가 성모님께 봉헌된 성모님 성지를 가질 수 있도록 한 일에 대해서 뿌듯하게 생각하며, 많은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들이 이 성모님 성지를 찾아와서 성모님께 자신을 봉헌하고 세계와 조국의 평화를 위해 기도하기를 바란다.

남양성모성지.

정리 오혜민 기자 (oh0311@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