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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목회의 7개 의안(초안)을 간추려본다 - 선교와 쇄신의 의지담아] 6. 전례의안

입력일 2011-05-27 수정일 2011-05-27 발행일 1983-07-24 제 1365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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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와 쇄신의 의지 담아 
모방ㆍ이식단계 벗어나야 할때
한국습속의 승화 발전 바람직
합당한 경신행동 가톨릭화해야
보다 쉽고 대중적인 용어 사용을
예식ㆍ기도에 대한 깊은 이해와 교육 필요
전례는 신적 제정이므로 변경할 수 없는 부분과 시대의 변천을 따라 변경될 수 있는 부분으로 구성돼 있어 그리스도 신자들이 거룩한 전례에서 풍성한 은총을 확실히 받기 위하여 교회는 전례의 신중한 쇄신을 추진코자 했다.

교회는 신앙이나 공의에 관계없는 부분에는 엄격한 통일성을 강요하고자 하지 않고 오히려 여러 종족과 민족의 훌륭한 정신적 유산을 보호ㆍ육성하고자 한다.

그러나 정당한 근거와 이유 없이 민족 및 종족주의나 편의 주의적 입장에서 추진되는 전례의 토착화는 가톨릭교회의 보편성을 약화시키므로 각 지역교회에서는 전례 각 분야에 있어 그의 신학적ㆍ역사적ㆍ사목적인연구를 시켜 전례의 능동적 거행을 위해 전례의 쇄신작업을 계속시키는 것이 바람직할 뿐 아니라 어느 면에서는 의무적 과제인 것이다.

전례의 모든 개선이나 개혁은 결코 역사의 단절이나 교체가 아닌 유구한 전통위에서의 쇄신적 발전이 되도록 하며 교황청 지시사항에 없는 것이라고 이미 한국인들의 습속과 문화 속에 더욱 합당한 경신행동이나 용어ㆍ음악ㆍ재료ㆍ의상이 있다면 이를 가톨릭 화하여 더욱 거룩히 사용하고, 한 민족문화가 세계교회에도 이바지하도록 한다는 일반원칙 아래 다음과 같은 전례쇄신을 제시한다.

각 성사예식에 대해서는 첫째 미사성체의 예를 들어본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상제사를 재현하며 주님의 명령대로 그의 몸과 피를 신비롭게 봉헌한 최후만찬을 새롭게 하며 우리자신을 그리스도와 함께 하느님께 봉헌하는 신약의 유일한 제사인 미사성제는 예식에 있어 여러 지역의 전통과 풍습의 영향을 받아 여러 가지 형태와 예식으로 표현돼왔다.

미사성체는 하느님께 제사를 봉헌하는 하느님백성의 공동체적 행위이니만큼 언제나 공적이며 사회적 성격을 띠고있다.그러므로 그리스도신자들이 거룩한 미사행위에 의식적이며 경건하고 능동적으로 참여하도록 예식과 기도를 깊이 이해시키고 직무수행자들을 교육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신자들이 기도를 주일과 대축일은 물론 평일미사에도 최대로 활용, 그날 미사 중에 기억할 생사 자들을 위해 신앙의 공동체가 함께 기도해주어야 하며 성대한 미사나 장례미사 중에는 한국식 향을 피우게 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한편 어린이미사는 어린이들에게 어린이답게 미사를 체험케하고 장차 어른들 미사에 능동적으로 더욱 잘 참여케 하는데 목적이 있으므로 부모와 교리교사가 함께 참석해 적당한 주간이나 한 달에 한번쯤 평일에 실시하는 것이 좋겠다. 어린이미사에는 경신예절의 의미를 지닌 동작이 너무 결여돼있으며 어린이를 위한 성사가 많이 삽입되도록 해야 한다.

혼인미사 시에는 주례자의 독주식 성사거행이 아니라 부모와 신랑ㆍ신부의 발언이나 동작이 더 많이 능동적으로 표현돼야 하며 혼인기념일에 혼인성사의 갱신을 위한 특수미사가 마련돼야 한다.

미사전반에서 언어는 표준어로서 한국의 전통사상을 살려 각 미사에 합당한 용어를 사용하도록 한다. 부득이한 경우 우리 교회사상 초대교회의 우리 선열들이 사용한 교회용어는 역사의 전승을 위해 가능한 한 그대로 사용하되 보다 쉽고 대중적인 말을 골라서 쓰도록 한다.

또한 한국인들의 오랜 전통이나 관습으로 전해져오는 경신동작은 신중하게 참작돼야 하며 전례장식은 가급적 한국습속을 승화ㆍ발전시키는 방향을 취한다.

세례성사는 입교의전체절차가 파스카의 성격을 지녀야하며 그집전시기도 부왈 전야가 가장 적합할 것이나 사목상 다른 때 거행해도 금지된 것은 아니다.

예비자들은 예비 기간 중 예비자의식ㆍ선발의식ㆍ입교성사집전의 세 가지 근본예식을 통해 입교를 준비하며 각예식의 단계는 前예비ㆍ예비ㆍ정화와 조명ㆍ신비교육의 4시기로 구분지어 공동체 체험과 빠스카신비와 이해ㆍ실생활에의 적용을 통해 신앙을 키워가도록한다.

어린이 입교예식은 어린이의 부모가 모두 참석해 어린이의 신앙교육에 능동적 역할수행을 약속하며 대부ㆍ대모가 세례 전에 선정돼 충분한 내적 준비와 성사후 돌봄에 책임을 갖도록 한다.

견진성사는 성인입교자가 많은 곳에서는 주교들의 업무과중을 생각하여 세례를 집전하는 사제나 세례자의 본당신부나 구역장 등 법에서 허용하는 자들에게 성사를 집전토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목적으로 볼 때 견진성사를 받음으로써 그리스도의 참된 증인으로 공동체 안에서 사도적 일익을 담당하게 되므로 유아세례를 받은 만7세 이상의 어린이에게도 성사를 줄 수 있으나 만15세(고교입학시기)나 만18세의 성인예식을 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성부께서 당신 이름으로 만백성에게 회개와 사죄의 기쁜 소식을 전할 직무를 맡기시고 구세주 그리스도께서 당신 제자와 후계자들에게 사죄권을 주셔서 고해성사를 이룩하였다.

현재 한국 천주교회에서 사용되는 고백성사는 오늘날까지 교회공식용어로 사용된 적이 없으며 참된 회개와 화해보다는 죄를 고백만 하면 고해성사의 효과를 받는 것처럼 생각되므로 고해성사로 환원돼야 한다.

참회예식을 통해서 고해성사를 준비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므로 교회력을 따라 고유시기가 시작될 때 참회예식을 거행하며 이때에는 지역별 구역사제들의 합동사목이 절실히 요구되며 장려된다.

또한 고해자가 너무 많을 경우 일괄고백과 일괄사죄를 적용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하며 미사 중에 고해성사를 집전하는 것을 피해야한다.

병자성사는 미신 자가 많은 한국에서는 병자가족들이 성사집전시 함께 참여하도록 권고, 전교의 좋은 기회로 유도해야 할 것이다.

신품성사는 하느님 백성가운데선택된 자들이므로 서품식에 신자들의 능동적 행위와 그를 표현할 수 있는 예식, 예컨대 교회 공동체대표들이 서품 자들을 제단에 안내ㆍ인도하는 것을 삽입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혼인성사는 혼전교육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므로 가나강좌등을 통해 철저히 교육하며 예식을 통해 당사자 간의 자유로운 사랑의 계약뿐만 아니라 공동체성과 부모에 대한 효도도 강조돼야 한다.

준성사에 있어서 공소예절에 참여하는 신자들로 하여금 하느님의 풍성한 은총을 받도록 농촌사목에 경험이 풍부한 전문사제단을구성,공소회장육성에 전력해야 하겠으며 새 공소 예절서를 신속하고 신중하게 중보ㆍ개정ㆍ발행해야 한다.

성음악은 거룩함과 우아함및 보편성의 특성을 고루 갖추어야 하며 그레고리안과 다성곡을 존중하고 신자대중이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종교적 대중성가도 적극 장려돼야 한다.

성가가사는 한국어로 함이 바람직하며 미사통상부분중 신자들에게 속한 부분은 라틴어로도 노래할 수 있게 한다.

종교적 예술은 종교적 심성을 표현한 모든 것으로 성미 술은 그 정점을 이룬다 하겠다. 그러므로 성당건축에 있어서도 무차별한 모방과 이식단계에 머문 우리 성당을 한국적 건축양식과 예술이 우리의 전통문화와 정신에 입각, 성당이 이질감을 주지 않도록 건축해야 할 것이다.

또한 성당이나 사제관은 신자수ㆍ사제수ㆍ지역조건에 어울리도록 하되 교구건축위원회가 일률적양식과 규정을 주어 각사제의 취향과 임의대로 개축하지 않도록 한다.

기도는 신앙인의 가장 내면적인 생활표현이며 하느님과의 상봉이며 대화이다.각 지역과 교구의 기도서는 교회의 전례서와는 달리 신자들의 신심ㆍ일상생활을 강화시키는데 목적이 있으므로 기도문과 그 기도에 부응하는 행위는 그 의미를 더욱 명백히 표현하는 문체와 언어를 사용하고 신자들이 쉽게 이해하고 능동적으로 참여토록 해야 한다.

연도의 경우 위령기도대신 위령성무일도나 밤샘기도, 즉 장례예식서에 수록된 말씀의 전례 바치기를 권장하며 일종을 초종예식으로 간주하는 우리 장례관습이나 사제가 부족한 현실 정을 고려,누구든지쉽게 사용할 수 있는 성교예규의 구조를 따르도록 한다. 이때 내용과 구조를 전면 수정ㆍ보완해 예식자체를 단순히 꾸미고 각 예식에 맞는 성가ㆍ도서ㆍ시편ㆍ기도를 삽입해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