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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회의 7개의 안(초안)을 간추려 본다 -선교와 쇄신의 의지 담아] 4. 평신도 의안

입력일 2011-05-27 수정일 2011-05-27 발행일 1983-06-12 제 1359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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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주의 팽창…집단화 경향
전례도 개인 신심 행위로 인식
평신도의 근본적 사명인 선교…사목 활동에 의해 활성화 돼야
함께 생활ㆍ봉사하는 성직자 요구
「자기 쇄신의 필요성」도 절감해
평신도 의안은 교육적인 면을 중요시했으며 제2차「바티깐」공의회가 제시한 평신도상을 먼저 제시하고 현재의 평신도 신앙생활을 사회조사를 통해 분석한후 미래 지향적으로 문제를 다루어 보았다.

Ⅰ, 제2차「바티깐」공의회에서 제시된 평신도상

2차「바티깐」공의회는「교회에 관한 교의헌장」에서 평신도는 신품에 속하는 이들과 교회에서 인가된 수도신분에 속하는 이들외의 모든 그리스도 신자들이라고 말했다.

평신도는 성세로 말미암아 그리스도와 合體된 사람으로서 하느님의 백성에 들고 그들대로의 양식으로 그리스도의 사제직과 예언직과 왕직에 참여하여 교회와 세계에서 그리스도의 백성전체의 사명을 자기分에 상응케 이용하는 신자를 뜻한다.그러므로 평신도도 성직자와 마찬가지로하느님의 백성에 근거하며 하느님백성 안에 집합되고 한 머리아래 그리스도의 한몸을 구성한다.

평신도 사도직은 사제가 자의로 평신도에게 베푸는 어떤 특전이나 어떤 사정하에서 청하는 부탁같은 것이 아니며 더우기 신도가 사제를 개인적 호의에서 돕는 어떤 동정적 협력같은 것은 물론 아니다.성세와 견진으로 말미암아 주께로부터 직접 받은것이다.

세속적 능력은 평신도에게 고유한것이며 특징적인 것으로 평신도는 그들이 살고있는 현세의 모든 것이 그리스도의 의도를 따라 실현되고 성장되며 세상만사가 창조주와 구세주께 대한 찬미가 되도록 현세의 모든 것을 비추고 방향을 잡아주어야한다.

이런 사명은 각 개체 혹은 단독으로 성취하기 보다는 인간 공동체안에서 수행해야한다.

또한 이같은 평신도 사도직 수행에 있어 하느님의 말씀은 신앙의 힘, 마음의 양식, 영신생활의 깨끗하고 마르지않는 샘이 되는 힘을 간직하고 있으므로 공의회는 성경과 친숙해질것을 권고하고 있다.

Ⅱ, 한국교회에 있어서의 평신도상ㆍ오늘의 한국평신도의 실상

오늘의 평신도는 교회의 현실에 대해 대체로 만족하고 있으나 불만을 느끼고있는 사람도 다소 있다.불만은 대다수가 교회생활 자체와 성직자에대한 것으로 그중 상당수가 성직자의 생활태도와 교회 운영방식에 심각한 불만을 나타내고 있음은 주목할만한 일이다.

이들 불만의 소리에 겸허한 자세로 귀를 기울임으로써 철저한 성찰을 해봄은 하느님 백성전체에 유익한 일이다.

미사ㆍ성사등 전례가 자신들의 영적생활의 모든면에 매우 중요함을 인식하고 있으나 미사성제의 교회적 의의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채 습관적으로 전례에 참여하고 있고 개인적 신심행위로 인식하고 있는듯 하다. 이같은 개인주의적인 신앙생활 태도는 때로는 본당이나 사도직 단체에서 흔히 집단적 개인주의로 탈바꾼한다. 모든 교회활동을 지나치게 자기본당 또는 자기교구ㆍ자기단체 중심적으로만 이끌어 나가려는 경향이 매우 강한것같다.

사회의 각분야에서 활동하는 평신도는 현세질서의 그리스도교화를 위해서 바른 이성으로 인도된 모든 선의의 사람들, 그리스도교의 갈라진 형제들이나 비그리스도교의 신자들과 더불어 협력할 필요성을 느끼고 시도하여 왔다.

동양의 전통적 문화와 종교전통에 매우 진지한 탐구의 자세를 갖추고있는 평신도들 중에는 연령이 낮고학력이 높을수록 유교와 불교의 영향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는 경향이다.

또한 평신도들은 성직자와 수도자들에게 존경과 사랑을 베풀고 그들을 도우려고 노력하고 있으나 그들이 평신도에 대한 우월의식을 갖고있다고 비판하는 평신도들도 있다.평신도에게 있어서 성직자는 일상생활안에서는 물론 신앙생활안에서조차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진정한 형제다운 목자로서의 구실을 못하고 단순한 성사 집행자로서의 자리밖에는 차지하지 못하고 있는 편으로 평신도들은 바람직한 성직자상으로서 하느님의 백성의 일원으로 하느님의 백성안에서 하느님의 백성과 함께 생활하며 헌신적으로 봉사하는 성직자상을 요구하고 있다.

평신도는 각기 받은 은혜로 말미암아『그리스도께서 나누어주신 은혜의 분량대로』(에페니4ㆍ7) 교회의 사명을 완수하는 도구요 증인인데 대체로 신앙을 전파 하지 않더라도 지키기만 하면 된다는 소극적인 선교자세에 젖어 있기도하다.

크리스찬 가정은 복음을 받아들이고 신앙안에서 성숙해가는 정도에 따라 복음선교 공동체가 되는것이거니와 오늘날 신자가정은 그 생활양식이 신앙적이기보다는 세속적이며 크리스찬 신앙 공동체다운 가풍이 이룩되어 있지못하고 세속의 온갖 악풍으로부터 자신을 제대로 지키지못하고 있는 실정이며 온가족이 공동으로 하느님과 대화함으로써 가족간의 대화와 일치가 이룩된다는 사실을 제대로 인식치 못하고 있는것 같다.

교회건설에 있어 평신도들은 뚜렷한 임무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면서 교회의 발전을위해 헌신적으로봉사하고 교회활동에 적극 참여할자세를 갖추고 있는데 무엇보다 자신들이 먼저 쇄신돼야 함을 인식하고있다.그러기위해서는 교육이 필요한데 평신도 교육을 체계있게 효과적으로 실시하려면 우선 지금까지 실시해온 방법들을 면밀히 분석하고 그러한 분석을 토대로 현재와 미래의 사회의 요청에 부응할수 있는 보다 더 효과적이고 새로운 방법을 연구, 기획할 수 있는 교구 및 전국차원의 연구기관 설립이 필요한 것이다.평신도는 모든 사람들에게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할수 있도록 양성돼야 하므로 교회의 교리만이 아니라 현대를 휩쓸고있는 유물사상을 비롯 신앙과 관련하여 논쟁이 되고있는 여러 문제들에 대해서도 깊이있게 연구돼야한다.

Ⅲ, 평신도의 교회 직무에의 참여

사목적 성격과 신학적인 동기에서 나오는데 평신도는 세례로 말미암아 하느님 백성의 일원으로서 또 그리스도의 몸에 합체한 지체로서 그리스도께서 나누어 주시는 은혜의 분량대로 그리스도의 사제직ㆍ예언직ㆍ왕직에 참여하는데 교회내에서의 직무적 참여는 성직위계와는 달리 평신도들에게 있어서 결코 제일의적인것이 아니다.사제직에의 참여는 전례의 직무, 예언직에의 참여는 말씀의 직무, 왕직에의 참여는 사목적 직무로 나타난다.

평신도의 근본적인 사명은 곧 선교의 사명으로 평신도는 파견도니 자로서 선교에 의해 규정되고 그선교는 사목활동에 의해 활성화돼야한다.

Ⅳ, 한국천주교회의 토착화를 위한 사목적 방향제시

첫째 교육의 필요성으로서 토착화의 바탕이 될 동양의 종교 전통을 존중하는 자세도 배우고 그리스도교적 안목에서 평가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한다.따라서 예비자 교리, 신자교리, 교양강좌, 교리신학원, 신학대학등의 교육과정 및 출판물과 잡지를 통해 그리스도 신앙교육과 동반되는 전통문화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할 교육을 실시, 토착화의 창조적 과정이 한국 그리스도 신자의 마음안에서 이루어질 수 있도록 배려해야할것이다. 이런 교육은 비신자들과 일상생활을 함께하는 평신도가 선교현장에서 취해야 할 방향을 뚜렷이 해줄것이다

둘째, 전례의 토착화로서 전통과 특성에 따라 전례의 토착화를 시도하라는 전례헌장의 원칙에 따라 장례는 물론 교회전례에 사용되는 음악과 미술을 고유한 전통안에서 새롭게 표현되도록 권장하는 일이다.

따라서 제사의식의 연구, 한을 풀어주는 무당의 예식 연구, 추석, 성묘등의 풍속 연구, 한국 음악ㆍ춤ㆍ미술성의 연구를 계속하면서 어떻게 이런 전통 요소들을 그리스도교 전례속에 도입할것인가에 대한 다각적 시도가 이루어져야 할것이다.

세째, 신학의 토착화로서 전통 종교를 연구하는 종교학자와 그리스도교 신학자의 협력으로 체계적 비교연구와 대화가 이루어져야 하겠다.재래의 서구 신학 이외에도 아시아인의 신학이 개발될때 그만큼 그리스도교 신학은 보편적으로 포이 넓어지면서 하느님 구원의 신비를 더욱 다각적으로 표현하게 될것이기 때문이다.

네째, 영성의 토착화로서 보통 영성하면 수도자들의 전유물인것처럼 착각하기 쉬우나 모든 신자들은 영성적인 하느님의 체험을 갈망하고있다.따라서 평신도의 영성적 깊이를 더하기 위해 기도하는 법을 예비자교리때 부터 가르쳐야하고 계속 묵상과 명상을 통해 하느님에 대해 들을뿐 아니라 직접 그분의 현존을 체험하여 그안에서 새로운 삶의 전망ㆍ기쁨을 맛볼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다.이런 체험과 삶을 통해 나오는 하느님에대한 이해는 신관의 한국적 표현을 가능케 할것이며 동시에 그리스도교의 예언자적 사회의식으로 강화된 인간상의 확립을 가져오게 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