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훠꼴라레 3월 생활 말씀] “누구든 죄없는 사람이 저 여자를 쳐라”

입력일 2011-05-17 수정일 2011-05-17 발행일 1983-03-06 제 1345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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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 없는 사람이 저 여자를 쳐라』(요한8ㆍ7) 예수께서 성전에서 가르치고 계실 때,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간음하다 잡힌 여자 한사람을 데리고 와서 앞에서 내우고『우리의 모세 법에는 이런 죄를 범한 여자는 돌로 쳐 죽이라고 하였는데 선생님 생각은 어떻습니까?』하고 물었습니다.

그들은 예수께 올가미를 씌우려고 이런 말을 하였던 것입니다. 실상 그들은 만일 예수께서 돌팔매질에 대하여 반대의 태도를 취하셨다면 율법을 거스르는 행위하고 해서 그분을 고발할 수도 있었습니다. 또한 율법에 따르면 죄를 직접 목격한 사람들이 먼저 죄인을 돌로 치기 시작하고 후에 다른 사람들도 가담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만일 예수께서 죽이는 것이 옳다고 자신의 의견을 표명하셨다면 이것으로써 그들은 죄인들을 향한 하느님의 자비를 알려주는 그분의 가르침을 모순에 빠지게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태연함을 드러내 보이시며 몸을 굽혀 땅바닥에 무엇인가를 계속 쓰시다가 고개를 들어 말씀하셨습니다.

『너희 중에 누구든지 죄 없는 사람이 먼저 저 여자를 돌로 쳐라.』

그들은 이 말씀을 듣자 나이 많은 사람부터 하나하나 사라져 가 버렸습니다. 예수께서는 고개를 드시고 그 여인에게 『그들은 다 어디 있느냐? 너의 죄를 묻던 사람은 아무도 없느냐?』하고 물이시자 『아무도 없습니다. 주님』하고 여인은 대답했습니다. 『나도 네 죄를 묻지 않겠다. 어서 돌아가라. 그리고 이제부터 다시는 죄짓지 말라』『너희 중에 누구든지 죄 없는 사람이 먼저 저 여자를 돌로 쳐라.』

이 말씀으로 예수께서 물론 간음과 같은 죄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나타내 보이시는 것이 아닙니다. 『어서 돌아가라. 그리고 이제부터 다시는 죄짓지 말라』고 하신 그분의 말씀은 하느님의 계명이 어떤 것인지 명백하게 말해 줍니다.

예수께서는 자신의 죄를 깨닫지 못하고 죄를 범한 형제에 대하여 판단하는 인간의 위선을 파헤치고자 하십니다. 이미 잘 알려진 다음 구절의 말씀은 이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남을 판단하지 말아라. 그러면 너희도 판단 받지 않을 것이다. 남을 판단하는 대로 너희도 하느님의 심판을 받을 것이고 남을 저울질 하는 대로 너희도 저울질을 당할 것이다.』

(마태오7, 1-2)

이로써 예수께서는 또한 율법의 명목 아래 인간을 무시한다거나, 또는 잘못을 범한 사람이 마음속에서 우러나올 수도 있는 통희를 고려하지 않는 사람들을 향해서도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잘못을 범한 사람들에 대한 그분의 태도가 어떤 것인지를 분명하게 보여주십니다. 즉 자비를 지니는 것입니다. 간음한 여인을 고발하던 사람들이 사라져 버렸을 때 『자비를 입은 자와 자비이신 분 두 사람이 남게 되었다.』고 성 아우구스띠노는 말합니다.

『너희 중에 누구든지 죄 없는 사람이 먼저 저 여자를 돌로 쳐라』이 말씀을 어떻게 실천에 옮길 것인가요?

어떠한 형제를 대하든지 우리도 역시 죄인임을 기억함으로써 입니다.

우리 모두에게는 죄가 있으며 만을 우리가 커다란 실수를 범하지 않았다고 생각된다면 그것은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죄에 빠지게 했거나 하느님으로부터 멀어지게 한 극한 상황의 압력을 우리가 모면할 수 있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그들이 입장에 놓이게 된다면 어떻게 처신하였겠습니까.

우리도 역시, 우리를 하느님께로 연결시켜 주어야 할 사랑의 고리를 끊어뜨렸으며 그분께 충실하지 않았었습니다.

어느 모로 볼 때 우리는 그분에 대하여 간음죄에 빠진 것입니다.

만일 유일하게 죄 없는 분이신 예수께서 간음한 여인에게 먼저 돌을 던지지 않으셨다면 우리는 더구나 어느 누구를 막론하고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모든 이를 향해서 자비심을 지니고 사정없이 죄 값을 치르게 하려는 충동을 억제하며, 용서하며 잊어버릴 줄 알아야 할 것입니다.

마음속에 판단이나 원한의 찌꺼기를 남기지 말아야 합니다. 여기에서 우리를 형제들로 부터 미어지게 하는 분노나 증오가 솟아날 수 있는 것입니다. 마치 새로운 사람처럼 모든 사람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마음속에 판단이나 비난을 지니는 대신 각 사람을 향하여 사랑과 자비심을 지님으로써 우리는 그가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도록 도와주게 되며 매번 다시 시작하도록 용기를 북돋아 주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