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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목회의 의안(초안)을 간추려본다 - 선교와 쇄신의 의지담아] 8. 선교의안

입력일 2011-05-27 수정일 2011-05-27 발행일 1983-08-14 제 1367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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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의 사명은 구원소식 선포
가족ㆍ친지가제1의복음대상
경직된 위계질서체계로 하느님백성 전체의 동참 없어
상설전문기구의 설치 시급
청소년대상 선교활동도 요청돼
평신도 지도자 양성 바람직
모든 인간은 하느님의 구원을 향해 초대받았다. 교회는 이 사실을 모든 인류에게 선포하고 그 구원이 지금 이 자리에서 부터 서서히 이루어지도록 노력하고 돕는 것을 근본사명으로 한다. 이 사명이 선교이다.

복음화의 핵심적 내용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 하느님의 자비로우신 구원이므로 교회는 그리스도를 해당지역의 모든 문화적 역사적 요소 안에 뿌리박으며 복음화 작업을 추진하여야 하겠다.

이 같은 교회 전승이 제시하는 선교이념을 바탕으로 어제의 한국교회의 선교ㆍ오늘의 한국사회현황과 이에 따른 선교대책 등을 알아본다.

어제의 한국교회의 선교

천주 신앙이 수용될 당시 조선사회에 배경을 살펴보면 정치적으로는 국가의 정치 질서에 혼란이 드러났고 경제적으로는 상업 활동이 활발해져 상인들의 사회진출이 매우 활발해진 상황이었다. 그리고 사회적으로는 신분 계층 구조에 변화가 생기고 빈부의 차가 점차 심화되어 갔으며 문화적으로는 지식층 인사들이 전통적 학문과 유교적 가치 체계에서 새로운 가치 체계로 눈을 돌리고 있었다.

신앙 수용기의 선교 상황을 보면 중국에서 조선인과 천주교의 첫 만남이 이루어졌으며 한역 서학서의 학문적 접촉이 천주 신앙으로 연결되었다.

또한 초기 천주교 신자들은 현세와 내세를 총괄하는 새로운 가치체계로서 천주신앙을 수용했으며 한국교회의 창설은 하느님의 특별한 은총의 배려로써 초기 신자들은 함께 믿음을 추구하며 적극적인 선교 활동에 나섰던 것이다.

박해 수난기의 선교 상황을 보면 박해시대 전기에는 그리스도 공동체의 사회의식을 토대로 당시의 사회 인습을 초월한 선교활동을 전개했으며 점조직적 선교 조직으로 평신도 사도직에 의한 선교활동이 이루어졌는데 박해로 인해 선교가 전국화 되었던 것이다.

박해시대 후기에는 선교사들의 입국으로 보다 체계적인 신앙 활동이 전개됐고 선교사들은 한국인 사제 양성에 힘을 썼다. 그런데 장기간의 박해로 인해 교회성장은 지연되었고 신앙생활을 내세주의적 관점에서만 보려고 하는 경향이 짙어졌다.

오늘의 한국

오늘의 한국은 심리학적ㆍ사회학적으로「변화」를 살고 있다. 경제적ㆍ문화적으로 일어나는 급속도의 「변화」는 국민의 정신풍토 안에도 큰 변화를 일으켜 가치관이 흔들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현재까지의 한국가톨릭교회는 선교에 관한한 소극적인 자세를 벗어나지 못했으며 체계적으로 수립된 선교정책은 찾아보기 힘든 상태이다.

한국교회는「말씀의 선포」를 별로 소중히 여기지 않았으며 찾아온 사람들만 가르치는 소극적 자세를 펴왔고 교회 신앙생활의 대부분을 「성사생활」에만 국한시켜 왔었다. 그리고 오랜 세월을 두고 경직된 위계적 질서체제로 인해 하느님 백성 전체의 동적인 생동력 있는 참여가 장려되지 못했었다.

선교대책

신자 개개인은 하느님 말씀의 독서와 연구 그리고 기도로써 자신의 믿음의 정체를 명확히 파악해야 할 것이며 복음을 통해 스스로의 삶 안에 기쁨과 보람을 찾고 이를 다른 이들과 적극적으로 나누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또 자신의 생활 주변에 하느님의 구원과 행방을 실제로 구현해 나가는 능동적 신앙생활을 해 나가야하는 개개인신자는 개인주의적 신앙자세를 탈피하고, 공동체적 신앙을 살도록 해야 하며 가족과 친지들을 제일의 복음 대상으로 삼고 공동체 안으로 초대, 안내하려는 열의를 가져야하겠다.

각 본당은 기쁨과 평화를 호흡할 수 있는 공동체로 쇄신되어야 하고 본당의 맘모스화 현상 속에서 작은 규모의 기초공동체 형성을 촉진시키고 이를 통해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서로를 알고 친교를 이루며 모든 것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가족이 되도록 육성ㆍ발전 시켜야 하는데 이런 기초 공동체 육성을 위해 많은 평신도 지도자를 양성해야 하겠다.

또한 주일의무개념에 대한 새로운 신학적 해석이 필요하며 청소년층에 대한 각별한 선교활동도 요청되고 있다.

전국 또는 교구차원에서 선교문제를 전문적으로 연구 분석하고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선교대책을 수립할 수 있는 상설 전문기구의 설치가 시급한 상황이고 현 한국 사회가 요구하는 교회의 활동 분야를 새로이 탐색, 인식할 필요도 절실하다.

오늘의 한국교회를 주도하는 교회의 성직자와 수도자들은 한국 사회와 교회의 현주소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앞으로의 진로를 설정할 수 있기 위해 충분한 연구와 교육의 기회를 가져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