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어디까지 와 있나? - 해외 교포 사목 시찰기] 4. 북독 항구도시「함부르그」시찰

박정일 주교ㆍ제주교구장ㆍ한국 주교회의 해외교포 사목부담당
입력일 2011-04-18 수정일 2011-04-18 발행일 1979-05-20 제 1155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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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근로자 귀국해도 교포수엔 변동 없을듯
독일교회의 외국인 사목에의 열의는 놀라와
J·O·C-서독교포가 지역을 초월, 조직한 유일한 단체
7, 함부르그

이번 교포사목 사찰의 종착지가 북독일의 유명한 항구도시인「함부르그」였다. 내가 도착한 날은 북구라파의 전형적인 찌푸린 날씨였지만 출영 나온 신자들의 밝은 표정으로 분위기는 자못 명랑하였다. 「함부로그」에는 제법 많은 교포가 살고 있다. 인근의 작은 도시들을 합하면 아마 교포수가 약 1천명에 달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신자 수는 어린이까지 합하여 2백명을 조금 초과하고 있다. 대부분은「함부르그」에 집중되어있는 모양이다. 이곳은 앞으로 우리 근로자들이 귀국하게 되더라도 교포 수엔 큰 변동이 없을듯하여「베를린」「쾰른」과 더불어 계속적으로 교포사목이 필요한곳으로 내다 보인다. 현재 여기에는 한국으로 내다보인다. 현재 여기에는 한국 신부님이 계시지 않는다. 재작년까지 얼마동안 마산교구의 구병진 신부님이 사목하셨지만 학업관계로 오지리로 가셨기 때문이다.

구 신부님이 가시자 오스나르크교구(합부르그市가 여기에 속한다)에서는 임시로 독일신부 한분을 한국 교포 지도신부로 임명하였다. 그 신부님은 도밍고회 소속인 레가날드 신부님인데 한국에서는 전교하신일이 없지만 한국말을 혼자 배워 제법 쉬운 말은 잘 구사한다.

한국 사람들을 사목하기 위하여 그 어려운 한국말을 혼자서 공부하는 열의에는 참으로 머리가 수그러진다. 이 신부님을 도와서 교포사목을 돌보고 있는 보로메오회 소속 문 보니파시아라는 수녀님이 계신다. 독일에 계신지가 오래되고「베를린」에서도 교포사목을 돌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한국 신부님이 안 계시는 이 형편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나는 도착한날 즉시 가톨릭 한인회 회장단과 간담회를 갖고 저녁에는 한국 신자들에게 견진성사를 주었다. 독일 신자들도 많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말로 미사를 봉헌하고 20명이 견진성사를 받았다. 미사 후 한국 사람들이 항상 모이는 회관에서 큰 잔치가 벌어진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우리가 미사를 봉헌한 성당은「함부르그」시내의 큰 본당인데 그 본당신자의 약반수가 외국인 이라고 한다. 외국인신자가 많은 까닭도 있지만 독일교회의 외국인 사목에 대한 열의는 본받을만하다고 생각한다.

다음날 나는 이곳 보좌 주교님을 예방하고 한국 신부님을 모시는「함부르그」교포신자들의 애로점에 대하여 설명을 드렸다. 한국교포 사목을 위하여 한국 신부님이 필요한 것은 당연한 이야기다.

물론 한편으로는 한국말을 이해하는 외국인 신부님도 괜찮지 않느냐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외국생활을 하는 우리 교포들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역시풍속이 같고 감정이 통하는 동포 신부님이라야 대할 때에 따스함과 마음이 풀리는 것을 느낄 수 있는 모양이다. 그래서 가능하면 빠른 시일 내에「함부르그」에도 한국 신부님이 가시게 되기를 기대한다.

「오스나부록크」교구의 주교님이 독일 주교회의의 외국인사목 담당이시다. 즉 독일내에 거주하는 모든 외국인에 대한 사목의 총책임을 지신분이다. 나는 꼭 그 주교님을 만나 뵈올려고 했는데「오스나부룩크」에 들렸을 때 주교님은 급한 용무로 출타하고 안 계셔서 유감이었다. 다만 실무자인 폴마 몬시뇰 만을 만나 주로「오스나부룩크」교구내의 교포사목 문제에 대하여 의견교환을 하였다.

8, 가톨릭 농청년회(JOC)

서독 내에서 평신도 사도직단체로서 지역을 초월하여 조직되어 있는 것은 가톨릭 노동청년회 하나 뿐이다. 광부와 간호원이 아직 많았을 당시는 매우 활발하여 전교활동과 회원들의 피정, 그리고 상호간의 친목을 위한 행사 등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고 한다. 그래서 그때부터 독일가톨릭 노동청년회 전국기구 안에 한국부가 생겼고, 한국 회장이어 함께 일을 하고 있다. 물론 독일교회로부터 봉급을 박으며 한국노동자들을 위한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전과 달라서 여러 가지 여건이 불리한 가운데 고전을 겪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동안 지도신부님이 안 계신 것이 큰 어려움 중의 하나였는데 김광혁 신부님께서 지도를 해주시게 되면 다소 어려움이 가시게 될 것 같다. 나는 가톨릭 노동청년회 독일본부를 방문하여(한국회장 사무실도 거기에 있음) 그들의 활동상을 가까이보고 한국 간부들을 만나서 애로점을 듣기도하고, 의견교환을 할 기회를 가졌다 독일 내에 젊은 노무자가 계속 있는 한 이 회의 활동은 바람직한 것이라고 생각 되었다.

<계속>

박정일 주교ㆍ제주교구장ㆍ한국 주교회의 해외교포 사목부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