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사목회의 7개 의안(초안)을 간추려본다 - 선교와 쇄신의 의지담아] 5. 교리 교육 의안

입력일 2011-05-27 수정일 2011-05-27 발행일 1983-06-19 제 1360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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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문화ㆍ역사에 대한 폭넓은 이해로 잠재 요소 활용토록
그리스도 중심의 교육돼야
쇄신결의ㆍ노력 아직도 부족
교재빈곤ㆍ교리교사 자질부족
교리교육 위한 지침서 나와야
역사발전의 뒤안길에는 으레 전환기가 있기 마련이다.이땅에 복음의 씨앗이 떨어진지 2백년이 되는 한국천주교회는 안으로 지나온 발자취를 더듬어 반성하고 밖으로는 모든 이들과의 대화의 길을 모색하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비약적인 발전을 이룩하기위한 전환기를 맞으면서 이제 우리는 세계교회가 제시한 교리교육적 원리들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을 수만은 없게 되었다.왜냐하면 2백년이라는 연륜과 오늘의 우리 사회가 이땅에서 시행되는 교리교육의 쇄신을 요청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앙을 다지고 복음을 선포하는 일이 교리교육적 직무에 속한다면 이직무를 성실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지난날에 대한 반성과 미래를 향한 자세가 정립되어야 할 것이다. 바로 이와같은 일을 하는데 방향 제시 내지 안내 역할을 할수 있도록「교리 교육의 일반지침서」「현대의 교리교육」「주교 시노드 문헌」등을 근간으로 본 의안을 마련한 것이다.

교리교육(Catechesis)이란 개인이나 공동체로 하여금 크리스찬 신앙을 얻어서 신앙을 깊게 다지도록 돕고, 입교예식ㆍ교육 및 양심형성을 통해서 크리스찬이 되게 하려는 노력들을 일컫는 말이다. 그러므로 교리교육은 그리스도 중심이어야 한다.

사회의 전반적인 추세가 평생교육의 방향으로 흐르고 있음에 따라 교회 역시 신자들에게 지속적인 신앙교육을 베풀려는 방안들을 활발히 연구ㆍ검토하고 있다.

현실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는 하나의 의문이 남는다.오늘의 한국 가톨릭교회는 과연 신앙의 선조들이 보여준 진리탐구의 열성을 계승ㆍ발전시켜 성숙된 신앙인의 자세를 갖추는 한편 아직도 신앙의 가장자리에서 머뭇거리는 이들을 그리스도께로 인도하는 일에 열과 성의를 다 바치고 있는가? 교리교육적 직무 수행에 하느님 백성 모두가 시간과 재력과 인력을 충분히 투입하고 있는가를 반성해야 할 것이다.

한국에서 교리교육 직무를 수행하는데 따르는 어려움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첫째, 교리교육의 쇄신을 이록하려는 결의나 노력이 아직도 부족하다.

둘째, 정통교리를 현대의 언어로 돌려주지 못하는 어려움이다.여기서 빚어지는 결과로서 신안의 이유가 되는 가신성의 설명이 부족하고 각 세대가 처한 상황에 민감하게 대처하지 못하며 강조하지 않아도 되는것을 강조하는 사례가 일어나고 있다.

셋째, 교리교재의 빈곤, 교리교사와 지도자의 부족,교사들의 지적ㆍ영성적 자질의 빈곤, 일선 사목자의 교리교육에 대한 관심 부족과 자세의 흐트러짐,그리고 교리교육적 환경ㆍ시설ㆍ조직 등의 미비한 점들도 간과할수 없는 문제점들이다.

그러나 이와는 별도로 교리교육을 위한 여러가지 희망적인 징표들도 찾아볼수 있다.이제 교리교육은 인간학ㆍ심리학ㆍ교육학적인 원리들을 이용해서 바람직한 교리교수법이 어떤것인가에 대한 연구 학습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또 성령쇄신운동ㆍ행복한 가정운동 JOCㆍMBWㆍMEㆍ꾸르실료ㆍ레지오 마이애 등 여러차원의 성인을 위한 그리스도교 기초 공동체의 모임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으며 이들은 교리교육을 효과적으로 실시할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 주었다.

무엇보다도 괄목할 만한 발전상은 많은 가톨릭 신자들이 성서를 읽고 읽은 내용을 잘 알아들어서 이를 실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편으로 고무적이고 희망적인 경향들로 해서 얻어지는 결실들이 어떠하리라는것은 분명하지 않다.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시행착오나 방향감각의 상실로 예견해볼수 있다. 그렇더라도 교리교육적 직무와 관련을 맺고있는 교회의 모든 성원들에게 더 많은 기회와 활동영역을 보장하고 그들의 줄기찬 노력을 촉구하고 용기를 북돋워줌으로써 많은 사람들이 그리스도를 통해서 삶의 참뜻과 진정한 가치를 찾을수 있도록 교회는 미래를 향해 문호를 활짝 개방해야 할것이다.

효과적인 교리교육을 위해서는 가르치는 사람은 진리를 오해없이 전할 수 있는 식견과 하느님께 인정받는 교사가 되기 위해 높은 인격이 갖춰져야 할것이다.반면에 가르침을 받는 사람은 열린 마음과 수용의 태세를 갖추어야 할 것이다.

이와함께 교리교육이 베풀어 지는 토양과 주위 환경도 간과 할수 없다.

사계절의 변화가 뚜렷한 기후 조건속에서 집약적인 농경문화를 이루면서 살아온 한 민족은 자연과 환경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예민한 종교적 심성을 길러왔다.한편으로 우리 민족의 심성에 편승해서 오늘날 우리 주위에는 수많은 신홍종교가 기세를 떨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신흥종교는 그 대부분이 배타적이고 독단에 가까운 이론을 주장함으로써 대외적으로는 타종파와의 대화에 심한 마찰을 빚고있으며 대내적으로는 신도 개개인의 올바른 인격형성에도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기도 한다.

최근에 이르러 국민생활 속의 여러 민속적 가치를 보존하고 되찾자는 시도가 여러계층 특히 젊은 층에서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뿐만아니라 각종 문화단체와 정부도 그러한 시책을 적극적으로 펴고있다.교회도 한국민족의 문화와 역사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다짐으로써 그안에 잠재해 있는 여러가지 적극적인 요소를 활용하고 교회의 신앙과 교류를 꾀해야 할 것이다.

지금 이 땅의 크리스찬에게는 현대의 물질문명과 과학적 성취를 맹신하는 이른바 무종교인 대중이 문제이다.또한 우리 앞에는 세속주의의 물결이 도도하게 일러이고 있다.어쩌면 크리스찬에게는 영원한 맞수가 될 이 세속주의의 벽을 무너뜨리기 위하여 그리스도교는 타종교와 대화를,그리스도교 형제들간에는 일치운동을 벌여야 할 것이다.

갈라진 크리스찬 및 비크리스찬들과의 일치와 대화를 위한 활동은 종교적인 무차별주의(신앙무차별론)의 위험에 대응해서 경각심을 갖는 태도로 설명되여야 할 것이다.즉 모든이가 자기의 양심을 따르고 진실되이 행동하는 한 그리스도를 믿는다는데 있어서는 차이가 없다는 식의설명을 경계해야 할 것이다.

교회는 예언자요 사제이며 봉사자이신 주님의 사명을 이어받아 하느님의 말씀을 선포하고 가르치는 일,거룩한 신비들을 거행하는 일,세상사람들에게 봉사하는 일을 펼쳐 나간다.교회의 이와같은 사명수행을 우리는 말씀의 직무ㆍ예배의 직무ㆍ봉사의 직무라고 부른다.그리고 교리교육은 선포하고 가르치는「말씀의 직무」의 한 형태이다.

교사들은 교회의 사회적 가르침을 뒤받쳐주는 근본적인 개념은 하느님을 닮음에서 기인하는 품위와 하느님과 일치를 이루도록 불린 인간의 춤의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신앙교육과 예비자교육은 다같이 교리교육의 한 형태임에 틀림없다.이러한 교리교육에는 상의한 연렴층과 각 연령층 내에서도 교육정도ㆍ직업ㆍ사회활동등이 서로 다른 각 집단들에게 알맞는 교리교육의 형태가 있게 마련이다.그러므로 교리교육 프로그램은 언제나 참여하는 이들의 체험과 환경을 고려하여 편성되어야 한다.

또 보다 효과적인 교리교육은 인간측의 노력과 이러한 노력을 지원하는 조직에도 크게 의존하고 있다.특별히 교리교사들의 신앙ㆍ희망ㆍ사랑은 교리교육에서 아주 중요하다.교리교육에 종사하는 이들은 신앙의 메시지를 육화시키는 중개자로서 신앙증거는 교리교육에서 핵심역할을 하기때문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문제들을 해결할 방향을 제시해주고 효과적인 교리교육을 실시하기 위해서는 교리교육지침서가 있어야하며 전례적이며 빠스카 중심이 되어야 한다.선교 2백주년을 맞이하는 한국 가톨릭교회는 양적인 팽창으로부터 질적인 발전에로 도약해야 하며 확고한 사병의식과 신앙을 가진 하느님의 백성이되어야 할 것이다.과거에도 그랬듯이 현재와 미래에도 이 땅에서 교리교육의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도록 성령께서는 교회를 인도하고 계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