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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과 임종에 대한 질문과 대답] 8. 생명의 연장

저자=퀴블러로쓰, 역자=이인복ㆍ문학박사ㆍ문화평론가
입력일 2011-04-18 수정일 2011-04-18 발행일 1979-11-18 제 1180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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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수상태의 환자는 뇌파를 수시로 검진해야
「생명연장 판단」힘든 경우 많아
환자의 두뇌 활동하는한 의료장치 유지토록
사망예정환자는 그병을 앓는동안에 여러가지 문제를 제기하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문제는 그 고통의 최종단계에서 찾아오는것 같습니다. 더이상 소생할 길이없고, 정상적 기능인의 생존은 기대할수가 없건만 이런상태로 환자는 몇주일이건 몇달이건 계속 연명하는수가 있읍니다.

우리가 이런환자에게 일을 더해줌으로써 오히려 도움을 주는 때는 어느때입니까? 생명연장의 인위적 조치를 그만두어야 하는 때를 누가 결정할수 있읍니까? 무엇이 정상적인 조치이며 무엇이 예외적 특수 조치인가를 누가 판단합니까?

에릭 프톰은 이렇게말합니다. 『의학적 윤리 같은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오직 특수한 인간상황에 적용될 수 있는 보편적 인간윤리만이 존재한다』바로 이와 같은 인간주의적 양심、저철학적 종교적 인본주의 전통에 스며내려오는 인간의 양심이야말로 어려운 경우에 닥칠적마다 우리의 안내자가되어 언제나 우리자신을 환자의 경우에 대치시켜 생각해야합니다. 그리고나서 가족과 의료진의 요구를고려하는것이 마땅합니다.

우리는 또한「安樂死」라는 용어의 새로운 정의를 깨달아야합니다. 이 말은 흔히 임종과정을 쓸데없이 연장시키지 않고 환자 자신이 수명을 다하였을때 그의 죽음을 허용한다는「善終내지 自然死」와「아파하는것이 불쌍해서 인위적으로 빨리 죽여준다」는 뜻으로 함께 사용되고 있는데、그러나「불쌍해서 죽여준다」는 해석은「안락사」라는 말의 본래 의도와는 아무 관련이 없는 것입니다. 나에게 있어서 이 두가지 의미는 환자가 자기 수명을 다 했을때 자신의 죽음을 맞이하도록 허용하느냐는 입장과、또 하나、 환자가 아파하는것이 가엾어서 미리죽여준다는 태도의 차이로 생각됩니다. 나는 당연히 전자에 찬성하며 후자의 태도에 반대하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실제의 경우들에 있어서는 사정이 그렇게 간단하지만은 않습니다. 많은 경우들에 있어서 우리는 판단을 내릴수 없는 모호한 경계선을 처하게되며 정말로 우리는 결단을 내리기가 힘들곤 합니다.

(문)=죽음이 바로 눈앞에 박두하였다고 생각되는 때임에도 불구하고 잔혹한 식이요법을 강행하면서까지 치료를 계속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답)=그렇게함으로써 환자가 소생하여 다만 몇달 혹은 몇년만이라도 더 살아주었으면 하는 기대때문입니다. 만약 한 환자가 암으로 인하여 심한 고통을 받고있고 우리가 새로운 치료법을 알고있다면 우리는 당연히 그 치료법이 효과를 나타내 보이면 우리는 그것을 다른 환자들에게도 사용할수 있읍니다. 때로 이같은 치료법이 정말로 환자에게 이익이 되는지 아니면 의료진 자신의 필요때문에 그같은 치료법을 사용하고 있는지 모호한 경우도 있읍니다. 또 어떤 경우에는환자의 죽음을 수락하지못하는 의사자신의 감상적 유약성때문에 그같은 치료를 강행하는수도 있읍니다.

(문)=트루먼 대통령의 죽음에 관련한 일반대중의 심리에 대하여 선생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대중들은 생각하기를 국가원수의 생명은 그들은 백성들에게 삶의 활기를 지속시켜주어야할 의무가 있기때문에 국가원수자신의 소망에는 위배된다할지라도 억지로 그들의 목숨이 연명되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답)=공직에있는 사람들이 더많은 고통을 당했어야했던 것은 큰 비극입니다.

트루먼 대통령이나 엘리노아 루즈벨트가 당해야했던것처럼 죽어가는 과정을 연장시키면서까지 고통을 지속시켜주었던것은 참으로 비인간적이요 용서받을수없는 짓입니다. 물론 의사들은 선의의 신념으로 그런 일을 했지만 결코 환자에게는 환영받지 못할일입니다.

(문)=환자가 이미 의식이 없고 혼수상태에 빠져 있을지라도 정맥주사로 영양을 공급하여 임종을 지연시키는것이 옳다고 생각하십니까?

(답)=나는 흔히 혼수상태에 빠져있는 의식없는 환자가 정맥을 통하여 영양을 공급받고있는것을 본적이 있읍니다

그런데 그분들은 현재활동하며 행복하게 살고있읍니다 오랫동안 환자가 무의식적으로 깊은 혼수상태에 빠져있을때엔 그 환자의 뇌파를 수시로 검진해서 아직도 환자가 정말로 살아있는지 아니면 정말 기계에 매달려서 연명되고 있는지를 살펴보아야 합니다

후자의경우、나는 정맥주사를 중단하겠읍니다.

(문)=장래가 촉망된던 젊고 똑똑한 청년이 벼란간 깨어나 사지를 절단당한 자기몸을 발견 했읍니다. 이 젊은이에게 계속 머리로만 생각하며 살것인가 아니면 차라리 죽을것인가를 결정할 자유가 있읍니까? 말하자면 생명을 유지시켜주던 모든 기계장치와 투약을 중지한다는 말입니다

(답)=젊은이가 이와같은 곤경에 처했을때에는 온갖 도움을 받아야 하리라고 생각합니다. 이 젊은이한테 아직도 완전한 인간으로서 활동할수있는 생활방법이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하리라고 생각합니다. 일생을 질병에 허덕이고 있는 환자만을 수용한 우리 병원에는 또 전쟁상이용사가 있는 병원에는 사지가 절단된 사람이 많이 있읍니다. 이런 환자들을 방문해서 그분들이 어떤 활동을 할수있는지 보신다면 상상을 넘어서 그분들이 인생의 의미를 발견하고 아주 생산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것을 발견하고 놀랄것입니다. 두뇌가 작용하고 정신활동을 할수있는한, 또 눈과 귀를써서 의사를 소통할수 있는한 그분들에게는 인생이 아직까지도 아름답고 의미있다는사실을 인식시키도록 도와야합니다. 그런 환자들을, 똑같은 위기를 거친후 다시 사람답게 살아가고자 애쓰는 다른 환자들에게 데려가겠읍니다. 적어도 환자의 두뇌가 활동하는한, 생명을 유지시키는 의료장치를 떼어내서는 안됩니다.

저자=퀴블러로쓰, 역자=이인복ㆍ문학박사ㆍ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