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이태리「알비」마을 코레아 씨들 광녀 한국인 후손인가? 3

입력일 2011-05-10 수정일 2011-05-10 발행일 1982-05-16 제 1305호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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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서 귀향한 자 도움으로 최연장자와 소통
가계 뿌리가 어디서부터 시작됐는지 알지 못해
안토니오가 이 곳까지 올 수 있었을런지도 의문
적만한 분위기 감도는 산간벽지
「알비」마을은 아득히 들려 오는 장닭의 울음 소리와 남덩이 같은 정직을 깨는 교회의 종소리가 이따금 들리는 외에는 살아 있는 것이라고는 마을에 아무 것도 없는 듯한 적만한 남부 이탈리아 깔리브리아 산간 지방의 가난한 벽지였다. 하학 후 왁자지껄 떠들며 학교에서 풀려 나오는 어린 학등들의 수선스러움만 없었더라면 고요 하기 짝이 없는 숨막힐 듯한 한가로운 분위기가 며칠이고 감돌 듯한 그런 한촌이었다.

지금으로부터 3백 70여년 전 한국인으로서는 최초로 서양 땅을 밝은 것으로 기록된 안토니오ㆍ코레아의 후손으로 추측되는 코레아 성을 가진 이탈리아인들의 大姓 마을로 밝혀진 알비 태베르나 마기사노 체르바 등 작은 촌락들은 구절 양장의 혐준한 길을 꼬불 꼬불 따라 이 지방 州部인「카탄자로」에서 자동차로 모두 1시간 내지 1시간 반 쯤 걸리는 거리에 놓여 있었다.

기자는 이 지방을 탐방 하기 위해 지난 2월 말「로마」에서 이티 항공의 DCI9 비행기를 타고 칼라브리아지방 유일의 비행장이 있는 라메찌아ㆍ테르메에 도착 공항 근처의 한 여관에 여장을 플고 이튿날 아침 찌푸린 날씨를 염려하면서 버스 임대차로「타베르나」와「알비」로 향했다.

카탄자로 도심지의 지옥 같이 얽히고 설킨 미로를 헤맨지 1시간 만에「시라」고원 지대의 험준한 산간 포장도로가 나타 났다. 해발 고도 7백 ~ 9백미터 위로 뻗어 있는 아찔아찔한 산허리 길을 감돈지 1시간 만에 봄이 파랗게 깔린「알비」마을에 접어 들었다.

산등성이에 덜렁 얺혀 있는 마을에는 영어를 하는 사람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마을밑 깊은 계곡에는 아스라히 산간 촌락들이 피어 오르는 아지랑이에 보일 듯 말듯하고 마을을 뒤덮은 은회색 올리브 나무들은 봄 준비로 말끔히 전지(剪枝)가 되어 있었다.

우선 국민학교부터 찾았다.

설마 선생님들 가운데 영어 한마디라도 할 줄 아는 사람이 있겠거니하고 그러나 머리카락이 까만 이방인의 돌연한 출현에 자지러지게 재미있어 하는 학동들의 들끓는 환호 속에서 영어나 독어를 구사할 줄 아는 선생님은 한사람도 찾아 볼 수 없었다.

학생 75명에 선생이 12명인 니코라ㆍ카니노 소학교라는 이 학교의 프랑크ㆍ다라리코라는 얼굴 예쁜 여선생이 선뜻 나서 기자의 소매를 잡고 한 두마디 영어로 최근 카나다 이민 생활에서 귀향했다는 살바도레ㆍ데르데노라는 사람에게로 인도해 주었다ㆍ수업을 중단 시킨채. 데르데노씨는 그의 12살 먹은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는 아들과 하던 일손을 집어치우고 일어서 기자를 도와주겠다고 나섰다.

그는 시원시원한 목소리로 자기는 카나다와「토론토」에서 목수 일로 돈을 벌어 고향에 2층 집을 지어서 귀향 했노라며 이 마을의 코레아씨들에 관한 질문에 있다면 마땅히 코레아 家 연장자를 만나야 되지 않겠느냐면서 이 마을의 최고령 코레아씨 중의 하나 ㆍ파을로(83歲)노인에게로 안내 했다.

파울로씨는 꼭 불씨를 살리면서 코레아 家의 가계에 대해서 들려준다. 자기 집안은 조부가 암부로조ㆍ코레아 중조부가 우리세ㆍ도토레ㆍ코레아 고조부가 도미니코 그 위가 루이지 그리고 그 위가 리치노미라는 것만 알지 그 이상은 알 수 없다면서 가계의 뿌리가 어디에서부터 비롯된 것인지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알비」마을에는 전후부에 등재되어 있는 코레아씨가 아도ㆍ코레아 파스쿠에라 로사 등 등 18명이 있는데 이 마을에 사는 2백50명 ~ 60명 정도의 코레아씨들 가운데 최근에 역시 카나다에서 돈 벌어 귀향 알비에 3층 점포를 짓고 있는 부르노ㆍ코레아씨가 가장 영어를 잘하였다.

부루노ㆍ코레아씨들은 자기들의 코레아 성이 한국(코레아)과는 상관이 있을 것 같지 않다면서 안토니오ㆍ코레아가 그 옛날에 여기까지 내려 올 수 있었을까 하며 짙은 회의를 나타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