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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백주 준비 어디까지 왔나] 11. 기념행사 (하)

이윤자 차장
입력일 2011-06-30 수정일 2011-06-30 발행일 1984-03-25 제 1398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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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성가경연대회를 필두로 각종문화행사 다양하게 전개
방한하는 외국인사 영접위한 통역ㆍ번역 분야에 자원봉사자쇄도
금년 1월에 교황청답사단 내한 만남ㆍ행사장소 일일이 점검
그리 표나지 않게 조용조용히 준비되고 또 그렇게 치뤄지고 있는 문화행사들. 기념행사위원회가 2백주년을 기해 마련하고 있는 행사가운데 그만그만한 규모의 각종 문화행사들은 문화부문 전체를 망라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만큼 다양하다. 이미 전국 규모의 행사로 2백주년 문화행사의 서전을 장식한 전국 성가경연대회를 필두로 이제 곧 이어질「미술」 「문학」「영화」「연극」그리고 사회과학ㆍ교회사 등 제반분야에서 각각 그리스도의 향기를 가득담은채 만개할 날만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어쩌면 이들 문화행사들은 2백주년 기념행사의 대표적 사건-교황방한-이라는 대사건의 거대함속에 가려 본연의 모습과 향기를 온전히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다시말해 교황방한ㆍ시성식 등 한국교회, 아니 전체로 불때 놀랍기만한 역사적인 대 사건이 지니고 있는 강렬한 향기가 문화행사라는 작고 소박한 향기를 더욱 약화시키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화행사분과위는 이땅곳곳에서 갖가지 모양의 꽃으로 피어날 행사준비로 조용한 열기에 가득차 있다.

크고 굵지한 행사의 뒷전에서 재정적인 뒷받침조차 풍요하게 받니 못하는 듯한 상황이지만 기념ㆍ문화행사를 준비하는 실무자들의 정성과 열의는 놀라울 정도로 풍요하다.

한국천주교회 2백주년의 모든행사가 참으로 많은 이들에게 빛을 주는 계기가 되기위해서는 문화행사야 말로 교회밖의 사람들에게까지 그 빛이 확산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향취를 지니고 있다고 굳게 믿고 있기 때문이다.

84년으로 접어들면서「2백주년의 느낌」「교황방한의 실감」은 지난 1월 교황청 답사단의 내한을 기점으로 피부에 와 닿는 듯급상승했다. 교황성하의 해외여행ㆍ각나라 순방을 전반적으로 준비하는 실무팀 듀치신부를 중심으로한 답사반은 5월3일 부터 4박5일동안 이 땅에서 이루어질 교황성하 방한 일정을 그대로 답사, 한국교회의 준비상황을 점검했다.

각종행사ㆍ만남의 성격과 장소ㆍ준비상황 등을 무서울 정도로 철저히 살펴보고 점검한 답사단은 대개의 일정을 별다른 수정없이 그대로 이정, 한국의 준비를「최고」로 인정했다.

따라서 교화청 실무 답사단의 내한은 그동안 불확실한 가능성과 예상만으로 추진해온 교황방한에 대한 제반 준비상황을 급진진시키는 촉매제의 역할을 충분히 했다고 평가해 볼 수 있다.

방한기간중 이루어질 각종 만남과 행사장소를 점검하고 준비내역에 접한 듀치 신부 일행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취임후 30여 개국으로 집계되는 순방국가운데 한국의「준비」를 가장 훌륭한 것으로 손꼽음으로써 준비실무자들의 열의를 더욱 뜨겁게했다.

여기서 한국교회측은 교황방한중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교황성하의 경호문제라는 사실을 거듭확인했다. 결국 답사단의 내한은 제반 준비에 있어 교황성하의 신변안전을 위한「경호」는 모든 준비에 우선해야 한다는 점을 한국 준비위측에 강력히 심어주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고 볼 수 있다.

이렇듯 모든 상황이 급진전되어가는 분위기 속에 교화 방한기간중 한국땅을 찾게될 각국 인사들을 영접하기 위한 대규모 통연단이 각종 인쇄물을 여러나라 말로 옮길 번역반과 함께 순조롭게 조직돼 봉사에 나섰다. 완전한 봉사직으로 모집한 통역 및 번역분야에는 수많는 인재들이 봉사를 자원, 기념행사위 사무국 실무자들을 놀라게 했다.

뿐만이니라 시간이 호를 수록 일손이 부족하기만한 사무국을 지원하기 위해 모집한 사무국요원 모집에도 각종 재능을 완비한 일꾼들이 역시 철저한 봉사자의 자세로 봉사를 자원, 각 분과위원회 별로 수도 없을 만큼 이어지는「회의준비」와「연락」「자료정리」등 각종 업무 추진에「겸손한 봉사자」의 임무를 수행하기에 이르렀다.

최근 상황의 급진전속에서 특히 그 움직임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곳은「홍보분과위원회」. 84년 시작과 더불어 더욱짙게 드러난 홍보분야의 중요성에 힘입어 홍보분과위는 조용함속에서도 뜨거운 열기의 현장으로 신속히 탈바꿈했다.

대규모로 들이닥칠 외신기자단에 대비, 이미「프레스센타」의 전신이라 말할 수 있는「홍보실」을 마련한 홍보분과위는 짦은 시간내에서도 교황반한중 이루어질 각종 만남의 안내문을 제작해내는 민첩함을 보였다. ?ㆍ外기자들의 취재를 돕기 위한 홍보자료집 제작실무진은 단순한 행사안내의 차원을 넘어 어쩌면 생소할지도 모르는 가톨릭 전례용어등 행사와 연관지어지는 가톨릭 용어ㆍ주요인물등을 상세히 수록, 최대의 편의를 제공한다는 자세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

교회자체의 이같은 움직임과는 별도로 한국최대 손님을 맞기 위한 일반 매스콤의 준비도 다양하게 추진되고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일부 매체들은 바티깐등으로 취재진을 급파, 교황방한에 따른 특집준비등으로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밖에 실무부서의 하나인 섭 외분과위도 교황방한을 계기로한 국을 방문하게될 각국 교회인사들에 대한 종합점검에 들어갔다. 이미 한국교회에 깊은 연관을 맺고 있거나 협조를 보여온 각국교회 인사들을 중심으로 발부된 초청장은 1백50여부 정도. 이중에서 약1백여명의 각국 교회인사가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각종 준비작업이 마지막 마무리로 접어들어가면서 교화방한 행사의 핵심전례인 여의도「신앙대회」-「시성식」 준비도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한국교회에 있어 최대경사를 준비하는 신앙대회실무진들은 조금도 소홀함이 없는 신앙의 대제전이 되도록 영일없는 나날에 접어든지 이미 오래 됐고 그만큼 대제전 준비는 엄청난 준비량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제 교화방한은 불과 4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중요한 행사인 만큼 그 준비에도 만전을 기해야한다는 문제는 재삼 거론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준비」라는 와중에 서있는 이시점, 우리교회구성원 모두가 결코 잊어서는 안되며 잊지말아야할「그 무엇」에 대해 깊이 생각을 해야할 것 같다. 『교황성하는 왜 이땅에 오시는가?』『우리는 어떤 마음과 자세로 구분을 맞이해야 할 것인가?』『이 모든 행사를 우리만의 행사ㆍ축제로 준비하고 있지는 않은가?』『2백주년에 진정으로 우리교회가 해야할 일은 무엇인가?』

이윤자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