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의학상식] 피부과 5.주부습진

김정원ㆍ가톨릭의대 피부과 조교수
입력일 2011-04-18 수정일 2011-04-18 발행일 1979-11-11 제 1179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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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은 되도록 외부자극서 보호돼야
고무장갑안에 면장갑 착용 바람
가을철에 접어들면서 주부들 중에 손에 습진이 발생하여 병원을 찾는 환자가 많은 것 같다

대부분의 환자가 약을 바르면 그때뿐이고 다시 재발한다고 호소하고 있다. 환자의 병력을 들어보면 결혼 후 첫 아기를 낳고 도와주는 사람이 없어 아기의 기저귀며 기타 가사 일을 하면서 시작되었다는 사람이 많고 또 하이타이나 연성세제를 사용하면 피부가 더 조이고 경우에 따라 갈라진다고 호소하는 사람도 많다. 환자 중에는 손에 물을 전혀 묻히지 않고 집의 가구 등을 왁스로 닦는 일을 하는데 그때마다 피부가 거칠어졌다고 호소하는 사람도 있다. 이러한 환자들의 공통된 질문은 나보다 더 많은 일을 하는 사람도 괞찮은데 그들보다 적게 일한다고 생각되는 자기들은 왜 그러냐, 따라서 자기들의 병적상태는 그러한 외부요인과 관계없이 어떤 질환이 아니냐며 문의하는 것이다

물론 이 사람들의 의문점이 전혀 틀린 것은 아니다. 손의 병변은 여러 가지 환자의 병적상태에 의해 나타날 수도 있다.

아토피 항에서 이미 지적한대로 아토피성 피부염이 있어도 다른 사람보다 쉽사리 자극성피부염을 일으킬 수 있고 발에 무좀이 있어서 손톱주위에 칸디다증을 일으켜 손에 병변을 일으킬 수 있고 기타 감별할 질환들이 많이 있다. 그러나 원인이 어디에 있건 세제나 기타 접촉물질에 노출 후 병변이 악화된다면 그것은 충분히 악화요인으로 접촉을 피하여야한다.

주부습진은 일종의 접촉성 피부염이며 그것이 단순한 만성자극에 의한 자극성 피부염일수도 있고 또는 알레르기성 피부염일수도 있다. 그러나 알레르기 반응인 경우 가려움증이 더심하고 손등에도 피부염양상이 나타나는 것이 보통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주부들이 호소하는 손의 피부염은 만성자극성 피부염일 가능성이 많으며 일을 처음부터 많이 하던 사람은 특별한 악화요인이 없는 한 피부가 점차 관용상태가 되어 견딜 수 있으나 일을 안 하던 사람이 갑자기 많이 하게 되고 세제에 장기간 노출됨으로써 오히려 쉽사리 피부가 상하게 될 수 있다.

손은 피부가 두꺼워 다른 부위보다 자극에 의한 피부염이 더디게 올 수 있으나 일단 병변이 발생하면 자주 사용하는 부위이므로 세심한주의가 필요하고 가능한 한 외부의 자극여건에서 보호되어야 한다. 약물요법은 일시적인 것이며 근본적인 것이 될 수 없다. 고무장갑도 내부에 면장갑을 착용한 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손을 자주 씻으면 탈지현상이 있어 손이 거칠어지기 쉬우므로 지나치게 손을 씻는 것도 주의해야한다.

(계속)

김정원ㆍ가톨릭의대 피부과 조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