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이 땅에 빛을! - 2백주년 주교단 사목교서 전문 4. 평신자 (상)

입력일 2011-05-31 수정일 2011-05-31 발행일 1984-01-15 제 1388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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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의 아름다운 전통따라
순교정신 투철한 복음사도돼야
8, 이제 평신자 여러분에게 말합니다. 여러분은 혹시 평신자에 대한 말을 성직자와 수도자다음에 하는것을 평신자를 아직도 성직자나 수도자 뒤에 놓는 신분의식에서가 아닌가고 의심하실지 모르겠읍니다. 우리의 뜻은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성직자나 수도자는 교회내에서 그 책임상 쇄신을 해도 가장 먼저해야 할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성직자나 수도자는 교회내에서 봉사자로서의 정신과 그들의 믿음과 사랑에 따라서 교회의 쇄신과 교회의 생명과 활동이 크게 좌우되기 때문입니다.

신자 여러분이야말로 한국교회의 주체요 모체입니다. 이는 단지 숫적으로 많아서만이 아니라, 여러분의 가정에서 성소가 나오고 여러분을 위해서 성직자와 수도자가 있기때문입니다.

여러분은 참으로 한국교회의 믿음의 토양이요 교회의 뿌리입니다. 교회의 모든 삶과 활동및 발전의 원동력입니다.

특히 한국교회는 잘아시는 바대로 선교사 없이 평신도의 힘으로 시작된 교회이고 박해 시대에는 거의 평신도의 힘으로 지켜지고 발전되어온 교회입니다. 이 아름답고 믿음직하고 거룩한 전통은 오늘도 우리 교회안에 살아 있읍니다.

교회를 내적으로 이끌어가는 힘은 물론 성령이십니다. 그러나 우리들 사목자들은 그성령은 오늘날 평신도를 통해서 더욱 힘차게 역사하신다고 보지 않을수 없읍니다. 때문에 여러분은 성령에 힘입어 오늘의 교회를 이끌어가는 견인차입니다.

우리 주교들과 사제들은 우리 교회의 모든 평신도 여러분에게 여러분의 기도와 희생봉사에 깊이 감사합니다. 또한 여러분으로부터 우리는 많은 격려를 받고 있고, 힘을 얻고 있읍니다. 우리 교회의 오늘의 발전은 여러분의 이 같은 희생과 봉사로써 이룩된 것입니다. 참으로 여러분은 한국교회의 자랑입니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우리와 함께 여러분도 더욱 깊이 순교선열들의 그 믿음을 본받자고 호소합니다. 그것은 여러분이 단지 교회를 위해서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와 세상을 위해서 빛이 되고 누룩이 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교회는 세상을 위해 영혼과 같은 것이며, 세상을 구원의 빛으로 밝히고, 죄로 말미암는 세상의 부패를 막고 그리스도의 생명으로 변모시킴으로써 구원해가야 하는 중대한 책임을 지고있읍니다. 교회는 실로 이를 위해 존재합니다.

그런데 교회의 이 사명, 세상의 빛이 되고 땅의 소금이 되고 누룩이 되는 사명은 평신도 여러분을 통해서만 실천 가능합니다.(교회헌장 33항 참조) 그때문에 우리는 우리 평신자들이 한국교회의 아름다운 전통에 따라서 선열들과 같이 순교정신에 투철한 믿음의 사람들이 되고, 복음의 사도들이 되어주기를 기원합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