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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과 임종에 대한 질문과 대답] 12. 남은 가족을 위한 정서안정

저자=퀴블러로쓰, 역자=이인복ㆍ문학박사ㆍ문화평론가
입력일 2011-04-18 수정일 2011-04-18 발행일 1979-12-25 제 1185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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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락의 단계에 이르도록 가족들을 도와야
예술작품과 병원방문 통해 죽음묵상 가능해
(문)=당신의 가족중에서 누가 죽을때, 가령 당신의 부모님일 경우라면 상호간에 감정이 너무 착잡할 것인데 어떻게 죽음을 직면할 것입니까? 부모님의 임종을 돕는다는 일이 가능합니까?

(답)=가능하기는 하지만 자신의 가족이 죽을때에는 임종을 돕는다는 일이 다른경우에 있어서보다 훨씬 더 어렵습니다. 만약 그 일이 불가능하다고 느껴지시면 가족 아닌 사람에게 그 일을 부탁하시는게 좋습니다. 가족이 아니라면 친가족처럼 착잡한 감정에 빠지지 않으므로 환자와 더불어 죽음을 말할때에 훨씬더 도움이 될수 있읍니다. 그것은 당신이 얼마만큼 정서적으로 안정되어 있는가를 묻는일이 됩니다. 당신 감정에 휘말리지만 않는다면 당신은 친어머니의 임종조차도 도와드릴수있는 위치에 도달하게 됩니다.

(문)=가족들이 임종환자를 돌보는 틈틈이 자기자신의 하고싶은 일도 당연히 이행해 나가도록 돕는 길을 말씀해주십시요.

(답)=임종환자의 가족을 돕는 일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래야만 그 가족이 살아갈수 있읍니다. 다시 말하면、어머니가 임종을 준비하고 계신다해서 젊은 딸이나 아들이 애인도 만나지 못하고 영화구경도 가서는 안된다고 구속되어서는 안됩니다.

특히 임종시각이 지연되면서 오래 계속되는 때에는 전지를 재충전하듯이 심신의 피로를 회복해야할 시간이 가족들에게 필요합니다. 그렇지 못하면 가족들은 환자가 죽기도전에 그들 자신이 정서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탈진하여 지쳐 버립니다. 이러한 위험에서 그들을 도와주고 또 죄의식으로부터 그들을 벗어나게 해주고있는 사람이 당신입니다.

(문)=환자를 붙들고 통곡하신 적이 있으십니까?

(답)=물론입니다. 나는 나의 환자와 함께 울었읍니다. 어떤때『이것이 내가 그렇게도 오랫동안 돌봐온 이 환자를 찾아오는 마지막 왕진이로구나』하고 생각할때에 내눈에는 눈물이고입니다. 당신의 눈에 눈물이 고인다고해서 그것이 전문의의 할일이 아니라고는 결코 생각하지 않습니다. 문제는 당신이 당신자신의 감정에 충실하면서 일했느냐 아니냐에 있는것이 아니고 오히려 당신의 인간성을 환자와 더불어 기꺼이 나누고 싶었느냐 아니냐에 있는것입니다.

(문)=죽음이 절박하게 되기도전에 어떻게 사람이 죽음 긍정의 임종준비를 시작할수있읍니까?

(답)=요양원、만성질환병원、임종 예정자등을 방문하고 자신의 죽음에 대하여 묵상해본다든지、병에 걸리기전에 이미 가족과 더불어 이러한 문제들을 토로한다든지 하는 일을 아주 젊어서부터 시작하여야합니다. 애들도 환자를 방문하고 또 장례식에 참석하도록 허용되어야 합니다. 우리들도 병원에 걸어둔「14세이하 어린이방문금지」라는 현관을 떼어내어야 합니다

(문)=자기자신의 죽음을 대결하고 지배하게 된다는것은 자신의 내적감정과 끊임없이 관련지음으로써 완성되는것입니다.

아니면 누구나 사용할 수있는 보다 구조적모형이 있는 것입니까? 나는 수렁에 빠져 허우적거리듯 쩔쩔맬것같고 나에게는 길을 제시해 주는 방향설정에 도움을 요청하고 싶습니다. 그러면서 나는 나에게 자극이되어 도와줄수있는 임종환자들을 거의 상대하지 않습니다.

(답)=우리들 자신의 죽음을 대결하고 지배하게 되는데에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읍니다. 첫째는 우리의생명이 영원히 지속하지 않는다는것을 매일 인식하는것이 당연한일입니다. 우리들은 문학작품을 또 시를 읽을 수 있읍니다. 음악과 희곡과 예술의형식으로 우리들에게 죽음을나타내 보이는 여러가지 방법을 통하여 죽음을 묵상할 수 있읍니다. 요양원과 정신병치료소와 일발병원 등을 방문하여 인생이 오로지 피어나는 것만은 아니라는것을 재확인하여야 합니다. 친구들과 또 함께있어 마음이 편한 사람들과 모여앉아 죽음을 이야기하고 또 죽음에대한 우리들 자신의 견해를 종합해보아야 합니다. 종교는 보다 광범위한 의미에서 죽음을 생각합니다. 종교적으로 심취되어있는 사람이면 삶의 의미와 또 당연한 죽음의 의미를 생각하지 않을수 없읍니다. 우리는 임종학분야에대한 우리의 토의와 사색에 활기를 불어넣기위한 목적으로 죽음과 임종에 대한 강습회를미국의 방방곡곡에서 실시하였읍니다. 이러한 강습회는 이분야에 관계되는 전문적인 사람들에게만 개방되어 있는것이 아니고 결국엔 중음을 직면해야 할 모든 비전문적인 사람들에게 다 개방되어 있읍니다.

(문)=임종환자를 돌보는 사람은 그가 새로운 환자를 돌볼 때마다 번번이 그환자가 치루어가는 임종 준비과정을 다 경과해가야 합니까? 아니면 이미 획득한 단계에서 다시 연관을맺어 심리의 변이 과정을 시작합니까?

(답)=우리는 모든 환자들의 임종준비과정을 다함께 치루는것은 아니고 오직 우리가 참으로 깊이사랑하는 사람의 경우에 있어서만 그 심리적변모의 임종과정을 공감합니다 내가 죽음을 수락하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느꼈건만도、나의 부모들이 임종을 준비하시던 때 분명히 그들이 다른 개별적단계에 계실때에 나는 유독 짧게나마 분노와 절망의 단계를 자주 경과하곤 했읍니다.

(문)=심장질환같은것으로 어쩌면 살고 또 어쩌면 언제라도 죽을것이라 예언되는 사람에게 무엇이라고 조언하시겠읍니까?

(답)=우리자신의 유한성을 대면한다는 일은 우리들이 병에 걸리기 훨씬 이전에 그리고 임종예정의 잠재적 심장마비에 직면하기 이전에 마땅히 수행해야할일입니다. 만약 우리가 어렸을때에 인간의 유한성을 긍정하도록 자기를 수련한다면 죽음이 목전에 전개될때에 우리는 이미 임종준비가 완료되어있는 것입니다. 만약 환자가 자신의 죽음에 대하여 전혀생각해 보지도않고 심장마비현상에서 깨어난다면 그가 스스로 죽음문제를 화제에 끌어내기까지는 죽음에 대하여 말하지않을 것이좋습니다『놀라셨죠?』라고물으시며 자연스럽게 대화를유도해 보십시요.

(문)=아직은 건강하여 죽지않았으나 가까운 죽음이 예견될때 이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받아들이도록 가족과 친지를 도우려면 어떻게해야합니까?

(답)=살아있는동안 매일매일 그를 지극히 사랑하면 됩니다

그러면 때가되고 그가 죽었을때에 아무런 미련도 후회도 남지않게 됩니다. 사랑하던 사람이 이미 세상을 떠난후에 그 가족을 만나면 당신의 감정을 수습하여 서서히 그 가족들이 분노와 절망을 거쳐 드디어 궁극적인 수락의 단계에 이르도록 도와주어야합니다.

(계속)

저자=퀴블러로쓰, 역자=이인복ㆍ문학박사ㆍ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