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일선 교리교사의 수기] 45. 상/정점길

정점길ㆍ서울 도봉동본당
입력일 2011-05-16 수정일 2011-05-16 발행일 1982-11-21 제 1331호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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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된 賞은 主께서 내리시는 영원한 賞
작은賞 기다리다 영원한 賞 잃는 愚범하지 말아
『先生님! 너무 너무 좋아요 상을 많이 타게되었어요』

校庭의 노란 은행잎이 황혼빛에 젖어 드는것이 하도 아름다와 잠시 바쁜 일손을 멈추고 창 밖으로 시선을 주고 있을 때였다.『정선생! 전화요』하는 말에 얼른 달려가 전화를 받자마자 들려온 안나 선생님의 흥분된 목소리였다. 평소에 차분하고 조용한 선생님이라 좀처럼 속마음을 잘 드러 내지 않는 안나 선생님도 그날은 꽤 흥분된 어조였다.

중등부 교리경시대회를 마친 후의 이야기이다. 교리 경시대회를 준비 할때 만해도 항상 학생들에게『상이 문제이겠는가? 이런 기회에 하느님의 말씀을 좀 더 깊이 깨닫고 가까이 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지』라고 말했다. 그러나 막상 시험을 치르고 난 후에는 결과가 기다려지는 것은 어쩔수 없었다. 교리경시대회를 준비 하느라고 쏟은 열의가 컸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심리학에 補償 (보상) 이라는 말이 있다. 어떤 행위에 대하여 代價를 치르는 것을 말하리라. 누구나 자신의 행위에 대하여 결과를 알고 싶어하고, 또 어떤 보상을 요구하고 보상에 만족, 또는 불만을 표하기도 한다.

우리 교회내에도 결코 예외는 아니리라. 마침 평신도의 말 강론 재료를 준비하다보니「가톨릭대상」시상에 관한 문제가 제기된 것을 보았다.

물론 깊은 뜻은 잘 모르겠지만, 하느님의 백성으로 주어진 본분에 충실히 임한 것으로써 교회로 부터 상을 바라고,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행여 하느님께서 주실 상을 잃을까 염려스럽다.

우리의 모든 것은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맡겨 주신 것이다.

성서에 제자의 도리를 말하며『네가 가진 모든 것을 버리고 나를 따르라』고 하신 것은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의 참 된 소유주가 하느님이심을 알고 행하라는 뜻인 줄 안다.

내가 주일학교에 종사 하는것이 가장 흐뭇하고 보람을 느끼는것도 바로 아무 보상도 없이 일할 수 있는 때문인지도 모른다.

어느 봉당에서 주일학교 교사에게 보수를 주자는 제안 때에 마침 그 자리에 강사로 초대되어 갔었기에 나는 완강히 반대했었다.

보수를 받아야 교사를 하겠다면 차라리 주일학교를 하지 않는편이 나으리라고.

참 된 상은 하느님께서 내리시는 영원한 상이다. 작은상을 기다리는 영원한 상을 잃어버리는우(愚)를 범하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좀더 눈을 높이뜨고 멀리보는 신앙인의 자세가요구된다. (계속)

정점길ㆍ서울 도봉동본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