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과학점술] 41. 지하수의 성질

이종창 신부ㆍ농민회지도
입력일 2011-04-18 수정일 2011-04-18 발행일 1979-04-01 제 1148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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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은 있는 그대로를 나타내  
물길 탐지만으로는 우물 개발 실패 할 수도 
과학점술은 지하수 탐지에 가장 많이 이용
과학점술하면 지하수를 찾는 기술만으로 통할 정도로 지하수에 대해 많이 이용되어왔다.

필자가 최근 들어 전국을 다니면서 수맥의 자리를 찾아준 곳도 지난해 말까지 거의 5천 곳을 헤아리게 된다. 날이 갈수록 지하수 찾는데 많이 불려 다닌다. 그렇게도 많은 곳을 다니면서 지하수를 찾으면『과연 몇%나 물이 잘나오는가』하고 묻고 싶은 분들이 있을 것이다. 거기에 대해서는 답하고 싶은 말이 너무나 많다.

앞으로 실패도하고 크게 성공한 예를 많이 소개하겠지만 이번은 마귀가 장난을 한다고 수녀님들이 성수를 뿌려달라고 애원하던 어느 곳의 예를 들어 지층의 신비로움과 물길의 변화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우선 하느님께서 창조한 자연은 거짓이 없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보수에 구애됨이 없이 힘대로 봐준다는 이 신부님의 수맥탐지는 어떤 이에게는 수억원의 이익을 보여주나 어떤 이의 경우엔 시키는 대로 해도 결과가 없으니 어쩐 일인가』하는 이가 있다. 이런 이들의 질문에 조금이나마 답이 될까 해서 어느 수녀원의 우물의 얘기를 소개한다. 1977년 10월 8일에 경남 어느 시골의 메마른 땅에 수녀원을 건립하려고 손수 막노동을 하는 수녀님들께 초청받아 그곳에 간 나는 우물자리를 정하고 시추기계로 파게했다.

깊이는 18m지하로 탐지됐다. 암반을 뚫고 6인치크기로 구멍을 냈다. 딱딱한 돌을 갈아서 내려가기란 매우 어려운 장기공사였다. 더군다나 그곳의 지층은 시루떡 모양 옆으로 누운 암반이 첩첩이 덮힌 경상층 이었다. 그러나 20~30명의 수녀님들이 사용하기엔 넉넉한 물줄기로 탐지되었다. 9일이지나 17일 정해준18m를 다 팠으니 와서 지하수맥이 끊어졌는지 봐달라는 소식이왔다. 그래서 현장으로 달려왔더니 과연 그전에 반으로 나타났던 물길에서 변화가 왔다.

틀림없이 물길에 걸린 것이다. 이제 그만파고 물을 푸라고 했다. 그러나 물은 조금도 올라오질 않았다. 이게 웬일인가 물이어디로 도망을 갔단 말인가. 탄복할 노릇이었다.

다른 방법이 없으니 아래로 흐르는 물길을 막기 위해 큰 PVC관을 한쪽은 물이 들어오게 많이 뚫고 다른 쪽은 막힌 대로 해서 넣었다. 그리고 물이 흐르는 반응을 탐지해보니 엉뚱하게도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럴 수가 있을까하는 생각에 잠겨있으니 수녀님들은『이건 이상입니다. 옛 부터 거룩한 일에는 마귀가 장난을 한다고 합니다. 이곳도 수녀원을 건립하려고 우물을 파니까 마귀가 장난을 하는 겁니다.』하면서 성수를 뿌려서라도 물이 나오게 해달라고 간청이 대단했다.

기가 막힐 노릇이다. 틀림없이 수맥에 걸렸고 그러면 물이 수없이 올라와야할 양수기에 물이 조금 나오다간 안 나오는 이 답답한 마음을 누가 알아주며 그 이유를 어떻게 증명해 주랴? 말도 못하고 반풍수의 오명을 면치 못하게 되었다. 틀림없이 물자리는 정확했고 기계도 정확히 공사를 했건만 결과가 그런데야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그런데 1년이 지나기 전에 물이 나오게 되어 수녀님들의 기뻐하시는 편지가 왔다. 1년 전 공사가 실패한줄 알았는데. 이상하게 도 그 공사 후부터 수녀원 언덕아래의 인근마을 우물에 맑은 물이 수없이 흘러나왔다. 인근이 우물들은 가물면 마르고 짠맛이 있으며 때가 잘 지지 않았으나 이물은 깨끗하고 비누가 잘 풀리는 고급 물이었다.

그래서 다시나가 탐지해본 결과 지하수의 공사로 뚫어진 암반에서 생수의 맥은 끊어 졌으나 수압이 얕기 때문에 그리고 경상층인 옆으로 누운 돌의 층 때문에 위로 채여 올라오지 못하고 옆으로 새어 버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저러나 간에 이 우물의 공사는 성공한 셈 이었다 단지 성수를 뿌린다고 물이18m위로 올라올 수 없기에 제 흐르기 쉬운 암반의 틈새로 흐르는 속이지 않는 자연을 의심한 것이 못내 우스웠다. <계속>

이종창 신부ㆍ농민회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