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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백주 준비 어디까지 왔나?] (끝) 각 교구 상황을 진단해 본다 - 제주교구

김영주 기자
입력일 2011-05-27 수정일 2011-05-27 발행일 1983-05-29 제 1357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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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사영 부인 묘소ㆍ황사평 유적지 개발 등 기념사업 구상중
교구준비위 아직 미구성
2백주 기도 운동에 중점
신자ㆍ도민위한 회관 건립
신제주에 2백주 기념성전
지리적 여건으로 인해 한국 교회 중에서도 이방 교구인 듯한 인상을 주는 제주교구.

그러나 80여 년 전 신축교난의 와중에서 피 흘려 신앙을 교수했던 순교자들의 후예임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제주교구 전 교구민들과 성직 수도자들은 84년 선교2백주년을 한국 교회 전신자들과 함께 기념하고 그 뜻을 오늘에 되살리려는 굳은 자세로 2백주 준비에 들어서고 있다.

중앙과의 연락 관계가 타 교구보다 용이하지 못해 전국과 호흡을 같이하지 못하는 어려움 이외도 지난 82년 8월부터 교구장 공석이라는 더 큰 어려움을 안고 있는 제주교구는 일찍부터 2백주년을 위한 계획을 세웠으나 이를 구체화하지 못한 채 전임 교구장 박정일 주교가 전주교구장으로 전보됨에 따라 구심점이 없는 상태로 현재 적극적인 2백주 운동을 전개하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

성직ㆍ수도자를 비롯 전 교구민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새 교구장이 하루빨리 오시기를 기원하고 있는 제주교구는 전국 차원의 2백주 준비가 시작될 때부터 중앙과 긴밀한 연락 을 취하면서 적극 동참해 왔으나 그동안 2백주를 담당해왔던 前사목국장신부가 대건신대로 옮겨감에 따라 그동안 공백기를 맞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중 제주교구는 4월 18~22일 서귀포 복자회관에서 개최된 교구 사제 연례 피정을 통해 2백주년 전반에 대한 서로의 의견을 교환하는 한편 구체적인 2백주 행사에 관해서도 논의했다.

2백주에 관한 모든 것이 구상 중인 단계일 뿐 확정적인 것이 아닌 제주교구는 이번 사제 피정 중 무엇보다 먼저 교구민들에게 2백주의 올바른 의식을 심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데 사제들의 의견을 모으고 이를 위해 2백주 기도 운동을 본당ㆍ단체별로 적극 실시키로 하는 한편 매월 첫 목요일에 성시간을 계속 갖기로 했다.

또 제주교구는 본당 순회 순교자 유해 기도를 오는 9월 복자성월로부터 성탄 때가지 실시할 계획으로 있으며 그 외 기념사업으로 신제주에 2백주 기념 성전을 건립하는 것을 비롯 모슬포에 있는 황사영 부인 정마리아 묘지 정리와 신축교난의 유적지인 황사평을 교구 순례지로 개발할 것 등을 구상 중에 있다.

그 외에 제주 교구는 제주시 중앙성당 옆의 가톨릭회관을 건립, 교구민은 물론 제주도 민들의 문화ㆍ예술ㆍ교육의 장으로 키워나 갈 계획도 갖고 있다.

아직까지 있지 않는 제주교구는 멀지 않아 새 교구장이 부임하는 대로 이미 조직과 인선이 거의 준비되어 있는 상태에서 인가를 받아 준비 위원회를 출범시킬 예정이다.

새 교구장을 중심으로 모든 계획들이 구체적으로 추진될 제주교구는 무엇보다 정신운동이 최우선적이고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 2백주 기도문 봉헌과 성시간을 계속 가지는 한편 본당 단체별 교육 및 연수를 통해 2백주 의식을 고취시켜 나가고 있다.

제주교구는 수원교구 변기영 신부를 초청, 지난 4월 4ㆍ5일 1박2일간 서귀포ㆍ복자회관에서 평협 총회 겸 연수회를 개최한 것을 시작으로 5월7일 꾸르실료 모임, 5월 14일 사도 회장 모임 등에서 2백주에 대한 강연을 가지는 한편 6월 1ㆍ2일에는 교구 내 여성들을 대상으로 피정을 실시할 예정이다.

앞으로 각종 본당ㆍ단체별 모임에서 2백주 교육과 강연을 계속할 계획인 제주교구는 기도 운동과 교육을 본당 차원에서 구역ㆍ반모임에까지 확대할 생각이다.

3년 전부터 전국과 연락을 갖고 사목 회의 준비에 동참 해온 제주교구는 금번 전국 연수회 에서 발표된 7개 의안을 교구 내 성직ㆍ수도자들에게 배포해 검토하는 한편 각 본당에서도 절례 위원 등 편신도들이 의안을 살펴보도록 하고 있다.

한편 재작년에 교구 신앙대회를 개최한바 있는 제주교구는 금년에는 대대적인 교구 신앙대회를 개최하기 어려운 실정에 있어 올해는 2백주 기념 행사의 일환으로 제주시내 본당을 중심으로 소규모의 신앙 대회를 갖는 한편 숙원 사업인 가톨릭 회관 건립 기금 마련을 위한 바자를 개최할 것을 계획 중에 있다.

5월 14일 사도 회장 모임에서 바자 개최 건을 논의한 제주교구는 본당신부와 사도 회장 및 간부 그리고 여성 단체 실무진들과 공동으로 힘을 모아 신자 및 도민을 대상으로 하는 대규모 바자를 오는 10월 초순에 갖기로 했다.

2백주년을 기념하는 기념사업 중 2백주년의 의미를 되살리고 교구민의 신앙을 굳건히 할 수 있는 가장 의의 깊은 기념사업으로 모슬포에 있는 한국 교회 창립 주역이기도 한 황사영의 부인 정마리아의 묘지를 유적지로 개발할 계획으로 있는 제주 교구는 이곳을 말끔히 단장하고 비석을 세워 후손들에게 순교자의 자랑스런 후예임을 가슴속 깊이 새겨줄 수 있는 순례지로 키워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제주교구는 진입로 마련 등 부지 확보를 위해 이미 지난해 3백여 평을 구입했으며 앞으로 인근 5백여 평을 더 사들일 예정이다. 또 신축 교난의 순교 선열들이 묻혀 있는 황사평의 개발을 구상 중에 있는 제주 교구는 2만여 평의 대지에 현재 교구 묘지로 사용 되고 있는 곳을 정리하는 한편 이 일대를 성역화하여 중앙에 순교자 비를 세우고 순교자들의 묘소 30여 기를 새로이 이장, 완전히 교구의 유적지로 개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한 달 전부터 형질 변경 문제로 도당국과 협의 중인 제주교구는 이 지역 일대를 공원화하는 한편 순례객들이 기도할 수 있는 기도의 집과 숙박 시설도 갖출 생각이다.

또 제주교구는 신앙 선조들이 처형됐던 관덕정과 이들의 사체를 버렸던 계곡에도 비석을 세워 기념할 수 있도록 구상 중에 있다.

성전도 없이 교리실에서 미사를 봉헌하고 있는 신제주본당 신축 성당을 제주교구 2백주 기념 성전으로 건립할 계획으로 있은 제주교구는 신제주본당 신자들을 주축으로 타 본당 신자들의 협력하게 내년에 성전을 완공, 축성식을 가질 예정으로 있다.

그리고 7~8년 전부터 구상돼 왔으나 재작년부터 구체적으로 논의됐던 교구의 숙원 사업 중 하나인 가톨릭회관을 2백주 기념관으로 건립키로 한 제주교구는 중앙성당인 근 1천여 평 대지 위에 지하 1층 지상 3층 연건평 6백20 평 규모로 외관을 세울 마스터플랜을 짜놓고 있다.

신자들뿐 아니라 제주 도민을 대상으로 하는 문화 예술적 전당으로 이용될 가톨릭 회관에는 지하에 음악 감상실 및 강당을 비롯 1층 신협 2층 교육관 3층 교구청이 들어서게 된다. 현재로는 모든 2백주 사업이 단지 계획안에 불과한 상태로 교구장 부임을 무엇보다 갈망하고 있는 제주교구는 교구장 직무 대행 원요한 신부와 관리 국장ㆍ사목 국장 신부들도 본당 주임을 겸임하고 있어 타 교구보다 2백주에 총력을 기울일 수 있는 여건이 부족하나 순교자들의 피의 대가로 이뤄진 신앙 터전의 후손답게 오늘의 순교자로 한국 교회 3백 년대를 도약하는 굳건한 초석이 되고자 하는 전 교구민 의 열의는 오늘도 뜨겁게 타오르고 있다.

김영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