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장충체육관서 가진 젊은이와의 만남

입력일 2011-06-30 수정일 2011-06-30 발행일 1984-05-13 제 1405호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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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통한 희망의 새 세계 열어줘
격의없는 대화로 젊은세대 고민 풀어가
“그리스도의 길 갈 때 교회는 젊은이 편”
[서울=특별취재반] 『용기를 냅시다. 여러분의 길에는 주님이 함께 합시다』우리와 같은 박수와 터질듯한 함성이 장충 체육관을 진동시켰다. 5월 6일 저녁 7시15분,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6천여 명의 젊은이들과 만난 교황은 고민하는 젊은 세대들에게『여러분은 혼자가 아니며,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길을 가기로 택하는 마당에는 온 교회가 여러분 편에 있다』고 천명, 6천여 젊은이들을 열광시켰다.

「하느님-나-겨레」를 주제로한 젊은이와의 만남은 교황방한 마지막 밤인 6일 저녁 7시45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정시에 입장하면서 시작부터 뜨거운 열기로 달아올랐다. 김수환 추기경을 비롯, 경갑룡 주교 등 한국 주교단과 바티깐 수행단이 함께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젊은이와의 만남은 이땅의 젊은 세대들이 끊임없이 겪고 아파하고 고민하는 제반 문제를 교회 최고 어른인 교황 성하께 질문, 응답을 구하는 대화의 장으로 진행됐다.

급격히 변화하는 사회구조속에서 가치관의 혼돈으로 방황하는 젊은이들에게 그리스도를 통한 희망의 새 세계를 열어주기 위해 마련된 젊은이와의 만남에는 고등학생 1천2백 명, 대학생 1천 명, 노동청년 1천명, 본당청년 2천5백 명, 타종교 및 일반학생 1천여 명이 참석, 교황과의 격의없는 대화를 통해 교회의 한 공동체로서 자신의 역할을 구체적으로 되돌아보는 중요한 계기를 마련했다.

이날 대화의 시간에서 정강식군(고등학생)은「학교와 교회의 가르침 사이에서 겪는 갈등」을, 이순목양(노동청년)은「구조적인 억압속에서 어디에 희망을 두고 어떻게 복음을 전해야하는지」를, 김동택군(대학생ㆍ서강대3년)은 「사회정의의 실천방법」에 대해서, 박종현군 (본당청년ㆍ회사원)은 「신앙문제」에 대해서, 문봉기군(젊은이ㆍ서울대 대학원 2년)은「세계평화를 이루기 위해 악을 극복하는 복음적 방법」에 대해서 각각 교황께 질문했다.

이날 젊은이들로부터 갈등과 고민을 전해들은 교황은『더 나온 세상을 건설하기 위해 싸우는 과정에서 불의를 불의로, 폭력을 폭력으로, 악을 악으로 대항하려는 자가 당착의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해달라』고 전제한후『여러분의 무기는 진리와 정의와 평화와 믿음이라는 꺾일 수 없는 무기』라고 강조, 『믿음의 싸움에서 여러분이 발휘하는 힘도 하느님 말씀인 성령의 칼(에페6장10∼17)이며 오직 하느님 말씀만이 승리로 가는 길이며 화해와 사랑으로 통하는 길』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여러분은 진리의 길을, 선함과 자비, 정직과사랑, 용서와 화해의 길을 택했음을 세상이 알도록 하라』고 권고한 교황은『그것은 관용과 극기와 기도의 길이라고 밝히고『만일 누가 왜그렇게 사느냐고 묻거든 예수그리스도에 대한 나의믿음 때문이라고 대답하자』고 설파했다.

한편 이에 앞서 젊은이대표 동현주양은 환영사를통해『새역사를 양태한 마리아의 성월에 이땅에 오셔서 참으로 기쁘다』고 인사한 후 우리 젊은이들은 평화를 위한 당신의 깊고 열렬한 꿈을 알기에 더욱 가슴 설레인다』고 환영의 마음을 표했다

동현주양은 또『교황성하와 우리겨레 한사람 한사람, 그리고 여기 모인 젊은 우리 모두는 오늘 하나가되는 역사를 경험하고 싶다』고 강조, 『우리는 하느님과 함께 우리나라가 통일되는 그날까지, 온세계가 하나되는 그날까지 힘들지만 당당한 행진을 계속할것』이라고 다짐했다.

젊은이들에게 희망의 내일, 밝은 미래를 제시해 주면서 뜨겁게 일치하는 감동의 장을 이룬 이날의 만남은 고유 민속놀이인 풍물놀이를 반주로『부름받은 젊은이』를 합창하면서 절정에 달했다.

풍물놀이에 맞추어 함께 손벽을 치며 젊은이들을 영광 시킨 교황은 밤9시, 헤어지기를 못내 아쉬워하는 젊은이들과 안타까운 이별의 인사를 나누었다.

한편 교황과의 만남에 앞서 이날 젊은이들은 주제 메시지를 비롯, 고등학생, 노동청년, 대학생 메시지와 세계평화, 본당청년 메시지와 세계평화, 본당청년 메시지를 각각 낭독하면서 이를 현대무용과 율동으로 표현, 당면한 갈등과 고뇌를 스스로 제시하고 혀결점을 모색하는 시간을 마련하는 등 젊은이다운 모습을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