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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가톨릭 미술 명작전] 3. 지상 초대전 마르끄 샤갈 작품 「그리스도의 수난」

임송자·서울대학교ㆍ가톨릭 미술가 협회 회원
입력일 2011-05-17 수정일 2011-05-17 발행일 1983-04-24 제 1352호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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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적 초현실주의 화가…은총ㆍ환희ㆍ우정ㆍ사랑 등 표현

샤걀(Marc Chagall)은 러시아의 비데브스크 시골 가난한 유태 가정에서 1877년 태어 난 초현실주의 화가이다.

바스크트에게서 배우다 23세에 그가 꿈꾸던 파리에 도착하여 많은 화가와 시인들 그리고 인상파 이후의 입체파를 비롯한 새로운 경향의 세례를 받는다. 샤갈의 그림 에는 하나의 화면에 온갖 물체를 현실의 비례를 무시한 크기로써 그리거나, 중력을 무시하고 떠다니는 인체의 묘사나, 본래의 공간과 시간을 떠나 있는 것을 결부 시키거나 해서 아라베스크를 만들어 내어 처음에는 황당무계하게 보이던 것에 점점 매혹 당하는 것이다.

그것은 아리안 예술에서 볼 수 있는 형체에 대한 무관심 명확한 것과 결정적인 것을 기피하는, 본질적으로 낭만적인 유태인의 뛰어난 감수성과 정신이 회화 속에서 내면세계를 표현하는 수단을 보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샤갈의 초현실주의는 영적(靈的) 이며 조형(造形)적 성격을 띠고 있다.

샤갈은 사물의 형체를 근원으로서 태어나면서 그 고향의 향기를 오랜 훗날까지도 작품에서 다룬다. 러시아 농부의 생애, 서커스, 유태인의 전설과 관습, 그 자신의 가정에 피어나던 사랑의 이야기 등 그에게 존재했던 추억과 기억력이 변모된 서정시를 환희와 더불어 그려 오던 그의 작업이 2차 대전 등 정세 변화와 함께「천사의 타락」「그리스도의 수난」등 글 적인 세계를 묘사한다.

「그리스도의 수난」은 1943년 괏슈(수채화의 일종) 특유의 수수한 맛은 풍겨 주는 그림으로 왼쪽에 고통의 그리스도와 책을 든 염소가 하늘을 향해 비통을 호소하는 것과는 달리 중앙에 유난히 크게 확대된 성모는 독자적인 인상을 주고 있다.

샤갈의 종교화는 단순히 종교성을 나타내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비극성과 결합하여 그의 독특한 조형 세계를 펼치는데 성공하고 있다.

샤갈이 창조한 우주는 죄와 증오의 불화(不和)를 모른다. 그것은 은총과 환희와 우정과 사랑을 말해 준다.

임송자·서울대학교ㆍ가톨릭 미술가 협회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