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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 「우리 먹을거리, 우리가 먹읍시다」] 8 본당 특산물 소개-원주교구 정선본당 감자

입력일 2011-04-14 수정일 2011-04-14 발행일 1997-03-30 제 2046호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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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지방 장수의「비식」
고냉지ㆍ석회암 지질ㆍ큰 일교차 등 천혜의 재배 조건…녹말 함유 많아

민요 정선아리랑 못지 않게 청정지역으로 유명한 강원도 정선.

대부분 장수마을이 무공해 지역으로 깨끗한 자연환경을 보존해 왔듯이 정선도 빠지지 않는 대표적인 장수마을이다.

정선 고장 사람들은 장수 비결을 비옥한 석회암 지질에 그 비밀이 있다고 믿고 있다. 그래서 이곳 주민들은 자기 고장에서 수확한 농산물들을 최고로 친다.

◆풍부한 영양의 건강식

그 중 한때 주식으로 먹었을 만큼 많이 수확했던 감자에 대해 정선 주민들은 남다른 애착이 있다.

고랭지라는 지리적 자연환경 탓도 있겠지만 많은 농민들이 다른 작물을 재배하지 않고 감자를 고집하는 것도 풍부한 영양식인 정선 감자에 대한 자긍심과 애정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정선본당(주임=김영진 신부)이 이런 이유로 정선 감자 홍보와 함께 농가 소득을 높여주기 위해「정선 감자 팔아주기 운동」을 적극 전개하고 있다.

직접 도시 본당에 편지를 보내고 돌면서 교우들이 수확한 감자를 홍보, 판매하고 있는 김영진 신부는『우리 감자를 많이 먹는 것이 바로 농촌을 살리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첩경』이라고 설명한다. 김 신부와 정선본당 신자들의 부단한 노력으로 정선 감자는 3월 초순 현재 서울, 수원, 인천, 청주, 천안지역 본당에서 20kg 1상자당 1만 원에 4천여 상자를 판매했다.

◆“농촌 살리는 길”

정선 감자의 자랑은 한 마디로 풍부한 영양소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감자 속의 비타민 C는 열을 가해도 파괴되지 않아 인체에 좋은 영양소를 제공해 줄 뿐 아니라「칼륨」은 건강의 적인 소금을 몸 밖으로 몰아내는 역할을 한다.

또한「알기닌」은 위궤양의 출혈을 막아 보호막을 만드는 놀라운 구실을 할 뿐 아니라「사포닌」은 호르몬 분비를 촉진하고 콜레스테롤을 녹여 피를 맑게 하는 효능이 있다. 그래서 정선 고장 사람들은『감자야말로 최고의 건강식이요 최고의 성인병 예방 식품』이라고 선전한다.

감자는 원래 한랭기후에서 생육하는 작물이기에 고산지대인 정선은 천혜의 재배 조건을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일교차가 커 녹말 함유량이 여느 지역 감자보다 많고 단단하다고 한다.

아울러 큰 일교차로 인해 병충해가 적어 농약을 적게 쳐 자연적으로 저공해 작물로 재배된다고 한다.

◆싹 트면 모두 폐기

사실, 정선본당이 본격적으로「감자팔기운동」에 나선 까닭은 또 다른 이유가 있다. 감자 소비량이 너무 적어 농가 저장고에 있는 감자가 싹이 트면 모두 폐기 처분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감자의 푸른 싹에는 솔라닌이란 독성이 있어 이것을 도려내고 먹어도 되지만 그만큼 상품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농가에서는 사료로 폐기하고 만다.

따라서 농민들의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땅을 묵힐 수 없어 농사는 짓지만 매년 이맘때마다 올 농사는 무엇을 지어야 하나 하는 생각에 죽을 맛』이라는 농민들의 푸념이 단순한 신세 한탄만이 아닌 듯하다.

◆값싼 중국산 수입

가정에서 감자를 멀리 하고 가공 공장에서는 값싼 중국산 감자를 수입해 쓰기에 풍년이 들면 기쁨보다 또 얼마나 산지 가격이 떨어질까 하는 근심에 울상이 되고 마는 게 오늘의 우리 농촌 실정이다.

20kg 1상자당 1만 원에 팔면 생산 단가와 포장비, 유통비를 빼고 1~2천 원 꼴이 농민들에게 소득으로 돌아간다. 많은 이윤은 아니지만 적어도 손해를 보면서 또다시 대못이 박힌 멍든 가슴으로 땅을 일구지 않도록 하기 위해 김영진 신부와 본당 신자들이 부지런히 도시 본당을 누비고 있는 것이다.

*주문처(0398) 63-0056 정선본당 사무실

◆감자국수 만들기

감자의 요리법도 다양하다. 간식으로 많이 먹고 있는 감자는 쪄서 먹어도 되고 굽거나 기름에 튀겨 먹어도 된다. 또 봄철 입맛을 잃었을 때「감자국수」는 입맛을 되돌리는 별미이다.

정선본당 신자들이 소개하는「감자국수」요리법은 간단하다. 찹쌀 가루와 맵쌀 가루를 6대 4 비율로 배합하고, 감자 녹말을 20~30% 넣어 반죽한다. 반죽은 보통 면류보다 조금 되게 하고 가늘게 썰어 솥에 넣어 끓인 후 찬물로 2~3번 씻어 건져낸다. 보통 면류나 가락국수와 같이 맑은 장국이나 양념 장국에 말아 먹으면 감자 국수만이 주는 매끄럽고 쫄깃한 맛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