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반사경]

입력일 2011-05-09 수정일 2011-05-09 발행일 1982-02-28 제 1294호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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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이 하는 말 가운데 가장 믿을 수 있는 것은 숨을 거둘때 마지막 남기는 말이라고들 한다. 제 아무리 거짓말을 밥 먹듯 하던 사람이라도 이 순간만은 양심의 소리를 남긴다는 것이다. 그래서 故人의 참 뜻이 담긴 마지막 말, 즉 유언은 법률적으로도 상당한 효력을 갖고 있다. ▲ 인간은 마지막 순간왜 이처럼 양순해지는 것일까? 그것은 절대자 앞에선 자신의 나약한 존재를 절감한데서 오는 한편 결과가 아닐가. 아무리 발 버둥쳐 봐야 마지막 순간에 이른 자신의 생명을 연장할 길이 없음을 깨달았을 때 나약한 인간은 절망적인 상황에서 헤어날 새로운 희망을 갈구하게 된다. 지금까지 잊고 살아온 절대자를 찾고 내세를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한 평생 그를 더럽혀온 온갖 汚辱에서 깨어나 良心의 소리에 눈을 뜨게되는 것이다. ▲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장 중요한 문제인 삶과 죽음의 문제에 관한限 자신을 기만하고 살아간다. 有限的인 삶의 종말을 애써 생각 않으려 하는 것이다. 일생토록 인간을 괴롭히는 온갖 괴로움도 인간 존재의 有限性을 망각한 데서 오는 것이다. 언젠가 마지막「그 날」이 다가올 것을 분명 깨닫고 있다면 오늘날 우리를 괴롭히는 온갖 현세적 욕망에서 헤어날 수도 있지 않겠는가. 마치 死者가 마지막 순간에 양심의 전부를 보여주는 것 처럼 말이다. ▲「사람아 생각하라. 흙에서 왔으니 흑으로 돌아갈 것을」 - 이는 사순 첫날을 맞는 재의 수요일에 우리에게 들려주신 하느님의 절대 절명의 경고이다. 하느님으로부터 주어진 생명이기에 그 것은 언젠가는 다시 하느님의 손에 맡겨지게 마련이다. 삶이란 원인의 뒤에는 죽음이란 결과가 필연적으로 따르게 되는 것이다. 죽음, 그것은 有限的인 인간이 숙명적으로 넘어야 할 마지막 고개인 것이다. ▲ 그러나 마지막「그날」이 구체적으로 언제일런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느님만이 알고 계실 뿐 이다. 다만 주께서는 항상 깨어 기도하며 그 날에 대비하라고 가르치고 계신다. 즐거운 삶의 순간에도 죽음을 대비하고 마지막 죽음의 순간에는 하늘 나라를 생각하라고 깨우치고 계시는 것이다. 이사순절에 우리는 흙으로 돌아가야할 자신의 거짓없는 모습을 찾아 언젠가는 올「그 날」을 후회없이 맞도록 준비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