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어디까지 와 있나? - 해외 교포 사목 시찰기] 3.

박정일 주교ㆍ제주교구장ㆍ한국 주교회의 해외교포 사목부담당
입력일 2011-04-18 수정일 2011-04-18 발행일 1979-04-29 제 1152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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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국사제 간절히 고대하는 해외 교포신자들  
쾰른-독일교포 사목의 중심지、.외국인 사목활동 눈부셔  
엣센ㆍ뮌스터-세계적인 광산이나 교포 신자수는 감소돼
마、쾰른ㆍ아헨

이 지역은 행정면(교회 및 정부)으로 보나 교포 수 및 신자수로 보나 독일 교포 사목의 중심지요. 가장 중요한 곳이라고 할 수 있다. 독일 교포사목이 실제로 시작된 곳도 이 지방이다. 현재 신자 수는 쾰른지역에 약 4백 명. 아헨지역에 약1백 명. 그리고 기타 인근지역에 약80명으로 도합 5백80여 명 정도가 있으며 예비신자도 상당한 수에 달하고 있다.

여기에는 작년 7월까지 원주교구 이정규 신부님이 전담으로 계시다가 건강과 개인사정으로 사임하시고 성탄 때까지 신부님이 계시지 않아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다행히 지난 성탄 때부터 청주교구의 김광혁 신부님께서 자원하여 그 후임으로 가셔서 이제 교포사목이 다시 정상적으로 이루어지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내가 이 지역을 방문했을 때는 아직 김 신부님은 도착하시지 않았었다. 쾰른에는 신부님 외에 한분의 한국 수녀님이 교포사목을 돕고 있다. 「마리아의 시녀회」(한국에는 진출하지 않았음)에 속하는 박 안나 수녀님인데 독일어를 잘 하시고 신자들의 교리는 물론 백방으로 신부님의 오른팔 역할을 명실공히 하고 있다.

나는 이곳에서 매우 바쁜 시간을 보냈다. 「본」에 있는 신자들을 방문하여 미사와 간담회를 가졌고 「레버쿠센」이라는 곳에도 약 40명의 신자가 살고 있는데 잠시 방문할 기회를 가졌다. 하루는 아헨교구에 속하는 「알스돌프」라는 곳에 있는 광산에서 일하고 있는 광부들을 방문하였다. 그들은 광부기숙사에서 살고 있는데 독일 음식이 잘 맞지 않아 대개는 자취를 하고 있다고 한다.

나는 기숙사 가까이 있는 어떤 성당에서 그들과 함께 미사를 봉헌하고 그들이 손수 정성스레 마련한 샌드위치를 들면서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외화획득 인력수출의 정부시책에 의하여 또는 젊음의 꿈을 안고 이역만리 언어도 잘 통하지 않는 그 고장에서 그것도 깊은 탄광 속에서 갖은 고생을 마다하지 않는 그들을 대할 때에 다시 한 번 인간적 안스러움을 느껴 보기도 했다.

나는 이곳에 머무는 동안 회프너 추기경(쾰른 교구장)과 쾰른교구 외국인 사목담당이신 딕크 보좌 주교님을 예방하여 그들의 한국인에 대한 특별한 관심에 대하여 감사를 드리고 아울러 앞으로의 협조도 요청하였다. 그리고 하루는 쾰른 교구 외국인사목의 실무자인 쾨는 신부님을 만나 회합장소가 없어 곤란하다는 우리 교포신자들의 고충을 이야기 했더니 그 때 마침 건축 중인 외국인 사목센타로 나를 안내하여 다시 한 번 독일교회의 외국인 사목 활동에 대하여 놀랐다.

외국인 사목센타란 쾰른 교구내에 살고 있는 외국인들을 위하여 짓는 큰 회관이다. 이 건물은 쾰른의 한복판에 위치하고 있는데 한화로 약 50억원이 투자된다고 한다. 거기에는 여러 나라 사람들을 위하여 각각 회합실이 배당되어있으며 자기나라 음식도 만들어 먹을 수 있도록 주방까지 각각 마련되어 있다. 한국 교포도 그 건물 안에 약 50평 정도를 할당받아 자유로이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해주었다. 아마 지금쯤은 그 회관이 개관되었으리라고 생각한다.

바、엣센、뮌스터

엣센교구에는 대전교구 김신호 신부님이 공부를 하면서 파트타임으로 교포사목을 담당하고있다. 이 지역내의 신자수도 지금은 많이 줄어서 약1백30명밖에 되지 않는다. 여기서도 우리 간호원이 근무하고 있는 어떤 병원 성당에서 교포들과 함께 미사를 봉헌하고 신자 회장댁에서 회합을 가졌다.

뮌스터교구에는 우리 신자수가 더욱 적다. 이 교구의 서쪽. 화란과의 국경가까이에 있는「겔드른」이라는 작은 도시에 슈밋트(마리아니스트회 신부)라는 독일인 신부님이 계신다. 이 신부님은(한국명은 심 바오로) 몇 해 전까지 한국에서 약 10년 동안 전교 하시다가 본 수도원의 사정으로 지금은 그 곳의 본당 신부로 계시면서 인근에 있는 한국 신자들을 돌봐주고 계신다. 참으로 고마운 일이다. 나는 신부님 댁에서 하루저녁을 지내고 그 근방에 있는 광부 기숙사를 또 한군데 방문하여 약 15명의 한국 광부신자 및 예비자들을 만나보았다. 다음날은 그 지역의「딘슬라켄」이라는 곳에 있는 광산이 광 속을 들어가 보려고 하였으나 사전연락이 안되어 허용되지 않아 지상에서 일하는 것만을 견학하였다. 세계적으로 크고 역사가 있는 곳이라 그 시설의 방대함과 완전함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본래 한국정부에서 광부들을 서독광산으로 파견할 때에는 그곳의 선진기술을 습득케 하는 것이 본 취지였다고 하나 실지로는 전연 그런 효과를 거두지 못하였다는 말을 듣고 매우 아쉬운 감을 느꼈다.

<계속>

박정일 주교ㆍ제주교구장ㆍ한국 주교회의 해외교포 사목부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