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인공유산에 따른 합병증 - 가톨릭의대 깁수평 교수를 통해 들어본다] 1. 자궁경관 개대에 따른 합병증

김수평ㆍ가톨릭의대 교수
입력일 2011-05-16 수정일 2011-05-16 발행일 1982-09-26 제 1323호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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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한 개대시 균침입·통증·열상 등 초래
첫 조작서 실패때는 수혈·개복수술 필요
「자궁경관 무력증」으로 습관성 유산·조산 일으키기도
합병증은 임신주수에 비례적으로 증가
외과적 수술을 요하는 많은 질환에서도 고도의 의술을 가지고 환자를 치료 하더라도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들은 있다. 그런데 무지 때문에 그리고 무절제한 성생활의 결과로, 또는 가족 계획을 하고 있는 부부들도 현명치 못한 대처로 인해 원하지 않는 임신을 하는 경우 받지 않아도 될 수술 - 인공유산을 받음으로써 모체측에 발생 될 수 있는 합병증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한다. 인공 유산이 국가적 차원에서 인구 증가 억제책의 한방편으로 합법화 된다 하더라도 가족 계획을 원하는 부부들에게 이것이 절대적인 해결책이 되어서는 안된다. 많은 나라에서 인공유산에 관계되는 법률이 바뀌고 있지만 인공유산을 둘러싼 윤리적 사조는 변하지 않고 있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필자는 인공 유산을 둘러싼 사회적 · 종교적 · 윤리적 문제점들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더라도 인공 유산을 받음으로써 의학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들에 대해 기술 하고자 한다. 『설익은 과일을 억지로 따내려고 할 때 우리는 흔히 나무가지 찢어지거나 꺾이는 것을 볼 수 있다』 (잉그란트로비쉬)

일반적으로 인공 유산에 따른 합병증은 임신 주수에 따라 비례적으로 증가한다.

대체로 인공 유산은 임신 12주 이전에 시행되는 초기 인공 유산과 12주 이후에 시행되는 중반기 인공유산으로 나누는데 초기 인공유산의 경우도 수정란의 착상 이후 6~8주까지나 8~12주까지 합병증의 발생과 이에 따른 위험이 크게 달라진다.

인공유산은 시술자의 경력과 경험에 따라서도 그 합병증의 발생은 반비례한다. 보통 수술시야를 완전히 노출시키고 육안으로 확인하며 시행하는 수술이 아니라서 수술전 월경력에 따른 임신 주수의 정확한 산출과 그에 따른 임신 자궁의 크기와 위치를 확인 해야 한다.

대부분의 여성의 자궁 위치는 전굴되어 있는 것이 보통이나 선천적으로나 유산 또는 분만 후 자궁을 지지하는 인대의 이완으로 골반 강내 염증이나 종양 등 어떠한 질환으로 후굴이 되어있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시술자는 양손을 이용하거나 자궁 소식자 등을 사용하여 자궁의 전 · 후굴 상태를 확인 해야 한다. 이는 인공유산을 위해 이용되는 기구들이 모두 자궁에 알맞게 사용되도록 구부러져 있기 때문이다

보통 초기 인공유산에서는 자궁 경관을 넓게 열고 난 뒤 태반 감자나 태아 분쇄 감자를 이용하여 태아(배아)와 태반을 뜯어낸 뒤 큐렐(Curette)이라는 쇠주걱으로 태반의 찌꺼기와 임신성 자궁내막(탈락막)을 깨끗이 긁어내는 소파수술과 진공 흡입만 출법을 이용하고 있다.

될 수 있는대로 자궁 경관을 넓게 열어 주어야 자궁 내용물을 제거하기가 편리하며 반드시 꽉 조여져있는 내 자궁 경관구를 확실히 개대 시켜야한다. 이렇게 자궁경관을 열어주는 방법으로「라미나리아」라는 건조시킨 해초(海草)의 줄기를 이용하거나 금속으로 된 자궁 경관 확장기를 이용한다.

라미나리아는 성냥 개비 정도의 굵기와 크기로 된 건조시킨 해초의 줄기로 이것을 자궁경관에 끼워 넣으면 자궁 경관속에서 수분을 흡수하여 4시간내지 8시간 뒤에는 퉁퉁하게 부풀어 올라 성인 남자 새끼 손가락 크기로 되면서 자궁경관을 개대시킨다.

또한 짧은 시간내에 자궁 경관을 열어 주기 위해서는 금속으로 된 여러가지 굵기의 자궁경관 확장기를 사용한다. 굵기가 가느다란것에서부터 굵은것까지 순서대로 알맞게 자궁 경관이 열릴 때까지 상당한 힘을 주어 교대로 밀어 넣어 자궁 경관을 열어 준다.

라미나리아를 이용하는 자궁 경관 확장기를 이용하는 모든 조작은 철저히 소독된 기구들을 사용해서 이루어 져야 하는데 때로는 불결한 개인 위생과 철저한 무균조작의 실패로 인하여 억지로 자궁 경관을 열었을 때 손상 받은 부위는 어떠한 균이든 침입할 문이 될 수 있다.

자궁이 지나치게 전굴되거나 후굴되어있을때, 또는 자궁 경관의 폐쇄성 유칙이 있을때는 라미나리아나 자궁경관 확장기 혹은 자궁 소식자를 넣을 때 주의 해야 하는데 잘 들어가지 않는 것을 억지로 밀어넣는 경우에는 자궁경관이나 자궁경관의 협부가 천공되는 수가 있다.

이런 경우 환자가 전신 마취가 되어있지 않은 상태에서는 하복부에 예리한 칼로 찌르는것 같은 통증을 호소하는 수가 있으나 전신 마취가 된 경우나 모르고 계속 수술 조작을 시행하는 경우에는 심각한 후유증을 초래할 수 있다.

천공 손상 받은 부위의 세균의 감염, 손상 받은 부위에 큰 혈관이 다친 경우에는 급성 출혈 - 자궁 경관을 통해 외부로 계속 출혈이 멈추지 않고 나오는 경우와 골반강과 복강내로 출혈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손상 받은 장기에 대한 방어 기전으로 초래되는 장간막의 유창등이 일어날 수 있다.

이러한 첫 조작에서의 실패를 즉시 알아차린 경우에 시술자는 환자를 입원시키고 항생제의 투여와 함께 주의 깊은 관찰을 통해 수혈과 개복 수술 여부의 결정을 해야 한다.

자궁경관이 라미나리아의 팽창력보다 견고한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어떻게 해서 억지로 라미나리아는 삽입했는데 내자궁경관구 위쪽 부분과 외자궁 경관구 바깥쪽 부분의 양쪽 끝만이 부풀어 올라서 라미나리아는 아령 같이 되어 끼여 있는 수가 있다. 충분한 시간이 지난 뒤 자궁 경관이 열렸으려니하고 라미나리아를 제거하려고 하지만 이 것이 빠져 나오지 않아서 고생하는 얘들이었다. 억지로 빼내려고 잡아 당기다가 라미나리아가 끊어져 라미나리아 조각이 내 자궁 경관구의 안쪽 자궁강내에 남거나 빠져 나오더라도 억지로 빼내는 힘 때문에 내자궁경관구 근처와 자궁경관을 따라 깊은 열상(裂傷)을 초래한다.

자궁경관의 열상은 금속으로 된 확장기를 이용할 때에도 발생할 수 있다. 자궁 경관의 열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세균의 감염은 항생제의 발달로 인해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 해도 자궁 내용들을(태아와 태반 · 탈락막)의 와전 제거 후에도 상처의 완전한 치유 전까지의 계속되는 출혈은 빈혈을 초래할 것이고 급성 다량 실혈은 환자의 쇼크를 초래해 다량 수혈과 자궁의 완전 제거를 위한 개복 수술을 필요로 하게된다.

이러한 일이 없더라도 자궁 경관열상의 치유 과정에서 염증성 반응으로 초래되는 자궁 경관 반흔 조직의 유착으로 인해 월경 곤란증과 영구 불임은 또 산부인과적 수술 조작을 필요로 하게 된다. 또한 자궁 경관의 무리한 개폐에 따른 내자궁경관구의 손상은「자궁경관무력증」을 일으켜 다음에 원하는 임신을 했을 경우 태아가 중량을 갖기 시작하는 시기인 중반기 임신 중에 자궁 경관이 저절로 열리면서, 유산이 일어나거나 임신 제2기에 조산을 경험하게 된다. 이러한「자궁경관 무력증」으로 인한 습관성 유산 · 습관성 조산환자는 초기 임신 이후에 자궁 경관을 끌어 매주는 수술을 또한 받아야 한다. 실로 병주고 약주는 결과를 가져와서는 안되겠다. (계속)

김수평ㆍ가톨릭의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