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주교회의 매스컴위원회-가톨릭신문 공동기획 - 책 읽는 교회, 성숙한 신앙] (23) 그림책 활용한 교리교육 관련 논문 낸 김두심씨

이지연 기자
입력일 2011-07-20 수정일 2011-07-20 발행일 2011-07-24 제 2756호 20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집중·이해 높여 자연스럽게 교리와 연결
기존 그림책 적용 교리교육 교수법·학습모형 개발
예화 활용에 따른 한계 극복하고 교육적 진화 도모
현장 적용 위해 교리교사 대상 독서교육 도입 제시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지난 4일 ‘초중등학교 독서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학생들이 대학입시와 연결돼 재미없는 독서로 여기지 않고, 학교생활 속에서 책과 친해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정책이다.

국어교과의 읽기 영역을 실제 책을 읽고, 쓰고, 말하고, 토론하는 실천 중심의 독서활동을 지향할 뿐 아니라 다른 교과에서도 독서와 연계한 주제 탐구학습을 강화한 방안은 점차 확산되는 독서교육의 중요성을 알려준다.

김두심씨는 그림책이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의 사고력, 이해력, 집중력, 통찰력을 높일 뿐 아니라 자연스럽게 교리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독서교육은 교회의 교리교육과도 접목이 가능하다. 최근 가톨릭대 교육대학원 독서교육 전공 김두심(엘리사벳·서울 월계동본당)씨가 발표한 석사논문 「그림책을 활용한 교리교육 프로그램 모형 개발」이 주목되는 이유다. 논문은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그림책을 활용한 교리교육 교수법 개발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김씨는 오랜 초등부 주일학교 교리교사 경력을 바탕으로 이번 논문을 완성했다.

“주일학교 교리교사를 하다 보니 아쉬운 점이 있었어요. 눈에 보이지 않는 교리 내용을 아이들에게 가르치기가 쉽지 않거든요. 그래서 예화를 많이 사용하게 되는데, 아무래도 한계가 있어요.”

예화를 활용한 교육은 오랫동안 이어져온 교리방식이다. 시대가 흐르면서 교육에도 진화가 필요했다. CD를 이용하는 등 방법적인 면은 발전했지만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 김씨는 예화 교육에 대해 학생들의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간혹 내용을 각색하는 과정에서 억지스러운 부분이 발견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교리교안 연구원들의 노력이 필요한 작업이라고 했다. 그 자신이 서울대교구 청소년국 초등부 6학년 월례교육 교재연구원으로 있기 때문에 누구보다 교리교육의 현실을 잘 알 수 있었다.

이런 배경에서 그가 주장하는 교리교육에의 그림책 적용은 설득력을 얻는다. 전문가들이 만들어 놓은 그림책을 교리에 활용하자는 것이다.

“초등학교 저학년 아동들은 논리적 사고가 가능하고 양심이 발달해 옳고 그릇됨을 알게 됩니다. 동시에 책임의식도 느끼게 되죠. 따라서 그림책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보다 구체적으로 이해하고 자신의 입장에서 재해석을 할 수 있어요.”

김씨는 이런 내용을 대학원 진학 초기부터 논문 주제로 생각했다. 하지만 선행 연구가 전혀 없었다. 성경을 주제로 한 그림책을 연구한 개신교 신자들의 논문은 있었지만, 가톨릭에는 렉시오 디비나가 독서 관련된 논문의 전부였다. 그는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야 했다.

“어떤 그림책으로 무엇을 가르쳐야 하나를 제일 많이 고민했어요. 주교회의 주일학교 교리교재 진도표와 서울대교구가 올해 새롭게 발간한 교재 내용을 분석해서 목록을 뽑았어요.”

그는 교리내용을 ‘하느님, 예수님, 성월, 교회, 성경 인물, 사회’ 등 여섯 주제로 추려냈다. 다음은 그림책 선정이었다. 연구 과정에 신앙적으로 접근 가능한 일반 그림책과 종교적인 목적으로 제작된 그림책을 닥치는 대로 읽었다. 실제로 이 작업은 굉장히 힘겨웠다. 셀 수도 없을 정도로 많은 양의 그림책을 읽고, 주제에 맞는 책을 찾아낸다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었다. 이런 과정 끝에 28개 소주제에 적합한 35권의 그림책을 선정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그림책을 활용한 교수법과 학습모형에 대한 연구가 남았다. 현재 살레시오회 사회교육문화원에서 독서전문가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그는 기존 교리교수법에 질문하기 전략을 사용해 교수법을 개발했다. 사실적 질문, 추론적 질문, 신앙 및 생활 적용적 질문 등으로 구성해 학생들이 그림책 내용을 이해하고, 교리 내용과 연관지어 사고할 수 있게 했다.

일반인들이 봤을 때는 그의 연구 내용이 교리교육 현장에서 실현 가능하냐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 이런 의문 역시 김씨는 직접 돌파했다. 지난해 1년 동안 본당 초등부 저학년을 대상으로 그림책을 활용한 교리교육을 진행했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굉장히 좋아했어요. 집중력도 높았고 이해시키는 데 효과적이었죠. 기억에도 오래 남아서 아이들이 그림책 내용을 떠올리면 그 속에서 교리의 메시지도 함께 떠올리더군요.”

학생들이 책은 물론 교리에도 흥미를 가졌다. 특히 2학년의 경우에는 그림책과 함께 성경책도 교리교재로 활용했다.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성경도 읽고 배울 수 있었다.

“독서교육은 가정에서 3번 읽고 현장에서 선생님과 읽으면서 다양한 질문을 통해서 같이 짚어봅니다. 이 모듈을 그대로 교리교육에 접목할 수 있어요. 학생들의 사고력과 통찰력, 참여도도 높아지고 효과적인 교육방법입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현장에 도입하는 문제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는 독서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과 예산 등 다양한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그 중에서도 독서교육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것이 급선무라고 했다. 이를 위해서는 교리교사를 대상으로 한 독서교육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많은 분들이 이 분야에 관심을 갖고 현장에서 활용하시다보면 크게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다음 연구자들은 그림책을 활용한 교리교육의 효과를 연구하고, 새로운 모형 개발 등 다양한 연구가 이뤄지길 바랍니다.”

이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