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반사경]

입력일 2011-05-16 수정일 2011-05-16 발행일 1982-09-12 제 1321호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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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 巨人 김태식이 쓰러졌다. 힘겨운 상대를 만나 힘든 시합이 몰고온 불행스런 결과였다.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세계의 복싱 왕좌에서 까지 올랐던 집념의 사나이 김태식 - 그도 힘과 枝가 한수 앞선 강자 앞엔 力不足이었다. 세계 정상을 향한 재기전이란 이름의 이 日戰은 김 선수에겐 만신창이의 상처만 남겼다. ▲ 최선을 다한 패장이 장시간의 뇌수술 첫 마디 말은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나에게 많은 성원을 보내준 팬들에게 아무것도 보답 못해 죄송합니다』- 안타깝게 더듬거리는 이 말에서 우리는 그에게 붙여진 작은 거인이란 별명이 무색치 않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는 최선을 다했고 그리고 성원에 보답 못한 자신의 力不足을 솔직히 시인하며 사과했던 것이다. ▲ 만신창이의 패장이 병상에서 더듬었던 이 한마디 말에 새삼 호감이 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자신이 맡은바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그렇게 많지가 않기 때문이 아닐까. 또한 그것은 자신의 허물을 합리화하기 위해 온갖 미사 연구를 늘어놓는 사람들을 우리 주위에서 너무 나도 많이 보아 왔기 때문 일런지도 모른다. ▲ 인간의 모든 죄악을 용서해 주기는 주께서도 위선의 죄만을 엄히 다스리신다. 간교한 입놀림으로 자기 변명을 늘어 놓는 위선자들을 주께서는 독사의 족속이라고 매도하신다. 위선은 다른 사람들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마저 속이는 이중의 범죄인 것이다. 주께서도 지적 하셨 듯이『회당에 들어가면 높은 자리에 앉기를 좋아하고 길에 나서면 인사 받기를 좋아하는』사람이 자기 변명을 구차하게 늘어 놓는 경우를 흔히 본다. ▲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하기 위해 말장난을 늘어 놓는 것만큼 어리석은 사람은 없다. 자신의 처지가 하느님 앞에 떳떳하다면 묵묵히 살아 가면 될 일이다. 주님께 떳떳한 일이면 어느 누구에게도 떳떳할 수 있을 것이니 말이다. 만약 그 반대 경우라면 조용히 반성하며 겸손되이 그 잘못을 빌어야 할 것이다. 어느 경우에나 그렇게 큰소리 칠일이 못된다. 작은거인의 피맺힌 절규처럼 자신에게 보다 솔직할 수는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