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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백주 사목회의 - 의안준비위원회 중간보고] 5. 선교 - 하

강우일ㆍ신부ㆍ선교 의제 담당 연구의원
입력일 2011-05-16 수정일 2011-05-16 발행일 1982-10-10 제 1325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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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신학적 현실분석 시급
다각적 선교방법 모색돼야
부조리가 대사회 참여 유발
교회에 대한 신뢰감 증대돼
남북 분단 등 불안요인 선교적 전망에 큰 도움
■ 정치

해방 이 후 6·25와 수차례 걸친 정전 변동을 체험해 온 국민은 완전한 의미의 민주주의 의회 정치가 참으로 달성하기 어려운 이상임을 절감하고 있으며, 일반적으로 정치인들에 대하여 신임을 주지 못하는 실정이다.

특히 고려와 이조시대의 장기간에 걸쳐 다져져온 중앙 집권적 체질은 국가 생활 전반에 깊이 뿌리를 내렸으며 지방 자치제의 독립성과 창조성은 마비되어 모든 차원에서 상부의 지시와 명령이 없이는 일이 추진 되지 못하는 구조가 형성되었다. 그리하여 매사에 있어 상부의 지침만을 기다리고 스스로의 책임을 회피 하려는 소극적인 정신 풍토가 조성 되었고 상부 권력층에 변동이 있으면 말단 직책에 까지 즉각적인 영향이 미치는 단순 수직구조가 굳어졌다. 또한 국가 경제력의 미흡으로 관리에 대한 처우가 항상 수준에 미치지 못함으로써 이는 모든 부정 부패의 근원이 되었으며 국민생활 전체에 부정부패를 체질화시키는 요인이 되었다.

그런데 이러한 정치 세계의 부조리는 사회 문제에 대한 교회의 관심과 참여를 유발시켰고 교회가 정의의 회복을 부르짖고 이를 위해 일하게하는 동기가 되었다. 그결과 정치 세계에 대한 국민의 불신은 교회에 대한 신뢰로 탈바꿈하여 교회의 선교적 전망에서는 오히려 도움이 되어온 실정이다.

남북분단과 무력대치 사태의 반영구화는 국민들에게 항구적인 심리적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으며 이러한 상황은 많은 이들에게 무의식 중에 초월적인 절대자를 향해 나아가고 의지케하는 심리적 배경을 촉진 시켜왔다. 그런 의미에서는 불행한 사태가 교회의 선교적 전망에서는 오히려 도움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現한국교회의 선교 정책 및 현황분석

■ 선교정책의 결핍현상

현재까지의 한국교회에서는 선교 신학전인 현실 분석에 의거하여 수립된 교구차원 또는 본당차원의 선교정책은 전혀 찾아 볼 수 없는 형편이다.

대부분의 경우 자발적으로 교회를 찾는 사람에게만 예비자 교리를 통해 입교토록 안내하는 아주 소극적인 자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그 원인은 여러가지로 분석될 수 있겠으나 근본적으로 지금까지의 교회구성원 전체가 선교의 긴급성과 필요성에 대하여 깊은 인식을 갖지 못하였다.

그 이유로는 교회 신앙 생활의 대부분을 성사 생활에만 국한 시킨 경향에 있었고 교회의 최저 단위를 장소적 · 지역적으로 구분 설정하고 신앙적 활동도 그 구분의 경계를 넘지 못하도록 되어 있었으므로 신앙인의 기본적 자세가 정체적이요 소극적이었다. 이러한 소극적 기본 자세가 생긴 것은 교회관의 협소함 때문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즉『교회밖에는 구원이 없다』는 명제를 편협하게 이해하며 비신자 · 갈라진 형제들 · 타종교인 · 무신론자등을 구원의 범주에서 완전히 제외하거나 무시하려 하는 독선적 교회관이 모두의 신앙 자세를 크게 지배하고 있었다. 따라서 스스로 교회를 찾지 않거나 신앙을 거부하는 사람들에게 특별한 선교적 노력을 기울여야할 긴박성을 느끼지 못했 던 것이다.

또 한가지 이유로 교회안에 오랜 세월을 두고 정착 되어온 위계적 질서 체제이다.

교회를 피라밋 형의 위계구조를 통해서만 이해함으로써 교회의 모든 활동의 주역이 성직자 · 수도자들에게만 위임된 것이며 평신도들은 항상 피동적 위치에서 개인적인 수덕 생활에 전념하는 것으로 만족하는 전통이 굳어져 왔다는 것이다. 따라서 선교의 역군이 될 수 있는것도 성직자 · 수도자들 뿐이라는 인식이 강하게 작용해왔으며 성사 집전과 관리만으로도 시간이 부족한 성직자들이 교회 밖을 향하여 선교적 열정을 불태울 가능성이 희박했던 것은 자연스러운 귀결이라 아니할 수 없다.

■ 선교전략에 관하여

남의 권유를 받거나 자발적 원의에 의하여 교회의 문을 두드리는 예비자들을 맞이 하는 과정에 있어서 한국교회는 사춘기적 미숙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즉 한국교회는 일반적으로 「한국인의 종교 심성을 십분 응용한 교리교육 방법론을 개발하지 못하고 신학적 명제의 요약과 같은 교리의 주입식 교육에 의존 하고 있다.」

「예비자들을 가르칠 수 있는 교리 교육 지도자들이 너무나 부족한 현상이며 본당 차원에서도 이들을 양성하려는 의지가 부족하다.」

「새로 찾아온 예비자들이 마음 놓고 접근하여 친밀감을 느낄 수 있는 수용 태세가 갖추어져 있지 않은 채 방치 하고 있다.」 「장기간의 이론적 교리 교육으로 교회를 찾고 있는 사람들에게 큰 부담감을 주고 있다.」「영세 입교한 후에도 그 믿음을 자전, 성장 시킬 수 있는 재교육 제도가 미비하다.」

「영세 입교한 사람들이 공동체안에 설자리를 발견하고 교회의 신앙 생활에 기쁨과 보람을 찾을 기회를 마련해 주지 못한다」「연령별, 학력별, 직종별 등 여러 가지 다양한 각도에서 선교 활동을 전개하지 못하고 본당 이라는 지역적 범주에만 의존하고 있으므로 다원적 사회에서 생활하는 현대인들을 폭넓게 접촉하지 못한다」

그러나 최근에 이르러 교회내의 의식 변화에 따라 몇 가지 선교 전략이 개별적인 차원에서 시도되어 상당히 좋은 성과를 거두고있는 면도 있다.

「모든 신자들이 주위 친지를 교회로 인도하자는 운동이 조금씩 결실을 맺고 있다」「전도지 등을 통한 교회 안내에도 많은 성과가 있다」「중 · 고등학생들의 경우 감수성이 예민하여 복음을 받아들일 태세가 가장 잘 되어있으므로 지도자들의 열성적 인도만 곁들여지면 역시 많은 열매를 맺을 수 있다」

「구역 반장등 평신도들도 교육을 통해 예비자 교리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케 함으로써 좋은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교리 교육은 예비자들 스스로가 참여 하여 진행하는 활기 있는 수업으로 변화시킴으로써 많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 밖에 선교를 직접 지향하지 않아도 자연적으로 선교적 효과를 가져오는 사건이나 현상도 찾아볼 수 있다.

「사회정의 문제에 교회가 적극적인 자세를 취함으로써 교회는 정의의 수호자라는 인식을 사회에 널리 보급하였고 그 결과 많은 이들이 교회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1백20주년 신앙대회와 같은 대규모 행사를 실시하여 일반홍보매체의 관심을 집중시켰고 가톨릭교회의 이미지를 다양한 방법으로 심어줌으로써 많은 이들을 신앙으로 까지 인도하게 되었다」「병자 방문 또는 상가 방문과 연도 활동을 통해 적지않은 영세 임교자를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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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우일ㆍ신부ㆍ선교 의제 담당 연구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