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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교리] 152. 세상

박도식 신부ㆍ철학박사ㆍ대구신암주임
입력일 2011-05-27 수정일 2011-05-27 발행일 1983-11-20 제 1381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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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몸담고 있는 이 세상이 무엇인가를 올바로 아는 것은 세상을 올바로 사는길이다.

우리는 이 세상에 자상천국이 이루어질것처럼, 그리고 이 세상에서 영원히 살 것처럼 지나치게 애착한다.

성인들의 말씀에 의하면 세상은 한류세상(눈물의 골짜기니) 세상은 귀양살이, 세상은 삼구(三仇)와 싸우는곳, 세상은 나그네길이다.

그러니 세상은 잠시 지나가는 여행과정이다. 인생은 여정이다. 여행하는 나그네는 여행중에 당하는 불편을 잘 참아야한다. 여행이 끝나고 자기집으로 돌아와야 편안히 쉴 수 있다.

이 세상이 여정이기에 많은 시련과 어려움이 우리의 길을 막고있다. 세상에서 우리는 울어야하고 고통을 당해야하고 수모를 당해야하고 드디어 죽음의 문을 거쳐야한다.

그러나 이 세상 인생 나그네살이가 끝나면 우리의 영원한 고향 아버지의 나라, 영생의 나라가 있기에 우리는 이 세상 눈물을 기쁘게 받아들일 수 있다. 그래서 우리 크리스천들은 이 세상을 결코 비관하지 않는다. 우리는 세상에 대해서 낙관주의자들이다.

희망이 있는 세상이다. 세상이 잠시 쉬어가는 여정이라고 한다면 우리가 그렇게 좋아하는 재산도 권력도 명예도 허영도 세상과 함께 사라진다는 사실을 알아야한다.

기차를 타고 여행하는 사람이 종착역에 가서는 자기의 자리를 떠나야하듯이 우리도 이세상 살이가 끝나면 이 세상의 모든 것을 버리고 아버지의 집으로 가야한다. 그러므로 신앙인인 우리는 이 세상살이에 필요한 것만 있으면 만족해야한다. 세상에 두고 떠날 재물에 지나치게 관심을 두었다가 우리의 영원한 고향 아버지께 바칠 선물을 준비하지 못한다면 이 세상은 헛 살은 것이다.

영원한 고향을 향해서 여행길에 있는 우리는 우리 목표를 올바로 보고 우리가 몸담고 있는 세상을 똑바로 보아야한다. 이 세상은 천국이 아니다. 영원하지도 않다. 마냥 행복이 도사리고 있는 곳도 아니다. 우리는 영원한 예루살렘으로 순례하는 순례객들이다. 그러기에 아우구스띠노 성인께서는『주님! 내 영혼이 당신 품안에로 갈 때까지는 항상 불안하나이다』라고 읊조렸을 것이다.

박도식 신부ㆍ철학박사ㆍ대구신암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