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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백과] 35 나무를 심는 사람/정여주

정여주·리오바·교육학 박사
입력일 2011-04-13 수정일 2011-04-13 발행일 1997-03-09 제 2043호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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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은 많은 사람들에게 만남의 설레임을 갖게 하는 달이다. 이때가 되면 우리는 자신의 초등학교 입학을 기억하게 된다. 그 중에서도 담임 선생님의 존재는 우리가 갖게 될 교사에 대한 첫 이미지로서 강한 인상을 주었음을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한 자녀의 어머니는 그녀의 아이가 좋은 선생님을 만날 수 있도록 기도를 드린다고 했다.

신입생 자녀를 둔 부모들이 바라는 선생님에 대한 기대가 그만큼 중요한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그러나 그러한 기대를 저버리게 하는 만남도 있다. 한 어린이는 입학 얼마 후에 담임 선생님이 반 친구들을 때리는 것을 보고 등교를 거부하며 정서불안 증세를 보였다는 것이 한 예이다. 아직도 어린이들에게 독재 군주처럼 행세하는 교사들이 있다는 사실은 과장된 표현이 아니다.

좋은 교사로서의 길이 교사 한 사람의 인간성과 노력만으로 이루어지기 어렵다는 것을 말한다. 물론 국가체제, 교육제도, 부모들의 욕심과 허영이 참다운 교사의 자질을 방해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러나 이런 말을 들으면 자주 쟝지오노(Jean Giono)의「나무를 심는 사람」이라는 글이 생각난다.

「한 사람이 혼자서 오직 자기 자신의 육체와 정성에 의해서 황무지를 평화와 풍요의 땅으로 꽃피울 수 있었음을 생각할 때 나는 인간의 성품이 찬양할 만한 것임을 알게 된다」

이 글을 읽으면 이 시대에도 참다운 교사가 많이 있음을 기대하고 희망하게 된다.

가르칠 수 있는 것은 어린이들의 가슴에 한 그루의 나무를 심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교사는 이 황폐한 시대에 풍요로운 마음을 가진 인간을 키울 수 있는 기회를 가진 자들이 아닌가. 어린이들을 위한 교사가 되는 것은 분명히 행복한 선택이다.

교사의 명예는 어린이들의 마음에 있다. 무감각하고 대화를 모르는 어린이들은 바로 부모와 교사들의 표정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교사들은 어린이를 위한 교사상을 가지고 가슴 두근거리며 교사직을 시작하였을 것이다. 우리의 가슴에 심겨진 좋은 교사가 한 사람도 없다면 교사도 우리도 불행한 삶을 살고 있다.

3월이면 언제나 마음 속에 따뜻한 이미지로 계시는 선생님을 떠올려 본다. 또한 초등학교 입학을 하는 어린이들이 그들의 인생을 풍요롭게 해주는 좋은 교사들을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 보고 싶다.

정여주·리오바·교육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