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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까지 와 있나? - 해외 교포 사목 시찰기] 2.

박정일 주교ㆍ제주교구장ㆍ한국 주교회의 해외교포 사목부담당
입력일 2011-04-18 수정일 2011-04-18 발행일 1979-04-15 제 1150호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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뮌헨…외국인 학생 단체 중 한국학생 가장 활발해
베를린…한인교회 면모 갖추고 신자들 열의도 대단
프랑크푸르트…신자들 각 곳에 산재해 있어 사목에 큰 애로
나는 그곳에 3일간 머물면서 주교님을 예방하고 그간 한국포를 위해 애써주신데 감사와 아울러 아직 미진한 교포사목에 관한 몇 가지 문제에 대하여 상담을 드렸다. 그리고 이번 교포사목 시찰도중 어디서나 한 것과 마찬가지로 하루저녁 모든 교포들이 함께 모인 가운데 미사를 봉헌하고 신자들의 건의사항을 듣기도 하고 의견교환을 하는 간담회를 가졌다.

또 아욱스부르크 교구에는 봉쇄 성 끌라라 수녀원이 있는데 거기에 한국 수녀님이 세분 계시기에 방문하여 잠시 한국인으로서의 의식을 새롭게 하는 계기를 만들어 드리기도 했다.

이억만리 봉쇄 수녀원의 깊은 담장 속에서 오직 기도와 수도에 전념하는 그들의 모습을 대할 때에 고귀하고 성스러움마저 느끼면서도 인간적 안스러움도 마음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었다.

나、뮌헨

뮌헨은 바이에른지방의 중심이 되는 큰 도시다. 여기에는 이철우(부산교구) 신부님이 계시면서 지방도시인 례겐스부르크와 뉘른베르크 까지도 담당하고 있다. 2ㆍ3년전 까지만 해도 이 지방의 교포수가 1천명이 넘었고 신자수도 약 2백명을 헤아렸으나 지금은 교포수도 3백명 정도로 줄고 신자수도 7ㆍ80명을 넘지 않는다. 나는 하루저녁 뮌헨교구에서 경영하는 외국인 학생을 위한 기숙사를 방문하고 거기에서 뮌헨시내 교포신자들이 모인 가운데 미사롤 집전하고 간담회를 가졌다. 기숙사 책임을 맡고 있는 독일 신부님의 말에 의하면 많은 외국인 학생 단테 중에서도 한국학생들의 모임이 비교적 활발하고 잘 운영되고 있다고 하여 기뻤다. 뮌헨에는 이철우 신부님 외에도 부산교구 김정수 신부님이 교리교육학을 공부하면서 교포신자 사목을 틈틈이 거들고 있다.

여기에도 역시 아욱스부르크 교구와 마찬가지로 지금은 한국교포수가 얼마되지 않아서 한국 신부님이 전담으로 계시면서 교포사목을 담당할 필요성은 없어진 것 같앗다. 수고스럽지만 앞으로는 공부하는 신부님이 틈틈이 교포사목도 돌보는 것이 가장 좋은 해결책일 것 같다.뒤에도 언급이 되겠지만 현재 남미의 아르헨티나 같은 데는 교포가 수만명이 있고 신자수만해도 8백명이나 되는데 한분의 한국 신부님도 안 계시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뮌헨 근처에서 한국교포가 가장 많이 모여 사는 곳은 레겐스부르크이다. 교포신자가 약15명 살고 있으며 서울대교구 조선우 신부님이 그곳 대학에서 교회음악을 전공하고 계신다. 그리고 그곳 어떤 시골 본당에는「가비」라고 알려진 아휘(AFI) 회원으로서 한국에 약10년 전교하다가 지금은 귀국하여 고향 국민학교에서 교사를 하고 있는 분이 살고있다. 또 독일 사람과 결혼하여 행복하게 살고 있는 한 부인도 있는데 그 가정에서 일박하면서 그곳 모든 교포들을 만나보고 기쁜 시간을 보냈다.

다、베를린

서독에서도 베를린의 위치는 특수하다. 공산권인 동독의 한가운데 베를린시만이 바다 한 가운데 섬처럼 자유진영으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교포 사목 면에서도 베를린은 특수한 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딴 곳과는 달리여기에는 모든 교포와 모든 신자들이 한 도시 안에 살고 있다는 유리한 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숫자도 월등히 많아. 교포 총수가 약 1천3백명에 신자수가 약 3백명이나 된다. 베를린에는 마산교구소속 이군형 신부님이 전담으로 교포사목을 돌보고 있고「거룩한 말씀의 회」(대전) 소속 박 수녀님이 보조역할을 잘하고 있다. 베를린교구의 호의와 신자들의 성의로 아담한 성당도 마련되어있어 이곳은 제법 한국본당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나는 이 성당에서 토요 목전미사와 주일미사를 집전하였는데 참석한 신자수만도 약 1백50명이 되었다. 베를린에 체류하는 동안 나는 교포신자들과의 간담회는 물론. 마침 그때에 신자들이 정성스레 준비한 고국 교회와 불우이웃돕기 바자회를 참관할 기회를 가져 교포 신자들의 정성과 열의를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하루는 우리 기능공들이 일하고 있는 큰 터 빈공장과 간호원들의 기숙사 및 그들이 일하고 있는 큰 병원을 찾아보기도 했다.

그리고 이곳에서 한국인끼리 결혼한 가정과 독일인과 결혼한 가정을 각각 방문하여 그들의 생활상을 목격하기도 했다. 내가 방문한 국제결혼가정들은 물론 원만하고 행복하게 살고 있는 편들이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이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마음이 아팠다. 역시 국제결혼에는 많은 문제점이 있는 것 같았다.

라、프랑크푸르트ㆍ 마인쯔

여기는 서독의 중부지역이다. 3개주나 되는 넓은 지역을 수원교구 소속인 김춘호 신부님이 담당하고 있다. 그리고 김 신부님은 서독교포 사목 신부님을 대표하는 책임까지도 겸하고 있다. 현재 서독내에는 교포사목을 전담하고 있는 한국 신부님이 4명. 파트타임(부분적)으로 일하고 있는 신부님이 2명. 한국말을 아시는 독일 신부님이 2명 등 도합 8명이 교포사목에 종사하고 있다. 이 8명 신부님을 교포 사목면에서 대표하는 것이 김 신부님인 것이다.

이 지역에도 교포수가 많이 줄었다. 현재 약3명이 군데군데 산재해 있는데 불과 하다. 일반적으로 교포사목 담당 신부님들의 큰 애로점의 하나가 바로 길가에 버리는 시간이 너무 많고 피로하다는 것이다.

신자들이 한곳에 모이기가 어렵기 때문에 신부님들이 직접 교우들을 찾아 가야하는데 거리가 멀고 가야할 곳이 많다보니 그 생활이 너무나 고달픈 것이다. 김 신부님의 경우 그런 애로점이 매우 큰 것 같았다. 나는 2일간 마인쯔에 있는 김 신부님 숙소에 머물면서 그 근방에 있는 신자들을 만나고. 또 하루는 프랑크푸르트의 교포신자들을 만날 기회를 가졌다. 이 지방은 앞으로 교포수가 다소 줄긴 하겠지만 프랑크푸르트라는 국제적도시를 중심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유학생과 무역상사의 진출 등으로 교포사목이 계속되어야 할 곳이 아닌가 여겨진다. (계속)

박정일 주교ㆍ제주교구장ㆍ한국 주교회의 해외교포 사목부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