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요한 바오로 2세 첫 회칙 - 인류의 구원자] 12.

입력일 2011-04-18 수정일 2011-04-18 발행일 1979-07-01 제 1161호 2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교회는 마리아 모성의 현존으로 구속신비의 생활화 신념 얻게돼
영보시부터 교회사명에 참여
바오로 6세 - 마리아를「교회의 어머니」로 선포
마리아와의 일치를 희구해야
22. 우리가 신뢰하는 어머니

새 교황직이 시작될 때에 나의 생각과 마음이 인간의 구원자께로 향한 이래로 나는 교회생활의 가장 깊은 흐름 속으로 들어가고 그것을 간파하고 싶었다. 교회에 생명이 있다면 그것은 오로지 그리스도께로 부터 받았기 때문이며 그리스도께서 항상 바라시는 것이 있다면 오직하나、우리가 생명을 얻고 더 얻어 풍성하게 되는 것이다. 그분에게 있는 이 풍성한 생명은 동시에 인간을 위해 있는 것이다. 그리하여 교회는 구속의 신비의 온갖 풍요한 내용을 자기 것으로 삼음으로써 산사람들의 교회가 된다. 산사람이라고 한 것은『진리의 성령』의 역사하심으로 내면으로부터 생명을 받았고 성령께서 우리마음에 부어주신 그 사랑을 입었기 때문이다.

교회내의 봉사는 그것이 사도적 봉사이든 사목적 봉사이든、사제의 봉사이든 주교의 봉사이든、일체가 구속의 신비와 인간 각자사이에 존재하는 이 역동적 유대를 염두에 두는 것이어야 한다.

만일 우리가 이 과업을 깨닫는다면 우리는 교회가 어머니이다 라는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교회가 언제나 그랬고 더우기 현대에 각별히 어머니를 한분 필요로 하고 있다는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더 잘 이해할 것 같다. 우리도 제2차 바티깐공의회 교부들에게 특별한 감사를 드려야할 것이니、교회에 관한교의헌장에 이 진리를 표명하고 그 속에 마리아교리를 풍부하게 담아두었기 때문이다 바오로 6세까지 그 가르침에서 영감을 받아 그리스도의 모친을『교회의 어머니』로 선포하셨고、그 칭호가 널리 알려져 있는 만큼、그분의 부당한 후계자인 나로서도 교황직무의 초기에 적절히 발표한 이 고찰을 끝마치면서 교회의 어머니이신 마리아께 마음을 돌리는 것이 가당하리라고 여긴다. 마리아는 교회의 어머니이시다. 영원하신 아버지의 형언할 수 없는 선택을 받고 사랑의 영 (靈)의 특별한 역사하심을 힘입어 하느님의 아들에게 인간생명을 주셨기 때문이다. 하느님의 아들은『만물을 참조하신 분이시고 만물이 그분을 위해서 있는』분이며 하느님의 백성전체가 그분에게서 은총과 존엄한 선택을 받았다.

마리아의 아드님은 십자가에 높이 매달렸을 때에 당신의 사랑하는 제자를 어머니의 아들로 지정하심으로써 모든 영혼과 마음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당신모친의 母性을 널리 개발해 놓으셨다. 우리주님이 승천하신 후 성령은 마리아께 영감을 베풀어 다락방에 머물러 계시면서 사도들과 함께 기도와 기다림 속에 오순절까지 기다리시게 하였다. 그날 교회는 어둠속에서 뛰쳐나와 볼 수 있는 모양으로 탄생을 했다. 후대에 그리스도를 고백하고 사랑하는 제자들의 모든 세대들은 요한사도처럼 영적으로 이 어머니를 자기 집에 모셔왔다.

이렇게 마리아는 매초부터、그러니까 영보(領報)의 순간부터 구원의 역사와 교회의 사명에 포함 되었다.

그러므로 오늘날 그리스도의 제자들의 세대를 이루는 우리들은 마리아께 특별히 일치하기를 희구한다

우리의 옛 전통에 충실히 애착 하면서 동시에 모든 그리스도교 공동체들의 성원들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가운데 우리는 이 일치를 희구한다.

우리는 믿음과 희망과 사랑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기 때문에 이 일치를 희구한다. 교회역사와 인류역사의 이 어렵고도 책임이 큰 시점에 구속의 신비에 입각하여 교회의 주님이시요 인간역사의 주님이신 그리스도께로 향하여야겠다는 특별한 필요성을 우리가 느끼는 이상 이신비의신적이고 인간적인 차원 속에 들어가게 해주는데 있어서 마리아보다 나은 분이 없다는 것이 우리의 믿음이다. 마리아만큼 하느님께 이끌려 이신비속에 깊이 들어갔던 분이 없다.

신적모성(神的母性)의 은총에 예외적인 특성이 바로 여기에서 기인한다. 이 모성의 품위가 인류역사에 유일무이하고 일회적인 것일 뿐만 아니라、이 모성으로 말미암아 구속의 신비를 통한 하느님의 인간 구원계획에 대한 마리아의 참여도 그 활동의 깊이와 서열에 있어서 유일무이 한 것이다.

나자렛 동정녀께서『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Fiat)는 말씀을 뇌이셨을 때에 그분의 품속에 구속의 신비가 구체적인 형태를 갖추게 되었다고 말 할 수 있다.

그때부터 성령의 특별한 작용에 의해서 동정녀요 어머니의 품인 이 마음은 아드님의 사업을 항상 뒤따랐으며 그리스도께서 다함없는 사랑으로 포옹하시고 앞으로도 포옹하실 모든 인간들에게 정을 쏟으셨다. 바로 그 이유에서 마리아의 마음은 어머니의 한없는 사랑을 품고 있음에 틀림없다. 하느님의 모친께서 구속의신비와 교회생활에 관여하시는 모성애의 특수한 성격이 발로 되는 것은 그 모성애가 인간과 인간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과 특별히 가깝다는 사실에서이다. 여기에 어머니의 신비가 있다.

전혀 독특한 사랑과 희망을 품고 마리아를 우러러보는 교회는 이 어머니의 신비를 보다 심원한 양상으로 자신의 신비로 삼고자한다.

또 그러한 이유에서 교회는 자기가 일상생활에 따라 걸어야 할 길이 곧 모든 인간임을 인정하게 된다.

아버지의 영원한 사랑이 어머니를 통하여 우리 각 사람에게 가까워지고 각자가 보다 쉽게 알아듣고 가까이 갈수 있는 모양을 띠게 되었다. 아버지의 그 사랑은 아버지께서『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든지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우리에게 주신 아드님을 통하여 인류 역사 속에 나타났었다. 그리하여 마리아는 내내 교회의 일상생활에 함께 하심에 틀림없다. 마리아의 어머니다운 현존을 통해서 교회는 자신이 스승이시요 주님이신분의 생활을 실천에 옮기고 있다는 확신을 얻게 되며 구속의 신비의 생명을 주는 깊이와 완전함 그대로를 살려서 그 신비를 생활하고 있다는 신념을 얻게 된다. 마찬가지로 현대 인류생활의 여러 다채로운 분야에 뿌리를 내려온 교회는 그 현존으로 자신이 인간과 가깝고 모든 사람과 가깝다는 것을 확인하고 또 어느모로 체험하게 된다. 자신이 모든 사람의 교회요 하느님의 백성의 교회임을 확인하고 체험한다.

우리는 지금까지 교회에 줄곧 대두되고 있는 과제와 바오로 6세께서 당신의 교황직의 첫 회칙에서 분명하게 지적하신 길에 관해서 고찰하였고 이 모든길이 절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그 길에 잠복해 있는 온갖 난관들도 이해하였다.

차제에 우리는 그리스도와의 길에 결속의 필요를 더욱 느낀다. 그리고 그분이『나를 떠나서는 너희가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하신 말씀이 우리내부에 메아리 치고 있음을 듣는다. 전교회가 크고 진지하고 더 많은 기도를 올려야할 필요를 느낄 뿐 아니라 그것이 하나의 정언적맹령(定言的命令)임을 깨닫는다.

연달아 발생하는 이 크나큰 과제들과 난관들이 위기의 원인이 되는 것을 막고 오히려 2천년대의 종막이 가까워오는 역사의 이 시점에서 약속의 땅을 향하여 행진하고 있는 하느님의 백성편에서 보다 성숙한 성취를 이루는 기회와 심지어 토대가 되는 것은 기도뿐이다.

기도하라는 따뜻하고 겸허한 초대로 이 고찰을 매듭지으면서 나는 주님이 승청하신 후 주님의 사도들과 제자들이「예루살렘」다락방에서 했던 것처럼、교회가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를 모시고 이 기도에 몰두하기를 바라는 바이다. 무엇보다도 나는 교회의 천상 어머니 마리아께 당신의 외아들의 신비체인 교회를 이루고 있는 우리의 뜻을 합하시어、인류의 새로운 대림절의 기도를 함께 바쳐 주시기를 간구한다. 이 기도를 통해서 우리가 우리위에 내려오시는 섬령을 받게 되고、오순절에 예루살렘의 다락방을 뛰어나온 그들처럼『땅 끝을 이르기까지』그리스도의 증인이 되기를 바라는 바이다

사도적 축복을 보내는 바이다.

로마 성 베드로좌에서, 교황재임 제1년 1979년 3월 4일. 사순 1주일에.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