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루르드」성체대회 한국 대표단 성지순례기 - 순례 2만리] 15. 갈릴리 호수

유재두 부장
입력일 2011-05-10 수정일 2011-05-10 발행일 1982-04-11 제 1300호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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水面을 걸으시는 주님 모습 보이는 듯
빵5개와 물고기2마리로 5천명 먹인 기적지엔 기념품 가게 만이
 主의 주된 활동 무대「가파르나움」 - 폐허된 베드로의 집터가 아직도 
「가나」 를 떠난 한국 순례단 일행은 동북쪽으로 계속 달려 갈릴리 호수를 한 눈에 내려다 보는 호수 서남단 언덕에 도착 했다.

멀리 북쪽으로는 골란고원이 병풍 처럼 감싸 주고 있고 남쪽으로는 요르단 계곡의 푸른 초원이 끝없이 남으로 이어지는 가운데 파란 호수가 남북으로 길게 누워 있다. 일명 티베리아 호수로 불리우는 가릴리 호수는 남북의 길이가 20 ㎞, 동서폭이 12㎞에 그 면적이 총 1백 65㎞에 달해 호수라기 보다는 차라리 바다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의 거대한 자연 호수이다.

해발 보다 207m나 낮은 길릴리 호수는 북쪽 골란 고원 계곡을 흘러 들어 오는 요르단 강물과 호수 지하에서 솟아나는 맑은 물이 그 수원을 이루고 있다. 이 물은 다시 남쪽으로 요르단 계곡을 꿰뚫는 요르단강을 통해 사해 (死해) 로 들어간다.

종려수가 무성한 호수 연안에는 피서객들의 텐트가 늘어서 있고 세찬 바람이 일고 있는 호수에는 돛단배 두척이 한가롭게 떠있다. 2 ~ 3명의 태공이 낚시를 드리우고 있는 파란 수면에 서서히 땅거미가 끼기 시작하자 멀리 골란 고원 위로 저녁 햇살이 검붉게 타기 시작 한다.

저녁 노을 사이로 수면을 걸으시는 그리스도의 모습이 보이는 것 같다. 그 옆에서 물에 빠져 허우적 거리는 베드로가 아닌, 바로 자신의 모습이 자꾸만 떠 오른다.

호수연안「람」호텔에 여장을 푼 일행은 날이 밝기가 무섭게 주님의 전도여행 발자취를 찾아 나섰다.

사방이 500m나 되는 산으로 둘러싸인 전형적인 분지인 이곳 여름은 찌는듯한 무더위가 계속된다. 거기다 호수에서 증발한 습기로 온통은 비오듯 흐르는 땀으로 삽 시간에 흠백 젖고 만다. 일행은 호수 북쪽 오랜지 숲 속에 자리 잡은「타브하」에 이르렀다.

슬레이트로 지붕을 덮은 조그마한 가 건물 아래 부숴진 모자이크 바닥이 전시 되어 있다.

두 마리의 물고기가 빵 광주리 양 옆에 새겨진 이 모자이크는 바로 이 곳에서 예수께서 빵 5개와 물고기 2마리로 5천명이 넘는 사람들을 배불리 먹게 하신 기적을 베푸신 장소임을 가르쳐 주고 있다.

2천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주님의 모습도. 또 놀라움에 탄성을 발하며 기적의 빵과 고기를 배불리 먹던 군중의 모습도 찾을 길 없다. 단지 백발의 老 수사 한사람 만이 기념품 가게 앞에서 기적의 장소를 지키고 있을 뿐이다.

「타브하」를 둘러본 일행은 다시 주님의 주된 활동 무대였던「가파르나움」으로 향해 떠났다.

갈릴리 호수 북단에 위치한 이 곳은 당시「다마스커스」와「카이로」로 통하는 요지로, 예부터 번창한 도시를 이루어 왔다. 따라서 이 곳에는 왕의 신하들과 로마군 장교들이 많이 살았고 예수께서도 이 곳을 수없이 드나들며 포교 활동의 근거지로 삼으 셨던 것이다.

「가파르나움」사원 유적 옆에는 허물어진 사도 베드로의 집터가 남아 있다.

이작도 가옥의 구조를 대강은 짐작할 수 있는 폐허의 모습으로 미루어 이 곳에서 어업에 종사하던 시몬 베드로는 윤택한 생활을 했을것으로 추측 된다. 깊은 곳에서 그물을 치라시던 주님의 말씀을 따른 나머지 놀라울 정도의 고기를 집게 된 기적에 갈등, 이러한 화려한 현세적 생활 터전을 버리고 주님을 따라 나선 베드로 - 그는 도중에 숫한 인간적인 과오를 저지르지만 끝내는 가톨릭의 초석이 되어 천국의 열쇠를 물려 받게 되고 마침내는「로마」에서 그리스도를 증거 하며 장한 최후를 맞지 않았던가.

2천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도 그의 유적지에는 찌는 듯한 부더위에도 수많은 순례객들이 몰려 들어 그의 굳센 믿음에 찬미를 보내고 있었다.

베드로와 같은 굳센 믿음을 주실 것을 간구하며 일행은 「가과르나움」을 더나 골란 고원으로 올랐다. 고원 중턱 가파른 언덕 위에는 진복팔단성당이 산뜻한 모습으로 서 있었다.

남쪽으로 멀리 가릴리 호수를 한 눈에 내려다 보며 아름드리 종려수와 곱게 핀 하와이 무궁화 숲 속에 앉아있는 이 성당 자리에서 주께서는 진복팔단을 가르치 셨던 것이다.

진복 8단을 상징하는 8각형의 이 성당은 8면의 대리석 벽과 중앙의 몸이 잘 조확된 현대식 성당이다. 바닥은 모자이크로 수 놓았고 제단 남쪽으로는 갈릴리 호수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인다.

호수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이 가슴 속까지 시원히 파고 든다.

시 한번 다짐하며 일행은「텔아비브」를 향해 Roman Road 를 달리기 시작했다.

유재두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