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미디어 교육 캠페인] 4 미디어의 복음화로 사회 복음화 이끈다

우광호 기자
입력일 2011-04-12 수정일 2011-04-12 발행일 1997-01-19 제 2036호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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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세기의 휴머니즘운동”
67년 매스컴위 설립…초대 총재에 김수환 주교 
초기엔 성직·수도자 신학생 대상 교육이 주류
교리교사 주부 언론기관 종사자로 점차 확산

◆가톨릭매스컴위원회와 미디어 교육〈오세완 신부·주교회의 매스컴위 총무·성바오로 수도회〉

한국에 가톨릭매스컴위원회가 설립된 역사와 배경을 보면 196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끝날 무렵 교황 요한 바오로 6세는「매스미디어 교령에 관한 교령」을 반포하시면서 교황청에 매스컴위원회를 위한 사무국을 마련케 하시고 이러한 사도직의 효과적 수행을 위해 각 나라마다 전국적 차원의 매스컴 위원회를 두게 하시고, 그 목적은 매스컴을 이용하는 신자들의 양심을 올바르게 형성하며 교회 안에서 이 방면의 모든 사업계획을 보호하고 조정하는 데 힘 쓰라고 권고하셨다(매스 19항, 21항 참조).

이와 같은 정신하에서 한국 주교회의는 1967년 6월 28일부터 3일간 서울가톨릭대학에서 열린 회의에서 황민성 주교의 이름으로 건의된 매스컴위원회 설립에 관한 건을 통과시켜 매스컴위원회를 설립하고 초대 총재에 마산교구의 김수환 주교를 선임하였다.

초기 가톨릭매스컴위원회의 업무는 주로 저널리스트 클럽이 주축이 되어 활동을 전개하였고, 5월에 있는 홍보의 날을 맞이하여 기념행사와 강연회를 갖고, 신문, 방송, TV 등 매스미어를 통해 가톨릭을 대외적으로 알리고, 매스미디어의 선용운동을 전개하는 것이었다.

▲미디어 선용운동 전개

이러한 운동의 일환으로 본 위원회는 1973년 1월 23일부터 4일간 주교들에게 홍보 수단 활용 방법을 환기시켜 주기 위한 매스컴 세미나를 사상 처음으로 마련하였고 이어서 군종교구를 포함한 각 교구 신부들을 2명씩 초청하여 각 지방 실정에 따라 홍보 수단을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방법을 연구하기도 하였다.

매스컴위원회의 미디어 교육은 주로 성직자 및 수도자 신학생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져 왔는데「매스미디어 국제 학술회의」(72. 9. 12-14),「매스미디어 수용자를 위한 대강연회」(80. 6. 7 28),「미디어 선용교육 세미나」(83. 1. 6-18) 등 불모지와 같은 한국 미디어 교육 분야에 세계 유수의 석학과 국내 교수들을 초빙하여 매체의 특성에 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데 힘을 모았다.

1985년부터는 교회 신자들에게 대중매체에 대한 의식을 고취시키고 미디어 환경을 이해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먼저 교회의 사제들이 의식화되어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신학생들을 위한 교육을 최초로 시작하였는데 그 첫번째가 광주가톨릭대학 부제반이 한「텔레비젼 및 라디오 제작 워크숍」이었다. 이어서 서울가톨릭대학 부제반을 위한 매스컴 세미나가 87년 7월 6일부터 19일까지 신학교와 서강대 컴센터에서 있었고, 88년 7월 11일부터 16일에는 대구가톨릭대학 연구과 1, 2학년을 위한 매스컴 세미나가 대구신학교에서 열리기도 하였다. 이 외에도 92년 서울대교구 새 사제들을 위한 미디어 교육, 93년 군종교구 사제들을 위한 매스컴 세미나, 같은 해 광주 대신학교 매스컴 세미나 등은 교회 예비 목자나 기존 목자들에 대한 미디어 교육이었다는 점에서 교회 내 파급 효과가 컸으리라고 생각된다. 한 예로 서울대교구 내에 평화신문 방송이 87년 처음 태동을 시작할 무렵 많은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하자 새로 서품 받은 신부들이 모두 함께 금일봉을 선뜻 봉헌함으로써 선배 신부들에게 큰 자극을 준 일은 유명한 일이다. 바로 이분들은 매스컴 세미나를 받고 대중매체의 중요성을 남보다 더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제 다음에 교회 안에서 큰 영향을 미치는 사람들이라면 주일학교 교리교사들일 것이다. 그래서 본 위원회에서는 89년 1월 28일부터 3월 1일까지 주말을 이용하여 6차에 걸쳐 초중고 주일학교 교사들을 대상으로 미디어 교육을 실시한 결과 좋은 반응을 얻어 91년 11월 9일부터 12월 1일까지 3회에 걸쳐 수원 교구에서, 92년 6월과 10월 2차에 걸쳐 서울대교구에서 초중고 주일학교 교사를 위한 주말 미디어 교육을 실시한 바 있다.

▲중요성 인식…교육 연중실시

그 다음 교회 내에서 많은 영향을 주는 사람들은 가정 주부들일 것이다.

이에 본 위원회에서는 92년 7월 20일부터 3일간 주부들을 위한 미디어 교육을 실시하였으며 그 후에도 본당 차원의 미디어 교육은 산발적으로 계속되어 왔다. 주부들은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좋은 미디어 교사가 될 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교회 가르침을 통해 강조되는 것은 각 언론기관에 종사하는 사람들에 대한 교육이다. 그래서 본 위원회에서는 해마다 5월 승천축일에 지내는 홍보주일에 이들을 위한 세미나 및 심포지엄을 지내고 있으며 연말에는 간부들을 위한 연피정 외에도 전국에 있는 신자 언론인들이 한데 모여 친교의 시간과 더불어 미디어 교육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을 교육시키는 것은 곧 교회에서 그 신자 언론인 수만큼 많은 교회매체를 지니는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실 70년대 미디어 교육은 이 분야에서 처음 시작되어서 용어조차 생소한 느낌이 없지 않았으나 이제는 이것이 계속되어 옴에 따라 여러 교구나 수도회에서도 이러한 미디어 교육을 자체 내 프로그램으로 선택하여 새 사제들이나 영성시에 있는 수도자들에게 실시하고 있으며, 더 나아가서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사도직을 수행하는 어느 수도회에서는 연중 프로그램을 가지고 각 초중고 학생들을 위한 미디어 교육을 실시하는 단계에까지 왔으니 그만큼 우리나라에서도 이제 미디어 교육은 그 중요성을 인정 받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범 국가적 차원 확대 기대

지난 7월에 있었던 아시아 주교회의 매스컴 회의나 10월에 인도네시아서 열렸던 아시아 방송, 영상인 회의에서도 이 미디어 교육을 가장 시급한 사목 계획의 하나로 꼽을 만큼 미디어 교육이 아시아 전체로 확산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

미디어 교육은 인간성을 회복시켜 주기 위한 금세기의 휴머니즘 운동이자 우리의 신앙을 쇄신하기 위한 신앙부흥운동이기도 하다. 이러한 운동이 범 교회 내지 범 국가적인 차원으로 확대되기를 기대해 본다.

◆미디어 현장 사람들 - 돈보스꼬 정보문화센터와 박경석 수사

“효율적 미디어 교육 통해 청소년 신앙 성장 돕는다” 각종 기자재 완비, 프로그램 자체 제작

살레시오 수도회가 운영하고 있는 돈보스꼬 정보문화센터(원장=김보록 신부)의 초점은「청소년 교육」에 모아져 있다.

이렇게 청소년 사목을 이념으로 하고 있는 살레시오회 수도회로서는「미디어 교육」이 필연적인 결과다. 미디어 환경 속에서 자라나고 성숙하는 청소년들에게 접근하기 위해서는 소위「미디어 방식」이 가장 적합하기 때문이다.

또 미래의 미디어 환경을 책임질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의미의 미디어 훈련은 미래 미디어 복음화와도 밀접한 연관성을 지니고 있다.

교회 내 청소년 미디어 교육의 대표적 시설인「돈보스꼬 정보문화센터」는 이런 점에서 살아있는 미디어 현장이다.

서울 영등포 신길6동 4491 돈보스꼬 정보문화센터.

연일 청소년들로 북적대는 이 미디어 현장에서 발로 뛰며 청소년들과 함께 살아가는 박경석(보스꼬) 수사는『청소년들에게는 다양한 정보를 받아들이고 객관적인 사고력을 키울 수 있는 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청소년기 상상력의 극대화를 통해 청소년 사목을 효과적으로 이루기 위해서는 미디어 교육이 필연적』이라고 말하는 박 수사는 올바른 청소년 미디어 환경을 위해 발로 뛰는 미디어 교육자로 불리운다.

「청소년 사목 전문학교」「미래 방송인 교육」「성인 미디어 교육」「아마추어 비디오 제작 교육」「좋은 소식지 발간」등 일 년 열두 달 돈보스꼬 정보문화센터에서는 미디어와 관련한 프로그램들이 숨 가쁘게 돌아간다.

돈보스꼬 정보문화센터에는 방송 프로그램과 라디오 프로그램, 슬라이드 제작 등 미디어와 관련한 각종 프로그램 제작이 가능할 정도의 모든 기자재가 완비되어 있다.

이러한 장비 및 시설은 실제로 청소년들이 말로만의 미디어 교육이 아닌 살아 있는 교육이 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히 1993년부터 돈보스꼬 정보문화센터에서의 의욕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미래 방송인 교육은 교회 내 청소년들에게 놀라울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데 16차에 걸쳐 이미 3백여 명의 수료자를 배출했다.

이런 점에서 미래 방송인 교육은 당장은 효과를 보지 못하는, 미래를 위한 장기 투자의 성격을 띠고 있는 일종의「교육 투자」다.

방송 비디오 제작, 라디오 프로그램 제작, 슬라이드 제작 등을 손 쉽게 할 수 있을 정도로 철저한 실기 위주로 이뤄지는 미래 방송인 교육은 청소년들에게 미디어의 올바른 이용법과 세상을 넓게 보는 방법을 키워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95년 9월 2일에 개강, 12월 초 제1기 수료생을 배출한 「청소년 사목 전문학교」는 박 수사의 또 다른 의욕이다.

청소년 사목 전문학교는 청소년 사목에 있어서 미디어의 중요성을 직접 몸으로 체험하도록 하는 성인용 미디어 프로그램.

사제와 수녀 평신도로 구성된 수료자 29명은 비디오로 직접 교리 교재를 만들었고 오는 2월경 슬라이드 등의 영상매체를 통해 교리 교재 등 제작 발표회를 가질 예정이다.

『현재 국내 미디어 환경에는 유해적인 요소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미디어를 무조건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선별적으로 좋은 점을 받아들여 청소년들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미래 미디어 환경을 이끌어 나갈 주체가 바로 청소년들이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박 수사는 교회 안 청소년들 대상으로 한정되던 각종 미디어 교육을 사회 일반 학생들에게도 확산, 미디어를 통한 복음화에도 주력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우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