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건강교실] 현대 여성의 우을증 1

김종길·부산 메리놀병원 정신신경과 전문의ㆍ의학박사
입력일 2011-05-17 수정일 2011-05-17 발행일 1983-04-24 제 1352호 6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사람은 항시 어떤「기분」속에서 산다. 기쁘거나 슬프거나 화가 나거나 하는 어떤 상태에 있는 것이다. 이 상태 중 가장 흔한 것이 슬픔이다. 슬픔은 사람의 정상적인 정서(情緖)로 어떤 대상의 상실 따위와 같은 외부적 자극에 대한 어느 기간 동안의 서러움, 연민을 느끼는 상태이다.

우울증이라 함은 슬픔과는 다른데 비교적 객관적 사태(외부의 자극)와는 관계없이「한 사람의 병적 상황에서 일어나는 정서의 병리 현상」이다.

대체적인 우울증의 종류를 열거하면 조울증의 울증, 갱년기 우울증 정신병적 우울증ㆍ반응성 우울증ㆍ이차성 우울증 등이 임상에서 흔히 이용되는 우울증의 분류인바 쉽게 두 가지로 분류한다면 정신병(精神病)적 우울증과 신경증(神經症)적 우울증이다.

우울의 정도가 심해서 뚜렷한 체중 감소, 자실 기도, 죄책감, 일상생활의 장애가 있을 때 전자로 불리고, 비교적 일상생활의 장애가 적고 정도 가경한 것이 후자이다.

다만 객관적으로 보아 양(量)적 차이로 경도, 중등도, 증도와 같은 식이 이해하기 편리하겠다.

건강한 사람들은 다소의 기분의 진폭을 느끼면서 살아간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그 진폭이 너무 커서 현실 적응이 어렵게 된다. 너무 기분이 좋으면 들떠서 말이 많고 과대 망상적 생각이 들고 너무나 많은 생각이 들어 여러 가지일을 벌이면서 효과적인 일을 할 수가 없다. 그 반대로 기분이 너무 저조하면 밥도 먹기 싫고 자신도 잃고 무기력 해져서 꼼짝 않게 된다.

이런 병을 조울증(조鬱症)이라 한다. 이때의 우울 상태는 우울병 중에서 가장 심한 유형이다. 갱년기 우울증은 흔히 이해되고 있는 우울증으로 생각되는데 이도 심한 것부터 가벼운 정도의 여러 형의 차이가 있다. 우울 신경증 같은 경우는 가벼운 우울증이다.

우울증에 걸리는 사람은 흔히 병적 성격이 대단히 꼼꼼하고 세심하고 겁이 많거나 의존심이 많은 사람들이다 의존 경향이 높으니까 믿고 있던 사람이 떠나거나 죽었을 때 그만큼 실망이 크고 우울에 쉽게 빠질 수 있는 것이다.

(계속)

김종길·부산 메리놀병원 정신신경과 전문의ㆍ의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