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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목회의 7개 의안(초안)을 간추려본다 - 선교와 쇄신의 의지담아] 3. 수도자의안

입력일 2011-05-27 수정일 2011-05-27 발행일 1983-06-05 제 1358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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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의「제자됨」이 첫째 사명
수도생활 자체가 복음화돼야
각자의 뿌리의식 갖고 각 수도회간 상호협력 이루도록
수도생활 연구기구 설치 필요
수도자 개성ㆍ공동생활 조화이뤄야
개별적 양성프로그램 개발도

한국 교회 2백년 역사 속에 성장해 온 수도회의 과거를 반성하고 현재를 직시하며 미래를 설계하기 위한 현시점에서 수도자들의 삶 자체가 복음화 되어야한다. 수도자들은 세례를 통해 하느님 백성의 일원이 되고 다시 하느님의 은혜로운 부르심을 받아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의 길을 그 나름대로 걸어가는 자들이다.

전체 하느님 백성이 그러하듯이 수도자들도 예수의「제자됨」이 그 첫째 사명이다. 수도자들은 그 길에의 정진은 물론 그것을 증거하고 제자로서의 봉사를 수행한다.

예수를 추종하는 길이 어떤 것인지를 찾아 그들 생활의 쇄신을 도모하고 전 인류와 깊은 관계를 가진 하느님 백성의 일부로서 어떻게 그들에게 봉사할 것인지를 모색한 본 의안은 수도자 문제 가운데 시급히 해결해야 할 것으로 지적되는 수도 생활의 본질적 요소ㆍ수도자의 뿌리 의식ㆍ수도자의 사도직ㆍ수도자의 양성 등 4가지로 구분하여 다루었다.

수도 생활의 본질적 요소

수도 생활의 핵이랄 수 있는「수도 생활의 본질적 요소」는 믿음의 생활ㆍ추종의 생활ㆍ포기의 생활ㆍ봉헌의 생활ㆍ봉사의 생활ㆍ공동의 생활ㆍ사도적 생활ㆍ증거의 생활 등 8가지를 들 수 있다.

모든 선의 근원이신 하느님을 믿는 믿음에서 비롯된 수도 생활은 인류 구원을 위해 십자가를 지신 그리스도를 뒤따르는 추종의 삶이어야 한다.

그러므로 예수님을 따르던 제자들에 모든 것을 버린 것처럼 그 추종인 수도생활 등 모든 것에 대한 포기를 요구한다.

따라서 자신을 완전히 비우고 하느님께 전적인 사랑으로 응답하는 봉헌 생활은 바로 수도생활의 본질이다.

또 하느님 구원 사업에 동참하기 위해 불리운 수도자는 인간회복을 위한 현 사회의 이정표로서 모든 인간에게 봉사할 의무를 지니고 있다.

그리고 초기 공동생활의 수도원 제도 이후로 공동생활은 수도 생활의 온갖 변화를 꿰뚫고 본질적 요소로서 되어 있지만 공동체의 일치를 지나치게 강조해서 각 회원의 풍부한 개성을 일그러뜨리든가 잃게 해서도 안 되고 개성 존중에 치우친 나머지 공동체에 있어서의 공동 책임에 무관심하거나 일치를 돌보지 않는 일이 있어서도 안 된다.

이와 함께 사도적 소명은 모든 크리스찬에게 부과된 것이며 어떤 형태의 수도 생활이든 이 사도적 소명은 그 본질에 속한다.

끝으로 수도자는 생활을 통해 사람들로 하여금 이 세상의 모든 것은 일시적인 것임을 기억케 하고 인간들은 지상에서 나그네요, 순례의 길에 있다는 것을 항구히 상기시키며 증거가 되는 생활로 사랑의 생활ㆍ위탁의 생활이어야 한다.

종래의 강압적인 규칙이 성숙하지 못한 수도자ㆍ평범한 수도자ㆍ기쁨을 모르는 수도자를 만들어 낸다. 헌신과 포기라고 하는 그리스도교 생활이 꽃을 피우는 유일한 분위기는 자유의 분위기일 것이다. 수도회의 미래는 얼마나 자유로운 수도자를 많이 키워 내느냐에 달려 있다.

제2차 「바티깐」공의회의 수도자에 관한 문헌이 뿌리를 내리기 까지는 한 세대쯤 요구될 것이라 생각할 때 특히 전통이 얕은 우리 한국 땅에다 뿌리내리게 하기 위해서는 남녀 수도회 연합으로 수도 생활 전반을 연구하는 기구 설치가 꼭 필요하다.

수도자의 뿌리 의식

수도자의 뿌리 의식은 수도자의 영성 생활을 수도 생활에 뿌리내리게 해주며 깊이를 더해 준다.

수도자들이 뿌리 의식을 갖고 있지 않고 자기들 회의 특성을 모를 때 수도회의 체질ㆍ방향ㆍ사도직의 방법을 변질시킬 우려가 크다.

그러므로 수도자는 자기가 살고 활동하는 그 정신과 그 정신을 사는 방법이 어디서 연유하며, 또 시대에 따라 어떻게 변천되어 오늘에 이르렀는지를 인식할 때, 즉 뿌리에 대한 인식을 가질 때, 자기의 수도 생활도 깊이 뿌리내린다. 뿌리 의식과 함께 자기 회의 정신을 배우면서 수도자는 자기의 위치와 오늘의 현실을 조명하고 파악하며 수도회의 미래에 명확한 전망을 바라보며 방향 의식을 갖게 된다.

서구 수도회의 초기 여건(박해 시대)과 발전 과정을 한국 천주교회 박해 시대, 수도회 발전, 오늘의 수도회들, 그리고 성서와 관련시켜 비교 연구해 보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특히 수도회 장상의 교육이 절실히 필요하며 각 수도회의 상호 협력 문제가 요구되며 교구사제ㆍ수도자 및 평신도 관계가 그리스도 공동체 안에서 서로 존중되도록 그 특성을 알려야 한다.

수도자의 사도직

사도직 활동에서 하느님에의 관심과 현대 인간에의 구체적 관심사를 통합시키려는 수도자는 성령의 부르심에 응답하는 자리를 찾아내는 곳은 이 세상이라는 현실사 회이다.

오늘의 현실에서 하느님의 절대성을 증거 하려는 수도자는 이 가난의 시대를 사는 사람들의 아픔에 동참하기 위해 이 현실 사회의 토양에 수도자가 아니면 할 수 없는 특은적 사도직으로 씨앗을 뿌리며 사람들의 일에 참여해야 한다.

진실로 수도자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말대로 그리스도를 완전히 따르는 표징이며, 지상을 순례하는 교회에서 아직은 도래하지 않았지만, 이미 종말론적인 교회의 존재이기에 희망의 증거자인 존재의 신비이다.

각 수도회는 수도자의 봉사적 사명을 보다 잘 수행하기 위하여 또 산업화 사회, 도시화 시대에 맞도록 그 사도직의 형태와 방법을 재검토해야 한다.

현대사회의 요구에 대응한 사도직의 과감한 쇄신의 일환으로 수도자 양성 담당에는 개방적이고 사도직 경험이 풍부하고 전문적 분야에도 자격을 갖춘 사람을 배정하고 자기 수도회 고유 정신에 맞는 사도직을 현대 세계가 요구하는 형태에 적응시켜야 된다. 또 사도직의 대상은 비구원 상태에 놓여 있는 형제들을 우선으로 해야 한다.

수도자 양성

수도생활은 무엇보다도 먼저 복음적 권고를 따를 것을 서약함으로써 회원들이 그리스도를 따르고 하느님과 일치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지금 우리에게는 우리나라의 교회와 사회의 요구에 상응한 수도자의 양성이 시급한 문제이다. 신자의 급증에 따른 사도직의 양과 질적인 향상에 보조를 함께 하기 위해 덕이 있고 능력 있는 수도자를 양성해야 한다.

수도자 양성에 있어서 자원자에 관한 문제로 입회자의 신앙차를 메우고 보충해야 하며 임회자들이 서로 다른 교육 수준과 생활 양상을 갖고 입회하므로 개별적인 양성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특히 많은 정신적 공해가 심화되어 가는 사회 풍조를 그대로 안고 수련원에 들어오는 현실에서 생기는 문제들을 극복해야 한다.

교구 단위 혹은 장상 연합회 단위로 각 수도회별 성소자 모임의 일자를 기록하여 본당에 배포해서 본당신부의 성소자 지도에 도움을 주는 등 성소자를 공동으로 개발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된다.

또 신학교 교과과정에서 수도 생활에 관한 강좌를 마련하여 사제들이 수도 생활을 이해하고 젊은이들을 바르게 지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