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사색의 뒤안길 - 세계적 작가와의 산책] 3. 사랑과 우정의 본질에 대한 해명자『라디슬라우스 보로스』

태교훈ㆍ교수ㆍ중앙대철학과
입력일 2011-04-18 수정일 2011-04-18 발행일 1979-10-28 제 1177호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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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신앙과 희망으로 지속돼야”
“우정안에서 참된「만남」가능”
절망적 인간에게 구원받은 존재임을 깨우쳐
현대철학자의 사상도 쉽게 소개
어린이는 꿈과 상상속에서 자라난다. 동화ㆍ우화ㆍ일화ㆍ신화ㆍ전설은 인간의 희망과 사람됨을 엿볼수있는 일종의 모델이라고 할수있다. 우리는 이러한 이야기들에서 무의식적으로 정신적 활력소를 얻고、또 자신의 마음이 이러한 동화의 세계들과 부딪히게되면 아주 쉽게 그속에 침체할수 있다. 인간의꿈、바램, 희망을 아주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동화나 옛날이야기등은 오랫동안 전승되어오면서 인간의 궁극적 의문에 대해서 중요한 해명을 하여준다. 나는 어디서와서 어디로가는가? 인생의 궁극적 의미는 무엇인가? 이러한 인간의 근본문제에 대해서 라디슬라우스 보로스는 동화를 통하여 쉽게 묵상하도록 이끌어준다.

보르스는 우리가 어려서 듣고 읽은 동화에서 인간에관한 本質直觀을 이미 배우고 있다고 갈파한다. 거이 모든동화에서 인간은처음엔 행복했다고 시작한다

그후 인간은 타락하고악의 지배를 받게되고 고통을 당한다. 그러다가 인간은 나중에 초자연적 구원을 받게되고 마침내 악의 세력을 쳐부수고 끝없는 행복을 누리게 된다고 동화는 끝을 맺는다.

그는 이러한 동화의 진행이야말로 바로 인간의 현실이 지닌 궁극적인 특성을 통찰한 것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그는 그의책「未來와 希望」(원명=우리는 未來다)에서 쌩떽쥐뻬리의「어린王子」라든가「안데르센」의「눈의 여왕」또「신데렐라」공주이야기를 분석하면서 인간존재의 특이성ㆍ勸善微惡ㆍ眞善美愛의 위력ㆍ超自然的인 露의 苦晉甘來ㆍ인내의 결실 등을 밝히고 인간이란 희망을 인식하고 사는 존재임을 말한다. 그는 암담해 보이는 현실에서 절망하고 고통속에서 헤매는 사람들에게 우리가 그리스도를통하여 이미『구원받은 현존재』(그의 저서명이기도하다)임을 밝힌다.

그는 이책에서 또「미래의 희망」에서 그리고「하느님ㆍ세상사람」에서 현대의 철학자들을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면에서 쉽게 소개해준다. 예를들면 그는 에른스트 블로흐 모리스 블롱델 요셒 마레샬을 비롯하여 인격주의를 내세우는 엠마뉘엘니에 막스셀리 에브너 부스트 폰힐데 브란트 과르디니 브른너 폴발타사르 등에게서 이웃 즉 형제에게로 눈을 뜨는 바람직한 모습을 찾아내고있다.

사람은 누구나 참된 友情을 가지고 싶어하고 참된 사랑을 해 보았으면하고 바란다. 그리고 누구나 이 말들의 의미를 알고 있는것처럼 생각한다. 그러나 友情이나 사랑과 같은 실존의 종말적인 것을 누구나 쉽게 알아 듣도록 해명하고 표현하는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우리는 우정과 사랑을 한갓 이론으로서가 아니라, 참으로 깊이 체험한 인간으로부터 다시금 거듭 거듭 배워야만할 것이다. 보로스는 사랑을 바오로서간의 꼬린또전서 13장을 중심으로 해설한다.

이시대에사는 사람의 구체적 체험을통해서 그러나 주석적인 방법이아니라 사랑의 본질을 생동감이 넘치는 힘찬 생명력을 가지고 우리들에게 설득시킨다. 『사랑하면 우리는 무기력해지는동시에 자기존재를 상실하고 자신을 마치 장난감처럼 느끼게된다. … 신앙과 희망안에서 사랑은 끝까지 지속돼야만한다. 때로는 중단하고 싶을만큼 피곤을 느끼고 속고있다고 느낄수도있다. 그러나 이미 관계가 맺어졌다면 아무리 고통스러워도 오로지 견디어내고 믿고 바라고 참아야할 뿐이라』고말한다.

보로스는 우정에 대해서 기묘하고 놀라운 착상을 한다 그는 아우구스띠누스의「거백론」10장에 나오는 모니까와 아우구스띠누스와의 마지막 대담을 통하여 우정을 정곡을 찌르고 설명해나간다. 그는 우정과 모정속에서 인간적인 사랑의 극치를 들여다보는것같으며 이것은 이성간의 애정에도 적용될수있다고 보여진다. 그는『우정에서 앎이 생기고 … 두사람이 내적으로 하나가되고 그들의전 존재가 같은방향으로 움직이고있다. 우정안에서 다른사람의 실존에 사로잡힌다. 그러나 동시에 절대자에게 사로잡힌다. 이사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시작해야하고 우정을 키우기 위해서는 모험속으로 뛰어들어야만 한다』고 말한다.

앞으로『이미 이 세상에서 절대자의 현존은 우정을 통해 실존적으로 이룩된다』고도 말한다. 그러나 그는 성이냐시오의 말을 빌려서 우정의 한계에 관하여 고언을 토한다. 『우리는 친구로서 아무에게도 진정한-우리 마음속깊은 그리고 은밀한 곳까지-친구가 될수 없음』을 말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인간의 외로움은 어느 한 순간 사랑하는 임이 사랑스러운 미소를 머금고 나를향해 서있을때, 임의 아름다움이 나의 시선을 온통 끌었을때 사라지고, 절대자와함께 만나 그분의품에 안기는 것임을 보로스도 단테의 신곡의 천국편을 인용하면서 간접묘사를 한다. 『시인(단테)이 베아트리체를 바라보는 그순간 그녀의 눈에서 하느님의 눈을 바라보고 있는듯 느꼈다』고. 연약한두인간의 우정에서 생기는 순수함과 아름다움을 찬미한다

◇라디슬라우스 보르스

▲약력=1927년 항가리「부다페스트」에서출생「제게단」「인스부룩」「뮌헨」등지에서철학연구, 철학박사학위 받음, 벨기에 프랑스 영국의 예수회 대학에서 신학연구, 1959년부터 신학잡지 방향 설정(Orientierung)의 편집을 담당해왔으며 1963년 인스부룩대학의 종교학교수로 임명됨.

▲저서=이 세상에 천국을(최창무 역ㆍ분도출판사)하느님 세상 사람(최창무 역ㆍ분도출판사)미래와 희망(이흥근 역ㆍ분도출판사) 사랑ㆍ우정(정하돈 역 성바오로출판사)가까이계신 하느님(성서와 생활 8 정은순 역ㆍ분도출판사)

태교훈ㆍ교수ㆍ중앙대철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