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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2백주년을 생각한다] 23. 기념의회를 향한 제언 - 여성사도직의 제문제 1

양한모·크리스찬사상연구소장
입력일 2011-05-03 수정일 2011-05-03 발행일 1981-08-16 제 1267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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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제기 1
남녀신자는 상호 보완으로 쇄신돼야
초대교회 여신도 활동 놀라와-여성사도직 재평가할 때
여성도 조직적으로 사도직 수행토록
여성 사도직하면 좀 이상하게 느낄 사람이 많은것 같다. 과문한 탓인지 모르겠으나 제2차 「바티깐」공의회의 여러문서 가운데서도 여성사도직에 대하여 언급한 부분이 극히 적다. 그렇게 방대한 공의회 문헌속에서 겨우 『사회생활 전반에 걸쳐서 여성들이 점차로 능동적 역할을 맡게 되는 오늘, 교회의 여러가지 사도직 분야에 있어서도 보다 광범한 여성들의 참여가 대단히 중요하다』라고 기술된 것을 갖고 다행한 일이라고 말할 정도이기에 말이다.

이 문장은 평신도 사도직에 관한 교령 제 3장 9절에 나오는 것인데 실은 이 9절 자체가 공의회 제 4차 회기를 위해 최후의 문장으로 준비된 문서안에는 없었던 것이다. 그러기에 평신도 사도직 교령에 있어서의 여성 사도직에 대한 언급은 무언가 우연하게 첨가 되었다는 느낌이 없지않다.

하느님의 계획안에 당연히 여성 고유의 소명이 있기 마련인데 평신도 사도직 교령은 이 점에 대해서 실망할 정도로 소홀히 다퉜다는 비판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생각한다. 왜냐하면 그리스도를 믿는 백성으로서 본질적으로 갖고 있는 신도의 사제직ㆍ예언직ㆍ 왕직 가운데서 남자와 여자는 각기 고유의 성에 따라서 서로 다른 특이한 역할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서슴없이 지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사도직 활동에는 하느님의 계획 가운데서 복음의 꽃을 온전히 아름답게 피울 수 있게 하는데 도움이 되는 여성특유의 어떤 성질이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하느님의 백성인 여성에게는 여성들만이 갖는 사도직의 영역이 있을 것이며 또 사상과 조직의 형태도 있을 것이며 그리고 더욱 여성만의 직감이 있을 것이 아닌가 말이다.

그러므로 남성과 여성이 교회내에서 제각기 독자적 방향과 대신할 수 없는 역할을 지니고 있는 자기 고유의 소명을 존중하고 추진하여야만 한다. 신약성서의 갈라디아 서간에서 『세례를 받아서 그리스도 안으로 들어간 여러분은 모두 그리스도를 본받아 새 사람이 되었읍니다.

남자나 여자나 아무런 차별이 없읍니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여러분은 모두 한 몸을 이루기 때문이다』(3ㆍ27∼28)라고 남녀의 기본적인 대등성을 가르치고 있는대로 서로 보완하여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와져야 할 것이다.

신약성서에서 사도들의 서간과 사도행전을 볼 것 같으면 여성들이 가히 놀랄만한 역할을 하고 있다. 여성들의 활동을 제쳐놓고는 초대교회의 복음 전교를 생각할 수 없으며 바오로의 그전교도 생각할 수 없을 정도인 것이다. 여성들은 하느님께 드리는 예언자로서의 은혜를 소유하고 있었다. 특히 교리교육의 소임을 맡고 있었던 것 같다.

더우기 상당히 오래도록까지 여성 신도들이 부제로 서품되고 있었다. 중세에 이르기까 지는 주교들이 여성들을 부제로 서품을 줬다는 증거들이 남아있다.

교회 창립 2백주년을 눈앞에 도고 있는 우리 한국 교회의 초기시대에서도 주문모 신부가 여성신도들을 특별히 후대하고 그들을 바탕으로 삼아 복음선교를 널리 펼 계획을 세웟으리 만큼 여성신도들의 사도직 활동이 컸다는데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달레가 가장 뛰어난 인물로 들고 있는 강완숙의 사도직 수행은 참으로 눈부신 것이었다. 그녀 이외에도 한신애ㆍ김연이ㆍ정복혜ㆍ복점 등 여러 여싱신도들의 활동은 놀랄만 활발한 것이 었다. 물론 남성 신도들의 사도직 활동을 결코 과소평가해서가 아니라 우리 한국의 초기교회 시대에 있어서 강완숙을 중심으로한 여성신도의 교회 발전을 위한 그 역할을 제대로 평가해 보자는 것이다.

오늘날 한국교회의 여성신도수는 73만6천2백64명에 달해 전체 신자수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사실 60%나 되는 여성이 한국교회의 잠재력으로서 존재한다는 그 자체로부터 문제가 제기되기 마련이다.

가톨릭교회의 2천년대를 눈앞에 두고 세계교회는 여성해방 또는 여성의 인간회복으로 일컬어지는 진통을 겪고 있지 않는것도 아니며 심지어 여성사제 서임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물론 우리 한국 교회는 오늘날까지 여성으로부터 어떠한 도전도 받고 있지않고 있다. 그러나 현대사회 속에서 강력하게 일어나고 있는 여성해방 운동은 멀지않은 장래에 이땅에서도 활발하게 전개될 날이 올것이므로 그것이 교회내 문제로 연관될 것이 거의 틀림없는 것이다.

그렇지 않더라도 한국 교회는 창립 2백주년을 맞이 하려는 이 시점에서 더우기 전국사 목회의라는 형태로 기념회의를 개최하려는 마당에서 여성문제를 신학적으로나 사목적 으로 다루어야 할 것으로 생각되는 것이다.

이렇게 중요한 여성사도직에 대하여 서글프게도 가볍게 다루었던 제2차 「바티깐」 공의회도 그 회의를 끝마치는 마당에서 『복음의 정신에 의해 양성된 여성은 인류를 파멸로부터 구하기 위해서 힘있게 일할 수 있다. 지금이야 말로 여성본래의 사명을 수행하려 할 때이며 큰 영향력과 실력을 발휘하는 시기가 됐다. 아니 그 시기는 이미 시작됐다. 온 세계의 여성들이여, 그리스도 신자이든 아니든 물을것 없이 이 역사의 중대한 전기에 당면하여 인류의 생며은 당신들의 손에 맡겨져 있다. 당신들이 세계의 평화를 구해야 한다』라고 여성들에게 메시지를 보내면서 강력하게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여성신도들은 가정에서 일차적으로 사도직 직무를 완수하여야 하겠지만 현대의 사회상화으로 볼때 여성이 가정에만 들어박혀 있을 수 없다. 더우기 침묵을 지켜서는 아니될 것이다.

진정 적그적으로 복음전교의 활동에 참여하고 주도권을 잡기 위하여 여성사도직에 조직적으로 간여할 시기가 됐다고 봐야할 것이다.

여성 신도들은 여자이기 때문에 오늘날 교회의 발전을 위하여 직접적인 협력을 아끼지 말아야 하겠다고 한편 교회공동체도 남성위주의 구습을 버리고 교회 사도직에의 여성신도의 참여를 위한 사목적 배려를 해서 구조적 기회를 마련하여야 할 것이다.

(계속)

양한모·크리스찬사상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