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2백주 준비 어디까지 왔나] 8.

이윤자 차장
입력일 2011-06-30 수정일 2011-06-30 발행일 1984-03-04 제 1395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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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6일 전국 사목회의 개막
각계 각층에서 9백여명 참가
10월까지 의안별 종합안마련
전국신자의 깊은 뜻 수렴해야
「전국사목회의」는 5월 6일 교황성하를 모신 가운데 역사적인 개막을 하게 된다. 한국 천주교회의 새로운 사목시대를 예고하는 전국 사목회의 개막에는 한국주교단 20명을 비롯, 교구대의원 5백78명, 의안담당자 및 전문 의원 1백47명, 신학교대표 9명, 한국수도회 장상6명, 평협대표30명, 국내선교회 전교회들 장상 3명, 외국주교단 및 학계 초청인사 12명과 기타요원 40명 등 모두 9백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9백명의 성직자ㆍ수도자ㆍ평신도가 한자리에 모이게 될 전국사목회의 개막은 한국천주교회 사상최대 규모의 회의일 뿐만 아니라 이 땅의 하느님 백성전체가 함께 어제의 교회를 반성하고 오늘을 직시하며 또 내일의 교회를 설계하는 첫번째 자리라는 점에서 한국교회 전체의 기대는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한국교회 자체의 기대가 큰 것 만큼 사목회의를 지켜보는 사회의 눈도 상당히 날카롭다. 진리를 탐구하다 만난 신앙, 그리고 이어진 무수한 박해로 숨조차 쉴 틈이 없었던 한국 천주교회. 2백년 역사 안에서 그 반에 해당하는 1백여년에 걸친 박해를 딛고 일어나 이 땅의 복음화를 위해 힘써온 한국 천주교회 2백주년은 「우리」의 울타리를 넘어 「우리 모두에게」 그리스도의 사랑을 함께 나누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우리를 지켜보는 수많은 눈의 요청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9백명이란 대규모인원이 교황성하를 모시고 한국천주교회 2백주년을 기해 이시대가 요구하고 교회가 가야만 하는 「그길」을 분명하고 명쾌히 제시해주어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 자명한 사실일수 밖에 없다.

여기서 반드시 짚고넘어가야할 사실이 있다. 교구사목회의가 각 교구민 대다수의 의사를 집약시켜 그 내용을 구성해야했듯이 전국사목회의도 1백70만 신자들의 「깊은 뜻」을 수렴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이 세상에 그리스도의 진리를 전하는 복음화가 교회에게 맡겨진 절대적 사명이라면 교회구성원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신자들의생각과 견해가 사목회의 내용전반에 폭넓게 깊이 스며들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한국천주교회 2백주년의 정신적인 유산으로 후대에 길이 남겨지게 될 사목회의의 결실은 준비단계에서부터 진행과정, 그리고 만 무리에 이르기까지 보다 많은 사람들의 참여가 이루어진 가운데 결집되어야 한다는 사실은 불변의 진리(?)라고까지 말할 수가 있는 것이다.

이처럼 과정이 중요시되는 사목회의는 지난 해 말부터 각 교구사목회의 결실들이 사목회의본부로 종합되기 시작, 2월말로 대부분의 교구가 교구사목회의를 매듭짓게 됐다.

앞으로 이어질 전국 사목회의는 교구 사목회의 내용이 완비되는 대로 그 내용들을 전국적인 차원에서 종합하는 과정인 「의안별 전국회의」를 거쳐 종합의안을 다루게 된다.

84년 한 해 동안 의안별로 연속적으로 전개될 「의안별 전국회의」는 전국 차원으로 구성된 전무위원들이 중심이 되어 12개 의제별로 종합된 각 교구 의안들을 의안별로 나누어 집중적으로 분석, 검토한 뒤 수정작업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또한 5월 사목회의 개막식 전에 이미 성직자분과ㆍ사회분과 등의 몇몇 의안들은 전국회의를 거쳐 전 국안을 마련하게 되며 그작업을 5월 개막식에 이어 10월까지 속개, 늦어도 10월경에는 12개 의안 모두를 하나의 종합안으로 완료하는 전국대회를 개최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전국 사목회의라는 큼직한 행사를 눈앞에 두고 있는 사목회의 진행본부의 움직임을 살펴보면 우선 정기적으로 또는 산발적으로 열리는 각종 준비회의에서 그 열기가 강하게 느껴지고 있다.

연속적으로 전개되어온 준비회의는 그동안 전국 사목회의의 참가대상을 구분, 확정하고 참가인원을 확정지은 것을 비롯, 사목회의 진행에 필요한 세부계획서 작성, 그리고 「전국 사목회의」개막을 기점으로 84년 한 해 동안 이어질 의안별 전국회의 등 전반적인 진행일정을 대부분 설정해놓고 있다.

참가대상 및 인원배정에서는 각 교구별로 성직자ㆍ수도자ㆍ평신도 비율에 따라 대의원을 정하고 아울러 분과별 대의원을 설정하는 한편 평협 산하 각 단체별ㆍ직능별 평신도대표는 별도로, 또 수도회대표ㆍ선교회대표 등 다양하게 구성한 점이 눈에 띄고 있다.

특별히 현재의 의안 담당자들이 계속 전국 사목회의 의안준비의 책임을 맡도록 결정한 것을 비롯, 전문위원들을 재조정, 참여의 폭을 넓힌 것도 의안정리의 강도를 심화시키겠다는 강력한의지로 읽어 볼 수 있다.

81년 기초준비를 시작하고 82년 의안준비를 위한 전체회의를 시작한 이래 가장 오랜 기간을 거쳐 온 사목회의는 이제 그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외제선정을 위한 의견을 수집하고 의제를 토대로 다시 의안(시안)을 준비한 뒤 다시 교구의안을 마련하기까지 햇수로 4년의 세월이 소요됐다.

그동안 동원돼 봉사한 인원을 수치로 계산한다면 무리가 될 수 밖에 없다. 그 시간을 따지자면 역시 무리라고밖에 대답할 말이 없다. 교회의 미래상을 세운다는 놀라운 의지와 의욕으로 지나온 수년간을 결코 숫자로 풀이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제 전국사목회의 개막을, 눈앞에 두고 있는 이 시점에서 사목회의를 주관해온 최고책임자의 한 말씀을 잠시 인용해본다. 『2백주년의 핵, 중심이 사목회의라면 사목회의의 핵심은 선교라고 말하고 싶읍니다. 또한 2백주년을 계기로 단행된 우리의 사목회의는 고통 받는 이웃, 불우한 이웃에 대한 특별한 애정ㆍ관심을 기울일 줄 아는 교회상을 강력히 찾아나가는데도 지향을 두어야 할 것입니다』 『사목회의를 비롯, 2백주년을 기념하기위한 모든 행사가 이 민족의 복음화를 최우선에 놓는 관점에서 이루어질 때 우리교회는 3백년 대를 향해 힘차게 출발할 수 있다』는 책임자의 한마디는 바로 사목회의가 개최되어야할 본질적인 의의를 대변해 주고 있다.

안으로는 성령으로 충만한 교회의 모습을 새롭게 하고 밖으로는 온 겨레에게 그리스도의 빛과 생명을 전하는 역사적 사명의 결집들은 의안집ㆍ해설서ㆍ사회조사서등으로 구분돼 3백년대 교회의 이정표로 세워질 날은 멀지않았다.

이윤자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