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2백주 준비 어디까지 왔나] 9. 기념행사 (상)

입력일 2011-06-30 수정일 2011-06-30 발행일 1984-03-11 제 1396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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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대회ㆍ성식이 최대행사
「우리만의 행사」가 안되어야
6개 분과위원회로 구성
각종 문화행사 등도 개최
「선교적」이고「사목적」이며「영성적」인 2백주년 기념행사 지향
아름다운 꽃이 활짝 피고 난 뒤 맺는 열매는 그만큼 풍요롭다. 아무리 훌륭한 과실나무라 하더라도 꽃을 피우지 못한다면 열매는 기대할 수가 없다. 따라서 그 나무는 존재의 가치를 상실할 수 밖에 없다. 한국 천주교회 2백주년 기념행사위원회가 준비하는 기념행사는 누가 뭐라해도 2백주년을 가장 아름답고 찬란하게 수놓게 될「꽃」에 비유해 볼 수 있다. 갖가지 색깔의 기념행사들이 아름다운 향기를 가득 머금은 꽃으로 이 땅 곳곳에 피어날 때 한국 천주교회 2백주년은 그리스도의 빛과 사랑의 열매로 승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아름다움과 화려함은 반드시 그리스도의 향기와 빛을 통해 드러나야 한다는 전제가 뒤따르고 있다. 그만큼 2백주년 기념행사는 외형적 행사의 풍요함속에 이 땅의 빛을 뿌려야하는 막중한 사명을 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한국천주교회 2백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구성된「정신운동위원회」「사목회의 위원회」「기념사업 위원회」와 더불어 4개 집행위원회의 한 부서인「기념행사위원회」는 일반적으로 교황성하를 모시는 부서로 통하고 있다. 무수하게 펼쳐지게 될 기념행사 가운데 유독 교황성하의 방한문제가 눈에 띄게 거론되는 것은 결코 무리가 아니다.

한국 천주교회 2백주년을 기해 이 땅에 오시는「그분」-교황요한 바오로 2세의 방한은 분명 순교의 피로 다져진 이 땅의 교회와 신자들、그리고 모든 이들을 축복해 주시러 오신다는 사실을 이미 우리 모두는 확실히 알고 있기 때문이다.

교황성하를 모시고 거행될 신앙대회、그리고 1백3명의 한국순교목자들의 시성식 등 한국교회의 찬란한 금자탑으로 기록될 괄목할만한 행사、기쁨과 축복의 행사를 주관、진행하게 될 2백주년 기념행사위원회 기구를 먼저 살펴보자.

지난 82년 7월 6일 인준된 2백주년 주교위원회 산하 기념행사위원회 운영세칙에 따르면 기념행사위의 기구는 실무기구로서「기획분과 위원회」를 비롯、「신앙대회분과」「섭외분과」「홍보분과」「문화행사분과」「재정분과」등 모두 6개분과위원회를 두고 있으며 분과위가 부의한 사항을 심의하는「상임위원회」를 구성하고 있다.

2백주년 최고의결기구인 주교 준비 위원회를 필두로 맞기 위한 각부서의 골격을 갖추어 가기 시작하면서 기념행사위원회도 2백주년 기념행사의 마스터랜을 수렴하기 위한 인맥을 찾아 실무위원을 구성하기 시작했다.

2백주년을 통해 한국 천주교회가 이민족에게 빛과 희망을 주는 교회로서 그 본연의 자세로 드러나기 위해 모인 첫번째 봉사자들은 모두 1백50여 명. 최고사령탑 경갑용 주교를 위원장으로 각분과별 위원장은 조직의 단일화를 통해 준비한 효율화를 얻고자하는 기념행사위원회의 안배를 바탕으로 교구청 국장신부를 이 겸임으로 위촉됐다.

이어 부위원장급을 비롯、1백50여 명의 실무위원들은 각계에서 망라한 평신도들로 그 구성원을 이루었다. 사회곳곳에서 이 땅 곳곳에 뿌리내리며 그리스도를 따라 살고 있는 하느님백성 대다수의「대거진출」은 급격히 변화하는 사회 제현상속에서 평신도들의 역할과 사명이 그만큼 크게 요청되고 있음을 그대로 입증하고 있었다.

상임위원회를 비롯、기획ㆍ섭외문화행사ㆍ재정ㆍ홍보ㆍ신앙대회 등 각 분과위원회 각각 부서마다 절한 인물을 찾아내 실무진을 구성하기 시작한 82년、위원장 경갑룡 주교는 2백주년 기념행사는「선교적」이고「사목적」이며「영성적」이어야 한다고 천명、기념행사의 기본 구조를 명쾌히 밝혔다.

「선교적」「사목적」「영성적」. 이세가지 지향을 토대로 2백주년 기념행사는 시작이라는 거대한 막을 조심스럽게 올렸다.

기념행사위의 실무기구 가운데 각종 행사들이 기본지향의 正道를 벗어나지 않도록 하기위해 그 방향을 설정하고 잡아나가는 것이 기획분과위의 임무라고 말할 수있다. 행사전반을 기획하고 수립하며 각분과별 제반 준비를 상호조정、적절하게 안배해 나가는 기획분과위는 2백주년을 통해 희망의 미래、빛이 있는 내일의 교회로 이 세상에 드러나는 가장 중요한 키를 쥐고있다고 여겨지기도 했다.

이어「신앙대회분과」. 미루어 집작만 하면서 교황성하를 모시는 전국신앙대회를 준비해온 신앙대회분과위는 교황방한이 확정되면서、또 1백3명 순교목자들의 시성이 한국 땅에서 이루어 진다고 결정되면서 뛰면서 일하는 땅의 현장으로 부상하기 시작했다.

신앙대회분과의 열기는 동원ㆍ진행ㆍ전례ㆍ시설ㆍ재정운영 등 산하기구아래 다시 서무회계ㆍ전례시설ㆍ재정ㆍ기타 등등 문어발같이 뻗어나간 기구표에서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한국 천주교회 최대 규모와 의미를 내포하는 대회가「우리만의 행사」「우리의 힘을 과시하는 행사」가 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은 신앙대회문과의 출범과 더불어 이어져온 가장 뚜렷한 정신의 하나라고 말할 수 있다.

2백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각종 행사가운데「문화행사분과위」는 바로 사회와 더불어 사는 사회속의 교회로서 사회와 함께 호흡하는 교회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단연 돋보이고 있다.

이미 개최돼 찬미와 감사의 대제전을 이루었던「전국성가경연대회」를 비롯、미술ㆍ음악ㆍ문학ㆍ사회과학ㆍ교회사ㆍ연극 등 각 분야를 망라、전개될 문화행사들은 바로 사회 깊숙이 교회를 심어 나갈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향취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이밖에 2백주년 기념행사위 안에는 교회 밖의 인사、나아가 외국의 형제들과 함께 하기위한「섭외분과」가 여타 분과에 못지 않는 땀을 쏟으며 각종 섭외 활동에 시간을 쪼개고 있다. 또한 각종 홍보매체를 효율적으로 활용、2백주년 행사전반을 신속 정확히 알리는 임무를 맡은「홍보분과」는 교황방한에 따른 대규모 외국기자단의 입국과 취재 경쟁 등에 대비、최근 프레스센타 설치 등 구체적인 준비로 땀의 대열에 뛰어 들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2백주년 기념행사는 모든 준비 과정에서부터 교회 구성원、다시 말해 전 교회가 함께한다는 자세. 현재 우리가 서 있는 정확한 좌표를 알 때만이、그리고 그 좌표의 모든 구성원이 마음과 땀을 합할 때만이、우리 교회는 보다나은 내일의 교회、더욱 순수한 교회모습을 구현해 갈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