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사목회의 7개 의안(초안)을 간추려 본다-선교와 쇄신의 의지담아] 1. 성직자 의안

입력일 2011-05-17 수정일 2011-05-17 발행일 1983-04-24 제 1352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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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직자의 쇄신ㆍ성화 선행되야
시대 요청 따른 계속 교육 시급
성무 활동은 의무이자 은혜
한국교회 운영지침서 마련돼야
기도로 검소한 생활되도록
2백주년 기념행사의 핵심으로 선교와 쇄신의 막중한 사명을 띠고 전 신자들의 기도와 기대 속에 출범했던 2백주년 기념 사목 회의(위원장ㆍ박정일 주교). 1980년 중반에 태동, 일찍부터 준비에 박차가 가해져 온 사목 회의가 한국 교회 사상 처음으로 개최될 84년 전국 사목회의를 향해 각 교구별로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지난 3월 16일ㆍ17일 서울서 개최된 제1차 교구 대표자 연수회서 발표된 7개 사목회의 의안(초안)을 간추려 본다.

신앙 선조들의 빛나는 선교의 전통과 영광스런 순교의 역사를 지닌 한국 교회는 선교2백주년을 맞아 교회와 쇄신과 성화를 도모하며 새로운 세기의 선교를 위한 발돋움을 하고 있다. 진정한 교회의 쇄신과 성화는 선교와 별개의 것도 아니며 또 분리되어서도 안 된다.

이민족에게 복음을 전하고 생활함으로써 민족에게 빛이 되기 위해 불리움을 받은 한국 교회는 그 사명을 효과적으로 성취하기 위해 세계 교회와 일치하면서도 민족의 고유한 전동을 살리고 지역적 특수성을 나타내는 교회가 돼야 한다. 이와 같은 방향으로 쇄신과 복음화가 되기 위해 무엇보다 성직자들의 쇄신과 성화가 선행돼야 할 것이다.

성직자들의 쇄신과 성화를 위해서는 그들을 양성하는 과정과 계속적인 교육이 또한 절실히 필요하다.

본 의안은 이러한 점들을 고려, 성직자의 신원과 생활을 비롯 성직자 양성과 계속 교육ㆍ성무 황동ㆍ사목행정 등 크게 4가지로 구분하여 다루었다.

◆성직자들의 신원과 생활

교회를 통해 교회를 위하여 성사적 봉사를 하도록 불리운 주님의 성실한 일꾼인 성직자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하느님의 백성을 가르치고 성사와 준성사를 집전하며 교회 공동체를 다스리는 책임을 지고 있다.

그러므로 성직자들은 책임을 수행함에 있어 스승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을 따라 겸허하고 성실해야 하며 아울러 억지가 아니라 자발적이고 헌신적으로 행해야 한다.

성직자들은 그들의 생활과 활동이 기도 안에서 이뤄지고 유지되도록 힘써야 하는데 성직자의 기도 생활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교회의 이름으로 바치는 성무일도이다.

그러므로 성무일도는 정당한 이유 없이 궐할 수 없으며 매일 일정한 시각에 성실히 바쳐야 한다.

또 성사 집행에 충실하고 열심히 거행해야 하는 성직자들은 특히 미사성제에 특별한 신심을 가져 매일 성체를 방문하고 그 신비를 묵상해야 한다.

뿐 아니라 생명의 말씀인 성서를 경건한 마음과 애정으로 매일 읽고 깊이 묵상해야 한다.

항상 회개의 생활을 하며 친절과 온유를 가지고 이웃을 대해야 하는 성직자들은 특히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과 고통 받는 사람들에 대한 관심을 잃지 말고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지역 교회의 일치며 사제단의 중심인 주교는 하느님 백성과 사제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지역사회의 특성과 문제점도 파악해야 하며 이를 위해 사제 평의회와 사목협의회를 충실히 운영해야 한다.

또한 특수한 성소를 받은 사람들 특히 수도 공동체를 열심히 보조하고 그들을 선교의 동반자로 인정하여 그들의 고유 사명을 수행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줘야 한다.

종신부제직에 대한 연구와 아울러 독서ㆍ시종직도 한국 교회의 요청과 지역적 특수성을 감안, 교회를 위한 새로운 규정으로 독립된 직책으로 발전시키고 한국 교회 전통을 이어받아 교회내 평신도 직책으로 마련함이 바람직할 것이다.

◆성직자 양성

성직자 양성은 전체 교회의 가장 중요한 임무이며 과제이다. 사제의 증가는 신자들의 수적 증가에 따르지 못해 성직자 부족 현상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그러나 수적 증가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훌륭한 성직자가 요청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보다 훌륭한 성소 지망자들이 많아야 하며 이를 위해 성직자 지망생의 추천 과정도 좀 더 신중하고 엄격해야겠다.

시대의 번잡함과 복잡성으로 인해 성직자들의 봉사 영역도 다양하고 성직 지망자들의 양상도 여러 가지인 점을 감안, 한국 교회는 현재까지의 신학교 제도 이외 경우에 따라 교회가 특수하게 예외적인 양성 계획을 세워 성직자를 배출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성직을 지망하는 학생들이 사회와 교회의 요청에 부응하는 봉사자가 되기 위해서는 지적 교육을 비롯, 영적 교육과 생활교육이 조화 있게 이뤄져야 할 것이다.

발전ㆍ변화하는 사회에 적응 하며 보다 효과적인 봉사를 수행키 위해서 성직자는 서품 후에는 계속 교육과 연수가 필요한데 효율적인 교육을 위해 제도적으로 일정한 계획과 과정이 있어야겠다.

◆성무활동

성직자에게 있어 성무 활동은 의무이며 동시에 은혜이고 삶의 의미이다. 성직자는 성무 활동을 통해 자신의 존재 의미를 확인하게 되고 인간 성숙에 이르게 된다. 이와 같은 성무 활동은 복음 선포와 전례 집전ㆍ교리 교육ㆍ교회 관리 운영 등으로 구분된다.

기쁜 소식을 선포하는 것은 성직자의 특권이며 양도할 수 없는 의무이다. 이는 어떤 임무보다 앞서는 일로서 성직자는 기하 말씀의 선포자라 불릴 수 있다.

말씀의 선포는 실제로 전례를 통해 가장 효율적으로 이뤄진다. 성사와 준성사의 집전으로 교회가 유지되고 성숙되므로 전례 집전은 경건히 행해지고 성실하고 생명력 있는 의식으로 이뤄져야 한다.

예비자 교리는 성직자가 책임지고 솔선수범하여 가르칠 것이며 또한 교회가 선교 공동체가 되도록 많은 수도자들과 평신도들을 참여시켜야 할 것이다.

교회 내 소 공동체가 활성화되고 효율적으로 신앙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많은 소 공동체를 육성함이 바람직하다. 또 교구는 사목 협회와 함께 형제적 관심과 배려로 운영해야 한다.

그리고 한국이 선교 지역임을 감안, 비 가톨릭인이나 비 그리스도인들에 대해서도 개방적이고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사목행정

교회법의 정신대로 10년에 한번은 교구 혹은 한국 교회 사목 회의가 소집되어 교회의 사목ㆍ행정 및 생활에 관한 제 문제들을 검토하고 교회가 당면하고 있는 문제들을 성실히 검토해 현실에 대처해 나갈 수 있도록 주선해야 한다.

사목 회의를 계기로 한국 교회가 나아갈 지침서가 마련되기를 희망한다.

주교 회의는 한국 교회의 중추적이고 지도적인 위치에 있는 만큼 실제로 교회 전체를 대표할 수 있는 성격을 갖춰야 하겠다. 이를 위해 주교 회의 의제에 대한 깊은 연구와 사제 및 평도ㆍ수도자들 중 적격자를 선발해 회의에 참관할 수 있어야 하며 그들로 구성되는 전문 위원회나 자문 위원회를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성직자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에 따라 살아가는 이들이므로 생활은 단순 검소해야 하며 주위 사람이나 가난한 이들에게 위화감을 주는 일이 없도록 각별히 노력해야 한다.

성직자들은 생활의 보장과 안정은 필요하지만 불필요한 것으로 인한 사치와 풍요를 누릴 권리는 없다.

한편 성직자들에게 주1회ㆍ연1회의 휴가가 있어야 하며 일정한 복무 기간이 지나면 안식년을 주어 심신의 휴식과 교육을 통해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는 것이 바람직하다. 교회 공동체는 노쇠나 병고로 인해 정상적인 성무 집행이 불가능한 성직자들을 잘 보살펴야 한다.

성직자의 사회활동은 근본적으로 봉사와 선교라는 기초 위에서 이뤄져야 한다.

그리고 성직자의 사회참여는 교회의 사회참여라는 관련성 안에서 검토 돼야 한다.

성직자들이 정책이나 제도에 대해 격려하고 협력하거나 혹은 비판하고 반대해야 할 경우 그리스도교적 양심과 사목자로서의 책임을 완수하는 범위 내에서 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