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훠꼴라레 5월 생활 말씀] “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내말을 잘지킬 것이다”

입력일 2011-05-17 수정일 2011-05-17 발행일 1983-05-08 제 1354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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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내말을 잘 지킬 것이다. 그러면 나의 아버지께서도 그를 사랑하시겠고 아버지와 나는 그를 찾아 가 그와 함께 살 것이다.』(요한14ㆍ23)

예수께서 돌아가시기 전에 매우 중요하며 의미 깊은 작별의 인사 말씀을 하시고 계셨습니다. 그리고 제자들에게 하신 말씀 중에는 그분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당신 자신을 나타내 보이겠다는 약속도 있었습니다.

가리옷 사람이 아닌 다른 유다는 왜 주님께서 세상에는 나타내 보이지 않으시고 그들에게만 나타내 보이려고 하시는지 물었습니다. 그 제자는 예수님께서 밖으로 거대하게 드러내 보이신다면 역사를 바꾸어 놓으실 수 있고 세상을 회개시키는 데에 더 유효했을 것이라고 생각했으며 실로 그것을 바랐던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그렇게 나타내 보이시는 분이 아니시며 믿는 자의 마음속에 단순 하면서도 예외적으로 성령이 임하심을 통하여 드러나는 분으로서 이는 믿음과 사랑이 있는 곳에서 이루어질 것임을 설명해 주십니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내말을 잘 지킬 것이다. 그러면 나의 아버지께서도 그를 사랑하시겠고 아버지와 나는 그를 찾아가 그와 함께 살 것이다.』

선택받은 백성들이 주의 오심을 오래전부터 고대하고 있었다는 것은 다음의 구절이 잘 표현해 줍니다. 「수도 시온아 기뻐하며 노래하여라. 이제 내가 네 안에 머물리라.」 (즈라기야 2ㆍ14)

예수께서는 당신이 죽으신 후에 어떻게 제자들 사이에 남으실 것인지 이 답을 통하여 명확하게 말씀해 주시며 우리가 어떻게 그분과 접할 수 있고 부활하신 그분과의 친교에 들어갈 수 있는지 설명해 주십니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내 말을 잘 지킬 것이다. 그러면 나의 아버지께서도 그를 사랑하시겠고 아버지와 나는 그를 찾아 가 그와 함께 살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부터 이미 그분의 현존은 크리스찬 각자 안에서, 그리고 크리스찬 공동체 가운데에서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미래를 기다려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 분을 맞아들이는 성전은 벽으로 된 것이라기 보다는 사람의 마음 그 자체입니다.

이는 새로운 감실이 되고 성삼위의 살아 있는 거처가 되는 것입니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내 말을 잘 지킬 것이다. 그러면 나의 아버지께서도 그를 사랑하시겠고 아버지와 나는 그를 찾아 가 그와 함께 살 것이다.

그처럼 어떻게 크리스찬이 이 단계에까지 다다를 수 있을까요? 어떻게 자기 자신 안에 하느님을 지닐 수 있을까요? 이렇듯 깊은 그분과의 일치에 들어가기 위한 길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예수께 대한 사랑입니다. 이사랑은 단순한 감상주의가 아니며 구체적으로 생활에 옮기는 것으로서 정확하게 말하자면 그분의 말씀을 지키는 데에 있는 것입니다.

이렇듯 행위로써 드러난 크리스찬의 사랑에 대해 하느님께서는 그분의 사랑으로 답하여 주십니다. 즉 성삼위께서 그와 함께 살러 오시는 것입니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내말을 잘 지킬 것이다. 그러면 나의 아버지께서도 그를 사랑하시겠고 아버지와 나는 그를 찾아 가 그와 함께 살 것이다.』

「…내말을 잘 지킬 것이다.」

그러면 어떤 말씀을 크리스찬이 지켜 나아가도록 부름을 받은 것일까요?

요한복음이 언급하는「나의 말」은 종종「나의 계명」과 같은 뜻을 지닙니다.

그러므로 크리스찬은 예수의 계명을 지키도록 불리워진 것입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이 계명은 율법이 나열된 것으로 해석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우리는 예수께서 발을 씻겨 주심으로써 실지로 본을 보여주신「서로 간의 사랑」에 대한 계명 안에 모든 계명이 종합되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예수께서 가르치셨고 또 그대로 행하셨듯이, 모든 크리스찬이 자기 자신을 완전히 내어 주기까지 상대방을 사랑하기를 명하십니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내 말을 잘 지킬 것이다. 그러면 나의 아버지께서도 그를 사랑하시겠고 아버지와 나는 그를 찾아 가 그와 함께 살 것이다.』

그러면 이 말씀을 어떻게 생활할 것인가요? 아버지께서 우리를 사랑하시고 성삼위께 서 우리 안에 사시도록 할 수 있는 지점에까지 이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리의 온 마음을 다하여 흔들리지 않도록 뿌리를 내린 사랑과 끝까지 참는 인내심을 가지고 우리들 사이에 서로 간의 사랑을 실천함으로써 입니다.

근본적으로 이 사랑 안에 십자가가 요구되는 크리스찬적수덕 (修德) 의 길이 있음을 우리는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실지로 서로 간의 사랑이 있는 바로 그곳에서 크리스찬의 마음 안에는 여러 종류의 덕이 피어나며, 그 사랑으로부터 각자의 성화 (聖化) 를 확실하게 측정할 수 있는 것입니다.

끝으로 서로 간의 사랑 안에서 예수께서는 크리스찬의 마음 안에 그리고 그들 가운데에 부활하신 분으로서 현존하시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