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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백주 준비 어디까지 왔나] 6. 사목회의 2

이윤자 차장
입력일 2011-06-30 수정일 2011-06-30 발행일 1984-02-19 제 1393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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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구별로 12개 교구의안 종합 성직수도자ㆍ평신도 함께 참여
총괄기구인 운영위원회 구성 사무국개설ㆍ운영지침 등 마련
기초 조사 위한 사회조사부도 신설
82년 3월 1일 12개의 의제를 놓고 의안을 작성하기 위한 전체회의가 개최됐다. 사목회의 의안 준비위원회 1차 전체회의가 열린 셈이었다. 12개 의제연구 담당위원 전원과 전문위원 등 관계자 8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첫 합동회의는 수석위원인 정의채 신부가 발표한「2백 주년 사목회의 방향과 전망」을 토대로 각 의제별 연구계획을 수립하고 또 의견을 교환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 자리에서 2백주년 기념주교위원회 위원장 윤공희 대주교는 인사말을 통해 2백 주년은 우리교회가 쇄신의 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는 대전제하에 온 겨레에게는 희망을 줄 수 있는 새로운 시점이 되어야 하며 전 인류에게는 하나의 모범을 제시해주는 기회가 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 대주교의 지적대로 교회는 쇄신을、겨레에게는 희망을、인류에게는 모범이 될 수 있는 2백 주년이 되기 위해「사목회의」는 가장 핵심적이고 설득력 있는 행사로 인정받을 만 했고 또 그 인정을 실현시킬 만큼 충분한 가능성을 안고 있었다.

이 같은「인정」과「당위성」속에서도 12개 의제의 의안을 만들어내는「산고」로 사목회의는 82년 한해 동안 지독한 몸살을 앓아야 했다. 한국천주교회의 새로운 좌표를 설정해야 한다는 막중한 사명을 상기해볼 때 의안준비를 책임 맡고 또 함께 참여한 수많은 전문위원들의「산고」는 어쩌면 너무도 당연한 귀결인지도 몰랐다.

82년7 월 제2차 전체회의를 개최하면서 의제연구 및 의안준비작업을 점검한 사목회의는 의안연구에 이어 교구사목회의ㆍ전국사목회의로 이어지는 진행과정을 총괄한 주체기구의 필요성이 등장됐다. 곧사목회의 운영위원회라는 명칭으로 총괄기구를 구성한 사목회의는 수 차례의 운영위원회를 통해 사목회의 준비에 따른 예산수립、교구 및 전국사목회의 운영지침마련、전국 사무국개설 등 주요당면과제를 풀어나가는 동시에 의안마련이라는 최대이슈에 총력을 집약하는 바쁜 시간을 보냈다.

여기서 사목회의 운영기구를 잠깐 살펴보면 우선 2백 주년 기념 사목회의위원회 직속기구로「운영위원회」를、집행기구로는「전국사목회의 위원회」가 구성돼 있음을 볼 수 있다.

또한 실무기구인 운영위원회 직속기구로서는「의안준비위원회」와 의안준비위원회 상임책임자들로 구성된「상임위원회」가 있고 아울러 서무ㆍ경리ㆍ홍보 등의 실질적인 실무를 관장하는 사무국이 별도로 설치돼있어 중요한 몫을 담당해내야 하는 사목회의의 위치를 다시 한번 일깨워 주고 있다.

84년 전국 사목회의를 겨냥한 이 같은 준비과정을 거치면서 1백여 명이 넘는 의안준비 위는 성직자ㆍ수도자ㆍ평신도의안을 비롯12개의 의제 별로 각각 의안(시안)을 작성해냈다.

83년 3월 우이동 명상의 집에서 제1차 의안(사안) 전국대표자연수회가 열렸다. 사목회의 의안담당자 및 전문위원을 비롯 각 교구대표 그리고 위안준비 실무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직자ㆍ수도자ㆍ평신도ㆍ전례ㆍ신심운동ㆍ교리교육ㆍ사회참여 등7개 의안이 발표된 이날 전국대표자 연수회는 사실상 교구사목회의의 서막을 여는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고 있었다.

준비된 의안시안을 토대로 내용첨삭의 시간으로 진행된 전국 대표자 연수회는 제시된 의안을 각 교구차원에서 어떻게 전개해나갈 것인가 하는 문제를 심각히 그리고 진지하게 논의하는 시간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이에 앞서 운영위원회는 각 교구장을 위원장으로 사무처장 또는 사목국장을 부위원장으로 실무총책임을 맡도록 하며 별도의 사무국을 설치、운영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교구사목회의 기구구성에 대한 몇 가지 시안을 제시했다. 물론 그 시안들은 교구사목회의 진행을 돕기 위한 방안의 제시일 뿐 교구 나름대로 사목회의를 진행시켜야 한다는 것이 가장 우선하는 지침이라는 사실은 재론의 여지가 있을 수 없었다.

이 같은 기본방침과 시안을 중심으로 각 교구는 교구사목회의준비、또는 시작을 위한 연수회에 이어 교구사목회의를 개막、12개 의안시안은 교구 특성에 맞춘 갖가지 방법으로 교구차원의 의안으로 수렴되기 시작했다.

83년 한 해를 장식하면서 이어진 각 교구 사목회의는 12개 의안을 중심으로 12개 분과를 설치、각 분과마다 성직자ㆍ수도자ㆍ평신도가 함께 참여、교구 의안을 종합하는 방법을 비롯、구성원ㆍ영 성생활ㆍ사목활동ㆍ교회운영ㆍ선교ㆍ사회 등 6가지 세칙중심으로 진행하는 등 교구마다 교구사정과 형편을 고려하는 다각적인 방법이 채택돼 눈길을 끌었다.

특히 방대한 규모의 서울대교구는 현재 구분되어있는 11개 지구별로 각 지구마다 2개 또는3개씩의 의안을 채택、의안을 종합함으로써 큰 교구의 핸디캡과 이점을 동시에 극복하고 살려나가는 운영의 묘를 보여주기도 했다.

그러나 교구사목회의에서 무엇보다도 중요시된 초점은 의안심의 과정에 반드시 성직자ㆍ수도자ㆍ평신도가 참여하여 그 과정자체에서부터 교구 내 모든 성직수도자 평신도들의 교육과 의식계발의 계기가 되어야 한다는 점이었다. 다시 말해 의안들이 교구 심의과정에서 보다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내용들이 보완돼 사목회의를 개최하는 본래의 목적이 교구차원에서 이미 성숙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사실 각계전문인들이 대거 참여했다 하더라도 의안시안은 말 뜻 그대로「시안」에 불과하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보다 많은 저변의 교구민이 참여할 수 있는 교구사목회의는 이 사회가 요구하고 또 한국교회가 보여야 할「빛」으로서의 교회모습을 가장 적절하게 구현해낼 수 있다는 사실은 결코 간과할 수 없는 현실이 기도했다. 때문에 교구사목회의는 그만큼 중요하게 여겨졌고 그만 큼 큰 기대 속에 진행될 수 밖에 없었다.

이 같은 과정 속에서 사회조사부가 등장한 것은 너무도 타당하게 여겨졌다.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사목회의가 성령으로 충만 된 새로운 교회상을 구현하고 민족복음화의 새로운 출발이 되기 위해서는 한국사회 속의 교회의 현주소를 정확히 파악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조금 늦게 설치된 감은 있었으나「사회조사부」(담당위원ㆍ최용록 신부)는 성직자ㆍ수도자ㆍ평신도ㆍ전례ㆍ교회운영ㆍ선교 등의 의안분야에서 의안작성을 위한 기초조사를 실시하면서 보다 현실적인 자료를 제시、한국교회사상 첫 시도인 사목회의를 효율적으로 이끌어주는 견인차의 몫을 담당해 내기에 이르렀다. 정확한 현실파악이 적절한 대안을 마련해줄 수 있다는 定說을 사회조사부는 그대로 입증해주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평이었다.

이윤자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