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사색의 뒤안길 - 세계적 작가와의 산책] 1. 기도의 안내자「루이 에블리」

신달자ㆍ시인
입력일 2011-04-18 수정일 2011-04-18 발행일 1979-10-07 제 1174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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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질하지 않으면서 뉘우치게하고
실의에 빠지지않게 하면서 반성케 해
나의 기도는 얼마나 경건한 속임수며 이기심의 배출구였던가
가을 -까닭 없는 허무에 몸부림 치는가 하면、수많은 先賢들이 해답을 찾으려 했던 人生의 참 의미를 좇아 밤늦도록 책장을 넘기곤 하는 계절이다. 그래서 가을을 燈火可親之節이라고 했던가. 우리 주변에는 많은 책들이 있지만 참으로 우리의 영적 목마름을 풀어줄 名著는 그리 흔하지 않다. 독서의 계절을 맞아 본보는 세계적 名작가와 사상가들의 생애와 사상、그리고 그들의 작품을 더듬어봄으로써 우리의 영혼을 풍부히 살찌울 독서에서 길잡이가 되고자한다. <편집자註>

『기도는 우리가 기분을 잃어버렸을 때 그분을 발견하는 장소요 우리가 그분을 잃어버리려고 할 때에 그분을 발견하는 장소다』라고 말한 루이 에블리의 저서「어떻게 祈禱할것인가」를 읽으며 나는 이 가을의 한밤을 無量한 감동으로 새우고 말았다.

나는 지금까지 여러 분야의 책을 읽어왔고 또한 여러 개의 책에서 무한한 감동을 받으며 그중에는 몇 줄의 글에 매료되어 외우기를 서슴치 않았었다.

그러나 아마도 루이 에블리의 저서를 읽고 거듭 읽으며 내 영혼을 따스한 室內을 발견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그렇다.

나는 그분의 저서를 읽으며 내가 얼마나를 오만과 오기를 눈가림과 형식으로 살아왔는지를 아프게 깨우쳤던 것이다. 그분의 글은 나를 매질하지 않으면서 부드럽게 뉘우치게 했고 失意에 빠지지 않게 하면서 나를 반성하게 해주었다. 세상에 그 얼마나 뻔뜩이며 살면서 자신의 피부 속에 녹슨 피를 흐르게 하고 있었던가.

우리 믿음의 행색이 초라하고 부끄러워서 나는 얼굴을 붉히지 않을 수 없었다

나의 기도는 또 얼마나 경건한 속임수였으며 利己的인 조바심의 僞裝이었던가를 통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루이 에블리、

그는 1910년 벨지움의 수도「브뤼셀」에서 태어났다.

그분은 그곳 루벵 大學에서 人文學계통의 학업을 마치고 敎會法 및 토미즘철학으로 博士學位를 받으며 大學에서 강의를 담당해서 많은 사람을 놀라게 했던바 있었다. 그 후 1937년에 司祭로 선품 되었으며 學生들의 진취성을 최대한 허용하는 현대적 교육방법을 전용해 여러 강론대와 피정에 초대되어 놀랄만한 공감을 받기도 하였다.

그의 전서로는「사랑의 회복」「기도는 어떻게 할 것인가」「환희」「우리는 모두 형제」「그 사람이 바로 당신이다」「사람에게 비는 하느님」등이 출간되어 있어 이중 그 무엇을 읽어도 신앙의 새로운 지침서가 될 것이다.

그는 말하였다.

『인간을 찾고 있는 분은 하느님이셨고 인간을 부르면서 그 응답을 얻지 못한 분도 하느님이셨다』

나는 이한마디의 말에서도 눈물겨워지지 않을 수 없다.

우리의 사랑은 어떠하였나. 우리의 희생 우리의기도 우리의 고독은 어떠하였나.

우리가 하느님을 부르는 목소리는 과연 어디쯤에 머물렀을까.

인간의 크고 큰 갈망、더는 내어 지를 수 없는 高音보다 몇 배 하느님은 우리를 찾고 있었다는 사실에 행복한 슬픔이 일고 있음을 숨길수가 없다.

나의기도는 참으로 거짓말 투성이의 이야기 영신적 이기심의 배출구 현실의 도피 자기 위안적 행위로서 하느님을 뵙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도취되어 결론을 내는 어리석은 탈선을 저질러 왔었다.

루이 에블리는 나에게 즉 이러한 탈선을 꾸짖음이 아닌 감격으로 일깨워주고 있는 것이다.

하느님의 소원이 우리인간이 사랑과 신뢰와 기쁨 속에 무럭무럭 자라나는 것이라면 그는 그의 저서로서 하느님의 인간에 대한 소망을 도와드린 하나의 손목이 되어 주었다고 볼 수 있을것이다.

그는 우리의 현실 우리의 세대에 대해서도 언급하였다.

『우리가 세상을 열렬히 사랑하고 있지 않는 한 우리는 크리스찬이 될 수 없다』라고 하였으며 우리세대는 비극적인 인간의 조건을 파악하고 있는 위대한 세대라고도하였다.

실로 우리세대는 不信仰으로 고통당하고 있음이 확실하다.

우리세대는 우리세대의 운명을 우리세대가 구원하고 우리세대와 생생한 친교를 맺으며 고귀한 것과 아름다운 것 특히 사랑으로 하여 친숙해지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다만 어느 순간에서라도 살아계신 하느님 우리를 부르는 하느님과 기도의 관계를 체험하고 있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이는 그의 저서를 읽은 내不足한 표현일 뿐 누구라도 한번쯤 이 아름다운 가을에 그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있기를 바란다.

◇루이 에블리

▲약력=1910년 벨지움 수도「브뤼셀」에서 출생 루벵대학에서 교회법 및 토미즘철학으로 박사학위 취득、1937년 말린대 신학교에서 사제로 서품、까디날 메르시에 대학 교수로 재직하면서 각종 강연과 피정에서 강의.

▲저서=사랑의 회복(성염 譯 가톨릭출판사 발행) 어떻게 기도 할 것인가(김병도 譯 가톨릭출판사 발행) 사람에게 비는 하느님(김수창 譯 가톨릭출판사 발행) 그 사람이 바로 당신이다(김병도 譯 가톨릭출판사 발행) 우리는 형제(이미림 譯 가톨릭출판사 발행) 환희(김동찬 譯 가톨릭출판사 발행)

신달자ㆍ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