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상식교리] 148. 시성식은 어떻게 이루어 지는가?

박도식 신부ㆍ哲博ㆍ대구신암주임
입력일 2011-05-27 수정일 2011-05-27 발행일 1983-10-16 제 1376호 4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우리의 103위 복자께서 정식으로 성인반열에 들게 되었다. 그동안 가장 어려운 조건인 기적관면이 되면서 지난 9월 27일 교황청 추기경 비밀회의를 거처 교황님의 정식 서명이 이루어짐으로써 「성인」이 된다는 조건은 굳어졌다. 아직까지의 상황은 예컨대 약혼식은 이루어졌지마는 결혼식은 올리지 않았기 때문에 정식부부가 아니듯이 아직은 「성인」이라 지칭될 수 없다.

성인이 되는 「시성식」은 어떻게 이루어지는 지를 우리는 알아야 한다. 우선 그 일자와 장소가 정해진다. 교회전통에 의하면 「로마」베드로 대성전이 일반적으로 시성식의 장소가 된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서울이 될지 「로마」가 될지는 아직은 아무도 모른다.

장소가 정해지면 관례에 따라 성인들의 초상화를, 대형으로 그려 성당 제대 위에 걸어 놓고 그것을 가려두었다가 교황님 주례로 시성식 장엄미사를 집전하게 된다. 미사도중 교황님이 새 성인의 간단한 약력과 그 보고를 낭독하시고 끝에 베드로의 후계자 교황은 이들을 전 세계 가톨릭교회의 성인으로 선포한다. 선언문이 끝나면서 모인 군중들의 우레 같은 박수를 받으며 드디어 제대뒤쪽에 가렸던 초상화가 벗어지면서 성인의 모습이 드러난다.

이날부터 전 세계 교회는 교회축일표에 정식으로 기입하게 되고 이들은 모든 교회가 공경하는 성인이 된다. 전례에 의하면 성인 축일은 세상을 떠나신 날이 된다. 왜냐하면 그날이 천상에서 새로 태어나는 날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 성인들의 경우 그 돌아가신 날짜가 다 다르므로 아마 시성식 그날이 성인들의 축일이 될 가능성이 짙다.

그러면 이제 서양 사람들도 세례를 받게 될 때 우리나라 이름 「김대건」을 수호성인으로 모실 수 있다. 이런 경우 「김」으로도 할 수 있고 「대건」이라고도 할 수 있고 「안드레아」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런데 「안드레아」라고 하는 경우 사도 「안드레아」와 구분하기 위해서 「솔뫼의 안드레아」라고도 부를 수 있다. 마치「아씨시의 프란치스꼬」하듯이.

박도식 신부ㆍ哲博ㆍ대구신암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