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인공유산에 따른 합병증 - 가톨릭의대 김수평 교수를 통해 들어본다] 2. 자궁체부의 손상

김수평ㆍ가톨릭 의대 교수
입력일 2011-05-16 수정일 2011-05-16 발행일 1982-10-03 제 1324호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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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위해는 자궁천공
아랫배에 예리한 통증…세밀한 관찰 필요
장간막 손상으로 복강내출혈 일으키기도
전회에서도 연급했지만 임신초기에 시행하는 인공 유산일지라도 임신에 의해 자궁 경부와 자궁체부는 아주 부드러워져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한다. 특히 태반이 착상된 부위의 자궁체부 쪽은 비대칭형으로 부드럽게 부풀어 올라 얇아져있다. 자궁경관을 기대시켜 자궁내용물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소파수술의 경우건, 진공흡입에 의한 방법이던 일단은 자궁감(子宮腔) 안으로 타반감자나 진공 흡입기의 플라스틱이나 속으로된 관, 그리고 큐렐 (Curette)이라는 쇠주걱을 넣어 조작을 해야 한다. 이때 자궁체부에 일으킬 수 있는 손상 중 가장 위해한 것은 자궁 천공이다.

이러한 기계 조작은 충분히 자궁경관을 개대한 후 그 개대된 자궁 경관을 손상시키지 않고 통과할 수 있는 기계들 중 크기가 가장 큰 것을 이용해야 천공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자궁천공은 자궁이 전굴인지 후 굴인지 확인 하기 위해 또는 자궁의 크기를 재기 위해 자궁내에 밀어넣는 가느다란 소식자 가장 가느다란 자궁경관 대개기와 작은 큐렐등에 의해 더욱 쉽게 일어난다. 견고한 자궁 경관을 억지로 개대시킬 때 많은 힘이 가해지면 손의 감각은 둔해지기 마련이다. 이따 자궁경관을 통과한 개대기 (확장기)의 끝이 가해진 힘의 여력으로 내자궁 경관구의 위까지 더욱 들어가면서 전굴 또는 후굴된 자궁체부의 벽을 쉽사리 뚫게 되는데 가느다란 개대기일수록 쉽게 천공을 일으켜 다음 굵기의 확장기를 교대로 넣어 자궁경관을 넓힐 때 자궁체부의 천공된 구멍으로만 계속 개대기가 들어가 그 천공부위가 더욱 넓어질 수 있다.

자궁경부의 국소 마취시에는 환자가 깨어 있기 때문에 자궁 경관 협부의 천공시와 마찬가지로 첫번째 천공이 일어날 때, 아랫배에 예리한 통증을 호소하지만 정맥내 마취약제의 투여로 환자가 의식이 없을 때에는 전술한 바와 같이 가장 굵은 자궁경관 개대기 (확장기)또는 태반감자 흡입기의 플라스틱이나 금속관 또는 큐렌등의 기계가 들어갈 때까지 모르는 수도 있다. 일단 자궁 천공이 의심스러우면 모든 조작을 일시 중단하고 환자를 입원시켜 면밀히 관찰 해야 하며 복강경 검사나 시험 개복을 시행해야하는 경우도 있다. 자궁전부의 현관이 적은 부분이 작게 천공된 경우엔 성공적으로 모든 조작을 끝낼 수도 있으나 출혈, 감영등의 염려가 있으므로 조작후 항생제와 자궁수축제의 투여와 함께 환자의 세밀한 관찰이 요구된다.

일단 자궁체부의 전공이 발생한 부위를 통해 다음 단계의 기계 조작을 시행하는 경우에는 태반감자 또는 진공 흡입관 큐렐 등의 기계에 의해 골반 강내에 있는 장기들이 손상을 받는 수가 있다. 태반 감자는 초기 임신에서라도 자궁내에서 성장하고 있는 태아와 태반을 뜯어내는데 이용되는 기계 이므로 천공된 부위로 이 기계가 들어가면 골반강내에서 태반 감자에 의해 붙잡히는 조직을 태아와 태반으로 잘못 알고 뜯어내는 수가 있다. 장을 보호하고 있는 장간막이 손상을 받으면 장간막의 수많은 혈관이 터져 복강내 출혈을 일으키고, 장이 손상을 받는 경우는 심하면 장천공이 일어나 대변의 누출로 복막염을 일으켜 개복수술을 요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요관 (尿管)의 손상으로 소변이 누출되기도 한다.

진공 흡입에 의한 인공 유산은 가정용 진공 소제기와 같이 전기 모태 펌프에 의해 진공 상태로 만들어진 유리병에 연결된 관의 끝에 플라스틱이나 금속으로 만들어진 흡입관을 개대된 자궁경관을 통해 자궁강내에 넣어 태아와 태반을 흡입하여 뜯어내는 방법이다.

조작시간이 짧고 간편하며 외부로 흘러나오는 출혈이 적어보여 시술자들이 마음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흡입관의 끝이 받는 압력은 수은주 압력으로 50 ~ 70미리반에 달하므로 일단 천공된 자궁체부를 통해 흡입관이 골반강내로 들어가서 장이나 장간막이 끌려나와 무리하게 빨아내면 앞서 말한 손상들을 모두 받게된다.

플라스틱 흡입관도 부드럽고 유연한 관과 딱딱하고 견고한 관이 있는데 전자는 자궁체부에 대한 손상을 적게할 수 있는 반면 시술자의 손에 느끼는 감각을 둔화시키고 그 끝이 조작중에 부러져 자궁강내에 조각을 남길 수 있으므로 자궁강 속에서 돌려가면서 조작을 할 때 주의 해야 한다.

자궁 감자를 이용하든 진공흡입 소파를 하던 간에 태아와 태반을 뜯어낸 다음에는 큐렐 (Curette)이라는 쇠주걱으로 자궁강내를 긁어 내어 잔유물이 남지 않도록 하는 조작이 뒤따르게 된다.

이때 사용하는 큐렐이 너무 그 끝이 작으면 이 때에는 임신으로 부드러워진 자궁벽을 천공시킬 수 있으므로 자궁 경관이 개대된 정도와 임신 주수에 따른 자궁의 크기에 알맞는 사이즈를 택해야 한다.

또 흔히 소파 수술을 받는 여성들이 『깨끗히 해주세요』하는 말들을 흔히 하는데 이는 태반 잔유물이 남거나 임신으로 인해 두꺼워진 임신자궁 내막 (탈락막)이 며칠 동안 떨어져나오면서 출혈을 일으키므로 깨끗하게 긁어내 달라는 말이다.

깨끗하게 하기 위해 끝이 칼날같이 예리한 큐렐으로 힘있게 빡빡 긁어내는 경우에는 자궁내막을 넘어 자궁근육층에까지 상처를 입히게 되는 수가 있다.

자궁강 (子宮腔)쪽의 근육층의 손상은 신체의 다른 부위의 손상과 마찬가지로 출혈을 있으킬 수 있고 병균의 침입 통로가 되고 치유 과정에서 반흔 조직끼리의 유착이 일어나서자 궁강내에 섬유성 조직이 엄겨붙는 경우도 있는데 체질에 따라서는 일어나는 사람도 있다.

이러한 경우에는 전회에서 기술한 자궁경관 유착시와 같은 월경곤란증이나 임신을 원해도 임신이 안되는 2차성 불임에 빠질 수가 있다.

실로 만 (萬)에 하나 합병증이 발생한다 해도 발생한 측의 입장에서 보면 100% 발생한 격이 된다.

(계속)

김수평ㆍ가톨릭 의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