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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교차로] 2. 불구의 박 마리아씨 돕고자 구포신자들 발벗고 나서

입력일 2011-05-03 수정일 2011-05-03 발행일 1981-01-25 제 1239호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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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에 떨게할순 없어요”
전세금 못내 당자에 갈곳조차 없어
본당신자들、돕기에 나섰으나 전세금 마련은 요원
번지는 악성종양 그저 바라만 볼 뿐
어릴때부터 한반신이 불구、70노모의 병구완을 받으며 힘겹게 살아가는 본당 신자를 돕기위한 사랑의 불길이 서서히 일고있다.

부산교구 구포본당 (주임ㆍ양덕배 신부) 박마리아씨 (49세) 가 노모에게 업혀 구포동에 정착하게 된 것은10년전.

당시 허허벌판이던 이곳에 집주인의 배려로 방한칸을 지어 생활하게 됐다.

그런데 평생을 불구의 몸으로 거동조차 자유롭지 못한 마리아씨에게 몇해전 부터 악성 안면종양이란 괴질이 발병、딸의 병구완으로 힘겹게 살아온 노모에게 더욱 큰 짐을 지웠다.

심한날에는 하루에도 몇번씩 상처가 터지며 출혈、그쓰라림과 아픔을 지켜보는 어머니의 마음은 상처의 아픔 못지않게 커가기만 했다.

하루하루 생활하기도 어려운 이들은 병원은 커녕 약조차 제대로 쓰지 못하며 번지는 종양에 안타까움만 더할 뿐이다.

설상가상으로 보잘것 없는 두 모녀의 보금자리에 10년이 지난 오늘 주인측에서 전세금을 요구、추운 겨울을 보내야 하는 이들 모녀를 더욱 꽁꽁 얼어붙게 했다.

극빈자들에게 洞사무소에서 지급되는 양식으로 근근히 생활하는 이들에게 전세 그마련은 턱없는 소리.

이같은 사실을 알게된 본당 청년회에서는 지난달 20ㆍ30일 양일에 전세금 마련 1일찻집을 실시했으나 그 수익금만으론 주인측의 요구를 만족시켜 줄 수 없었다.

박마리아씨 모녀가 성당과 인연을 맺게 된것은 3년전 본당의 한 신자가 등산갔다 오는길에 이들을 발견、그 딱한 사정을 본당에 호소하자 레지오 마리애에서 모녀를 방문、하느님 나라를 전파하고 기도하며 영적으로 도와왔다.

그런데 얼마전 마리아씨노모가 언덕에서 떨어져 팔을 다친후 유일한 생계수단이던 막노동 조차 못하게 되자 청년회를 비롯 각 단체에서 물적 도움의 손길을 뻗쳤다.

얼마전 청년회는 차가운 겨울날씨에 불기하나 없는 냉방에서 생활하는 이둘 모녀에게 임시 천막을 지어 바람막이 겸 부엌으로 사용케했다.

온돌시설은 커녕 도배조차 제대로 안된 썰렁한 방 곳곳에서 새어드는 바람에 더욱 몸을 움츠리던 이들에게는 비록 천막이지만 본당 신자들의 따뜻한 마음이 합쳐진 이같은 도움은 한겨울 추위를 막아주는 값진 선물이 됐다.

또한 쳥년회는 이들에게 온돌을 놓아주기로 결정、따뜻한 마음들이 모여 추위를 녹일수 있는가 했더니 주인측의 계속적인 전세금 요구로 일단 공사는 중지된 상태다.

주인측의 전세금 요구는 두 모녀에게 갑자기 닥친 한파 못지않은 냉혹함 이지만 주님의 뜻으로 묵묵히 받아들여 이를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주위신자들을 안타깝게 했다.

본당 신자들의 사랑의 도움으로 어렵지만 주의 뜻대로 살아가는 이들 모녀는 신앙을 알기전에는 죽음도 시도했으나『서로 사랑하라』는 주의 말씀을 실천하는 신자공동체의 사랑에 자신들에게 주어진 삶에 감사、영원한 하느님 나라에의 약속을 믿으며 기도하며 묵묵히 생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