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미디어 교육 캠페인] 10 미디어의 복음화로 사회 복음화 이끈다

박영호 기자
입력일 2011-04-14 수정일 2011-04-14 발행일 1997-03-23 제 2045호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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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는 좋은 친구 나쁜 친구?”
저질 유행어·폭력물로부터 보호
올바른 시청 습관 키우도록 교육

◆어린이 미디어 교육 캠프 - 김기태 교수〈서강대 방송아카데미 교수부장〉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미디어교육캠프는 정규 학교 뿐 아니라 교회, 청소년단체 등 각종 사회단체가 중심이 되어 실시할수 있는 미디어교육 실천 프로그램 중 하나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미디어 교육 학교」나「미디어교육 교실」이란 이름으로 어린이를 위한 미디어교육 캠프가 열리고는 있으나 거의 실험에 가까운 시도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개설하는 단체나 기관도 적을 뿐 아니라 아직 체계적인 운영방식이나 구체적인 프로그램 그리고 이를 이끌어나갈 전문인력 등이 미비하고 특히 캠프를 통한 교육효과에 대해서는 측정이 이루어지고 있지않다.

▲「어린이 방송학교」

이런 가운데서도 작년말 까지 모두 3회째 매년 방학때마다 어린이들을 모아「어린이 방송학교」를 개최해 온 한국여성민우회의 미디어교육 캠프 사례를 중심으로 학교, 교회에서의 활용방안을 모색해 보고자한다.

먼저「어린이 방송학교」의 개설 취지와 목적을 참고 할 필요가 있다.

즉, 고도의 정보사회, 밀려드는 영상문화의 홍수 속에서 어린이들이 매체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바탕으로 매체를 생활 속에 유용하게 활용해 나갈 수 있도록 체계적인 교육을 하기위해서라는 것이다. 어린이들이 선생님, 친구들과의 공동체 생활을 통해 자기 자신의 삶의 돌아보고 방송전문가와의 토론을 통하여 영상문화에 대한 올바른 시각을 스스로 세울 수 있도록 그 밑받침 역할을 해주기 위해서 캠프를 개설할 셈이었다.

다음으로는 어린이 대상 미디어교육 캠프를 통해 기대되는 구체적인 효과를 정리해 보고자 한다.

우선 TV프로그램이 어떻게 만들어져서 안방까지 배달되는지 제작단계에서부터 전달과정에 이르기까지 구체적으로 설명해 줌으로써 영상언어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하였다. 아울러「TV이야기」프로그램을 통해 텔레비전은 어린이들에게 좋은 친구나 선생님일 수도 있으나 무분별하게 유행어를 배운다거나 폭력적인 생각이나 행동을 쉽게 받아들이는 나쁜 친구일 수도 있다는 점을 가르치고자 하였다. 결국 텔레비전이 알게 모르게 어린이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서로 이야기해보며 평상시의 시청습관을 점검해 올바른 TV시청법을 익히도록 유도하고자 한셈이었다.

한편, 신문이나 텔레비전, 라디오 등 각각의 매체가 갖는 특성이나 기능을 바르게 이해하도록 하며, 강의와 자유토론을 통해 TV를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을 키우고 방송의 사회적 역할 그리고 방송을 위한 시청자의 바람직한 자세가 무엇인지 스스로의 역할을 점검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하였다.

▲감시·비판·선택능력 배양

결론적으로 어린이 방송학교를 통해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방송 프로그램을 감시하고 비판할 뿐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는 미래의 능동적 시청자를 기르고자 하는 것이다.

모두 3회에 걸쳐 매년 어린이 방송학교를 개최할 때마다 지난해의 교육성과를 종합적으로 분석, 평가하여 조금씩 교육내용과 방법을 개선해왔는데 그동안은 모두 2뱍3일의 일정으로 진행되었다. 특히 2회째인 95년 겨울에는 눈썰매 타기등 어린이들이 즐거워할 만한 놀이프로그램을 병행하기도 하였다.

교육을 이끌어 나갈 선생님들은 여성민우회 산하의 방송모니터회 주부모니터 요원을 중심으로 대학생 등 젊은 자원봉사자들로 구성하였고 교육 한달 전부터 외부 전문가를 초빙하여 전체 교육프로그램별 교사교육을 실시할 뿐 아니라 자체적인 점검을 계속 하였다.

▲놀이 프로그램도 병행

그동안 실시된 주요 프로그램을 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외부 또는 내부 강사에 의한 강의로는 방송의 기능, 역사, 제작과정 등을 전반적으로 소개하는「TV이야기」를 비롯하여「만화의 이해」「방송산업의 이해」등이 있었는데 가능한한 강의 수를 줄이고 개설강의도 될수록 짧은 강의가 되도록 노력하였다.

어린이들이 직접 참여하는 실습프로그램으로는 주로 고학년 어린이들 대상으로 진행되었던 「TV제작실습」을 비롯하여「TV일기쓰기」「TV프로그램 감상문 쓰기」「TV프로그램 모니터 및 토론」「TV프로그램 감상」등이 포함되었다.

▲교회·학교서도 교육 가능

어린이 방송학교의 사례는 교육목적과 여건에 맞게 얼마든지 응용이 가능한 프로그램이다. 교회에서 매년 여름마다 열리고 있는 어린이, 청소년 대상 캠프에서도 이를 시도해 볼 수 있을 것이고, 초 중등학교의 방학프로그램에서도 이를 시도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 외에 각종 청소년 단체, 여성단체, 교육단체등 사회단체에서도 다양한 형태의 캠프를 개설하고 있는데 역시 이를 주제로 잡을 경우 얼마든지 좋은 미디어교육을 실시할 수 있을 것이다.

미디어 교육 캠프를 개설하기로 결정한 다음에는 구체적인 교육내용 및 과정을 비롯하여 교육재료, 교사, 강사, 교육비 등 준비해야할 사항이 많은데 이는 경험이 있는 단체나 기관의 조언을 받는게 좋다. 이런 교육에 필요한 정보와 구체적인 조언을 해 줄 수 있는 단체로는 한국여성민우회를 비롯하여 참교육학부모회 방송모니터국, 가톨릭 매스컴위원회, 서강대학교 언론대학원 미디어교육연구팀 등을 꼽을 수 있다.

◆미디어 현장 사람들 - 영상 선교모임「밝은 세상」참된 영상문화 선도

『영화는 단지 오락을 위한 수단만은 아닙니다. 신과 인간, 인간의 구원을 주제로 하는 훌륭한 영화들이 있고 이 영화들은 영상언어를 통해 인간 정신을 고양하는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한 집계에 따르면 한 해 한국의 영화 관람객 수는 무려 4천5백60만명이다. 한국 인구 전체가 곧 영화 인구라고 할 수 있다. 이런 통계는 1년에 적어도 한 사람이 한편의 영화를 봤다는 셈이 나온다.

하지만 실제로 영화관을 찾는 사람들은 대부분 젊은이들이다. 따라서 4천5백60만이라는 숫자는 대부분 청소년과 청년층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그만큼 젊은이들에게 있어 영화는 일상의 한 부분이라 할 만큼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영상문화의 영향력

영상 문화의 영향력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매년 3백80여편의 외화가 수입되고 1천6백여편의 비디오 영화가 수입된다. 전국의 극장 수는 어림잡아 6백80여개이고 공중파TV방송이 한 주에 내보내는 영화가 12편에서 14편, 연간 6백 내지 7백여편이다. 뿐만 아니라 이제는 케이블TV를 통해 하루종일 영화를 볼 수 있고 컴퓨터를 통해서도 영화보기가 가능하다.

이처럼 쏟아지는 엄청난 양의 영상묵을 보면서 우리는 그 영화들의 질적인 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95년 2월 이땅에 아름다운 영상문화의 정착을 외치며 출범한 가톨릭 영상선교 모임「밝은 세상」은 올바른 영화보기를 선도하고 있다.

『세상이 밝게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사람들, 영화르 좋아하고 영화만들기를 즐기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밝은세상은 하느님이 내려준 지혜의 산물인 영화를 아름다운 영상문화로 이끄는데 기여하고자 합니다』

밝은세상의 활동은 크게 세가지로 나뉜다. 그중 하나가 비디오숍 운영자 모임이다. 지금은 성서모임으로 전환됐지만 창립 당시 매월 한번씩 월례모임을 가지면서 회원들이 운영하는 숍 안에 종교영상물을 비치, 무료로 빌려주는등 영상문화의 최일선에서 뛰어왔다.

다른 한가지 활동은「영화에의 초대」모임이다. 회원들을 중심으로 좋은 영화, 예술 영화, 종교 영화들을 한가지씩 선정해 영화평론가와 교수진, 성직자들이 함께 모인 자리에서 영화감상을 하고 느낀점들을 이야기하면서 올바른 영상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지금까지 모두 15회의 모임이 열렸다.

▲유용한 선교수단

보다 전문성을 지닌 교육 프로그램의 하나가「영상교육 프로그램 모임」이다. 영화를 통해 선교활동을 하기를 원하는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들에게 영화가 선교의 매우 유용한 수단이 될수 있음을 인식시키고 영화 안에서 그리스도적 삶을 발견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이 프로그램은 주로 연3∼4회로 열려 절반은 3박4일간, 절반은 10회에 걸친 강좌 프로그램으로 준비, 이론과 실기를 망라하는 효과적인 교육이다.

2년여의 활동을 통해 밝은세상은 그동안 많은 한계에도 불구하고 교회안에서 영화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고 선교에 영화가 상당한 부분의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음을 알렸다는데 자부심을 갖고 있다.

▲대규모 영화제도 준비

밝은세상은 나아가 다음 단계로의 도약을 위해 대규모 영화제를 준비하고 있다. 서울대교구가 주최하고 밝은 세상이 주관하는「가톨릭 청년 영화제」가 그것이다. 이 영화제는 상업성을 떠나 예술 영화, 종교 영화, 창작 영화(단편영화)등 장르별로 좋은 영화를 선정해 상영하고 토론회를 벌이고 아름다운 영상 문화를 만들도록 촉구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교회, 전문가 양성을

『교회 지도자들의 영상 문화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전제한 밝은세상 대표 노종성(바오로·51)씨는『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첨단 장비를 활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로서 영상물의 부족』이라며『장기적으로 영상물의 확보와 적절한 선정, 시청과 피드백까지 완결되는 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전문성을 지닌 지도자를 양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