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행동하는 인격 요한 바오로 2세

박석희 신부ㆍ선목神大교수
입력일 2011-05-27 수정일 2011-05-27 발행일 1983-12-04 제 1383호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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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이와 함께」일하고 행동하는 삶 강조
사랑의 능력 확신하고 실천하는 분 
「사랑의 문화」건설에 모든이 참여 원해
죄의식 없이 지성ㆍ의지 소외된 현대인
「참여냐? 소외냐?」이것은 요한 바오로 2세께서 교황이 되시기 전 1975년 3월 스위스의「프리부르그」에서 국제 후써얼 및 현상학회가 주최한 제4차 국제 현상학회 후속 회의에서 행한 강연제목이다. 이보다 앞서 1월에 있었던 현상학회 총회에서는 같은 제목의 강연 내용이 본인이 불참한 가운데 읽혀졌었다. 「참여냐? 소외냐?」하는 그 강연제목이 벌써 현 교황성하가 어떤 분인가를 잘 나타내는 것이다.

인간은 공동체안에 있는 한 인간으로서 행동하는데서 자기의 신비로운 본성을 더욱 성숙하게 표현하며 그 인격의 품위가 드러난다. 공동체의 공동선을 위해「행동하는 인격」(이것은 국제 현상학회에서 출간한 교황의 저서이름이다)으로 참여하는데서 그 품위가 결정된다. 참여하는 삶이란 단순하게「협력하는 것」만이아니라고「다른 사람과 함께 일하는 것」을 말한다.

교황은 현대의 소외된 모든 인간들을 위해 다른 모든 사람들과 함께 일하시고자 하신다.

하느님에 대한 감각을 상실한 현대인은 죄의식도 없으며 이것이 인간 역사안에 죄가 늘어나게 된 원인이고 이에 따라 죄의 권세에 굴복한 개인들은 지성과 의지에 있어서 깊이 소외된 상태에 있게됐다. 결국 현대 인간은 자기 지성과 의지를 모두 양도해버리고 만 상태에서 일어나는 각종 불행에 억눌려 있다.

그러면서도 인간은 사랑이신 하느님에 의해 창조되었고 그리스도에 의해 구원된 인간으로서 한 개인은 인류 전체보다도 고상하다.

그래서 교황은 소외된「모든 사람의 시선을」하느님 말씀을 향해 똑바로 세우시고자 하신다. 가톨릭 교회의 일치의 표지요 근본인 교황은 세계를 두렵게하는 핵무기도 군대도 없다. 다만『나자렛 예수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일어나 걸어 가시오』(사도 3ㆍ6~7)라고 인류에게 호소하신다.

자기 힘과 재능, 소외된 지성과 의지가 만들어낸 가공할 핵무기 전술로가 아니라 사랑으로 세계 평화, 정의와 사랑의 세계문명을 이룩하시고자「모든 사람들과 함께」일하시고자 하신다.

교황은 사랑의 능력을 그 누구보다도 확신하고 실천하시는 분이다. 폭력과 억압, 사기가 득실거리는 늑대 같은 세상에 자비와 사랑을 말하는 것은 환상적 유토피아를 꿈꾸는 것이 아니냐고 할지 모른다. 물론 역사적으로 절망적이라고 해서 희망을 버려야 할 증거는 못된다. 비인간적인 미움의 모험이 사랑의 증거를 후퇴시킬 수 없다고 본다.

세상을 구원하신 그리스도의 사랑의 능력과 인간의 사랑이 하느님 사랑과의 만남에서 드러나는 놀라운 힘을 교황은 신뢰한다. 아프리카로, 멕시코로, 브라질, 영국, 아르헨티나 등 세계 각지에서 가난하고 고통받는 사람들과의 생생한 접촉으로 얻은 것은 사랑의 가치를 더욱 실감하신 것이다. 아름답고 희망을 주는 말들로 위장된 어떤 정책도, 정의를 부르짖는 자들의 어떤 이념도 사람이 사람에게 해야하는 사랑의 가치만큼 힘있는 것이 없다고 믿는다. 자비는 용서하지 못하는 마음의 해독제요, 미움과 복수심의 해독제요, 설욕하고자 하는 마음의 해독제일 뿐 아니라 억압과 폭력, 잔학성과 국가권력의 해독제임을 누구보다도 강조하신다.

만일 전쟁이 자유로운 인간의 미움의 결과라고 한다면 평화를 위해 일할 수 있는것도 자유로운 인간이라고 본다. 인간은 평화를 이룩할 수 있음을 확신한다. 물론 인간평화를 위협하는 장애가 없지않다해도 그것들이 인간자유의 산물 인한 그것들도 역시 인간자유가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인간은 창조적인 자기노동의 주인이며 창조적 행위가 곧 창조적 존재인 인간에 고유한 가치이다. 이러한 창조적 노동이 인간공동체의 공동선을 지향하도록 하기위해 교회는「모든 이들과 함께」행동하고 일하고자한다.

또한「인간은 볼 수 있는 세계 안에서 문화의 유일한 존재적 주체이다. 인간이 또한 문화의 대상이고 문화의 중점이다」고 한다. 교황은「사랑의 문화」를 확신한다. 그래서 모든 사람이 사랑의 문화를 이룩하는 것에 함께 행동하고 일하고자 한다.

한마디로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행동하는 인격」이요, 사랑의 문화, 세계 평화를 위해「다른 사람들과 함께 행동하는 인격」이다.

어느 누구도 이 일에 소외되기를 바라지않으며 모든 사람을 이 위대한 일에「참여」시킴으로써 스스로의 품위를 되살려 주시고자 하시는 분이다.

박석희 신부ㆍ선목神大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