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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진단] 세기 말적 이상기류 현상과 사이비 종교…“대중문화 속의 뉴에이지 운동”

이재숙 교수·교황청 그레고리안대학 선교신학
입력일 2011-04-12 수정일 2011-04-12 발행일 1997-01-19 제 2036호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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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정치 문화 등 전 분야 침투”
공동체 참여 회피…‘체계적 교회’ 부정 
‘인간이 최고’ 개인의 경험 통찰력 중시

글 싣는 순서

① 총론편: 전문가에게 듣는다

② 대중문화 속의 뉴에이지 운동

③ 열풍처럼 번져가는 기 체험과 초능력 수행법

④ 전생과 환생 신드롬

⑤ 풍수지리

⑥ 결론편: 그리스도 신앙과의 관계 및 그리스도교의 역할

◆뉴에이지 운동

뉴에이지 운동이란 일정한 창시자나 조직, 독트린이 없기 때문에 좁은 의미로 종교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뉴에이지에서는 인간의 영적인 변형에 중점을 두기 때문에 인간과 관계 있는 종교, 사회, 정치, 문화, 예술, 과학 등 모든 분야에 관련되어 있다. 특히 뉴에이지에서는 인간의 의식이나 지혜로 인간은 스스로를 구원할 수 있다는 면에서 볼 때 종교적인 측면을 가지고 있다. 뉴에이지가 종교적인 면에서 가지는 경향은 원시적 태고주의, 이방인 주의의 종교성과 전통 예식으로 되돌아가고 있는 것이며 즉 이성과 체계보다 개인의 경험과 직관, 통찰력에 중점을 두는 종교성을 가진다는 것이다. 뉴에이지는 60∼70년대 내에 우주적인 형제애, 정의, 조화, 평화, 번영, 은혜를 알리는 새로운 세대, 즉 아쿠아리오시대의 도래를 노래한 「Hair」라는 음악으로 시작되었는데 사실 근원적인 배경은 스웨덴 버그의 「내적교회」나 「신지학」「영지주의」사상에서 보여진다. 즉 인간은 신적인 능력을 지니고 있으며 인간이 신이라는 것을 깨닫게 될 때 인간의 능력은 무한해지며 이러한 신비적인 지혜는 우주 에너지와 관련된 것으로서 영적 스승으로 부터 전달을 받는다. 그러므로 뉴에이지는 수많은 영적인 스승들의 가르침의 도움으로 영적으로 자유로워지고 깨우침에 도달하기 위해 개인적인 영성을 구축하기를 원하게 된다. 고로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교회를 부정하고 공동체의 소속을 원하지 않게 된다. 뉴에이지의 사상은 전체론적이며 우주적으로 점성학에 기초하고 있다. 그들이 주장하는 점성학에 의하면 새로운 세대에 접어들고 있는 현대는 태양이 더이상 물고기좌에 머물지 않고 물병좌인 「어큐아리오」로 이동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이제 우주의 모든 것은 이때 까지의 물고기좌가 지배하던 때와는 다른 영성과 의식을 갖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물고기좌일 때는 그리스도교가 흥행했는데 새로운 영성시대인 물병좌「아쿠아리오」시대가 시작된다. 그래서 뉴에이지를 아쿠아리오 세대라고도 부르고 있다. 뉴에이지는 그리스도교의 교계제도, 권위, 이념이 무너지고 있다고 보고 특히 가톨릭교회의 멸망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성령의 시대인 아쿠아리오, 새 세대는 개인의 의식 변형에 의해 전 인류와 우주를 하나로 하는 지구촌주의가 형성되어 단일 정부, 단일 종교, 단일 조직을 만들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인간의식 변형을 위해 뉴에이지에서는 수많은 요소들을 혼합시켜 쓰게 된다. 유대교나 그리스도교에서 사용하는 교의적인 용어나 영지주의 밀교, 비법 전수주의, 이단이라고 불리우는 민간신앙(음지신앙), 마술, 인본 심리학, 초인격적 심리학, 정신분석, 예술, 정치 그리고 서양에서 부족된 동양종교의 요소인 환생, 엄, 음, 양, 우주론, 다양한 대체요법, 동양적 의술, 요가 명상법, 무술 등이 있다. 이 외에도 의식의 확장을 위해 약물이나 마약을 사용하며 여러 종교에서 사용하는 황홀경, 탈혼 상태에 들어갈 수 있는 여러 신비적인 방법을 혼합시켜 쓴다.

또한 의식이 현실을 떠나 다른 차원에서 여행하는 유체이탈(의식의 몸 밖으로의 여행) 등이 있으며 정신집중, 초월명상, 최면술, 마인드 컨트롤, 집단 감수성 훈련 등을 이용, 인간 잠재력을 개발시킨다. 그래서 혹자는 뉴에이지를 시장의 종교성이라고도 부른다. 아무나 원하면 돈을 주고 살 수 있는 여러 요법과 치료법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사상들은 수많은 조직망을 통해 전파시키고 있다. 책, 잡지, 신문, TV, 점성학 책, 강연, 연수회, 정치적 제휴, 테이프, 건강식품, 약품 판매점을 통해 보급하고 있다.

뉴에이지 사상은 전체론적이며 생태학적이며 진화적이며 천년주의적인 경향을 지니고 있다. 강신술을 믿음으로써 저 세상의 영과 의사 교환을 할 수 있고 몇 년 전에 죽은 영적 스승의 가르침으로 신비에 쌓인 신비를 풀 수 있으며 이들의 가르침을 따르는 것이 바로 구원인데 그들 대부분의 메시지는 하느님과 그리스도는 바로 자기 자신이며 영혼은 시공간을 초월해서 존재하며 죽음은 없다는 것이다. 즉 영혼은 결코 죽지 않고 계속 존재하며 환생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뉴에이지에 있어 신앙이란 단지 자신의 내적인 평온함과 평화 그리고 의식 확장을 위한 요법적인 수단일 뿐이다.

▲뉴에이지의 신관과 그리스도교 신관, 구원관의 차이

뉴에이지 운동이 그리스도교와 공적으로 대적되는 면은 바로 종교적인 면에 있다. 뉴에이지의 신관은 범신론이나 범내신론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뉴에이지 추종자들에게는 우주의 모든 것 안에 하느님이 존재하고 그것은 그리스도교에서 말하는 하느님의 개념과는 전적으로 틀리다. 뉴에이지의 하느님은 우주 에너지, 우주의 기, 우주의 영, 우주의식으로 나타난다. 그리고 하느님은 창조주가 아니다. 하느님(대우주기, 내의식)을 찾고 인간이 하느님이 되기 위해서 인간의 내면으로 탐험을 강조하고 있다. 그리스도교에서 아버지로서 표상되는 하느님 개념에 뉴에이지는 땅의 여신 「가이야」(Gaia)를 도입함으로써 모성적인 하느님을 주장하고 있다. 땅의 여신을 위기에서 보호하기 위해 뉴에이지 운동에서 시작한 것이 환경보호운동이다. 오염으로부터 지구를 보호한다는 이 사상은 생태학적인 면에서 뉴에이지의 긍정적인 일면이 될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는 뉴에이지에 있어 그리스도교에서 신앙으로 고백하는 하느님의 아들, 하느님의 긍극적인 계시가 아니라 우주의 기, 영, 에너지가 시대에 따라 육화한 여러 종교의 영적 스승(모세, 예수, 붇다, 마호멧, 쿠리쉬나, 노자, 공자…)의 한 사람에 지나지 않다. 즉 예수는 인간의 스승, 교육자이며 뉴에이지에 있어 그리스도는 인간의식(소우주)이 우주의식(대우주)으로 융해되어 에너지의 변화를 일으켜 변화될 수 있었던 부다이며 모든 인간이 의식을 확장시켜 그리스도가 될 수 있다고 주장을 한다.

뉴에이지의 접신주의(강신술)나 영매사상에 의하면 예수는 하느님 아버지의 메시지(저 세상의 것을)를 이 세상에 전하는 한 영매(무당)에 불과했고 또한 외계인의 존재를 인정하는 뉴에이지에서는 예수는 외계에서 인간에게 그리스도 의식(모두 신이 될 수 있다는)을 전해주기 위해 온 외계인이라고도 한다. 미래에 올 그리스도는 「아쿠아리오」나 「아쿠아리아(여성)」의 이름으로 오는데 혹자(예를 들면 벤자민 그렘)는 이들은 벌써 세상에 와서 숨어서 살면서 때를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그러므로 뉴에이지의 구원관은 개인의 깨달음, 대우주와의 결합을 위해 인간의 초월적, 신적 능력과 의식을 발전시키는 개인 구원, 자체 구원이다. 이와는 달리 그리스도교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 보여진 하느님의 뜻을 실천할 때에 그리고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에 대한 믿음으로 구원되는 것이며 개인적 구원뿐 아니라 교회의 공동체적인 구원관을 가지고 있다.

▲가톨릭 신앙과 다른 점·수용 자세

신관이나 구원관을 제외하고라도 뉴에이지 운동의 핵심을 이루고 있는 사상은 그리스도교의 부활사상에 대적되는 환생이다. 뉴에이지에서는 환생은 인간이 무한한 의식을 발전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계속 환생하여 완전히 인간이 잠재력과 신적 의식을 계발시켜 신이 되는 수단으로 긍정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관점은 목숨 경시 사상을 불러일으켜 수많은 자살을 유도한다. 그것은 뉴에이지에서는 윤리와 도덕의 기준이 되는 하느님이나 종교적 규범이 없기 때문에 죄의식도 없다. 일상생활에서도 개인적인 계발에 중점을 두기 때문에 저해되는 모든 것을 무시한다. 즉 타인을 위한 사랑이나 희생, 공동체적인 구원보다는 개인적 발전에 중점을 두기 때문에 윤리적인 생활에 대한 개념도 그리스도인과는 다르다.

우선 그리스도 신자로서 뉴에이지의 사상을 선별하는 것이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그리스도의 부활의 신비를 사랑의 실천으로 일상생활 속에서 살면서 하느님에 대한 굳은 믿음과 그리스도 신앙을 증거할 수 있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 뉴에이지를 이해하고 그들이 가지는 긍정적인 면을 인정하지만 종교적인 면에서는 그리스도교에 도전하는 운동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그 경향에 말려들지 않는 지혜로운 진정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야 될 것이다.

▲국내 뉴에이지 운동

음악, 책, 영화, TV 드라마 뿐만 아니라 어린이들 만화영화 그리고 패션, 옷, 장신구, 샴프(뉴에이지)나 우리가 마시는 음료수(아쿠아리오)에까지 뉴에이지의 사상과 상표가 등장하고 있다. 특히 요즘에 들어서 보면 신간도서의 많은 부분들이 뉴에이지의 외국 책자들을 번역하거나 국내 저자들에 의해 뉴에이지 사상이 저술되어 활기를 치고 있다.

예를 들면 최근에 흥행을 이룬「천 년의 사랑」이나 「은행나무 침대」, 「8월의 신부」등은 전통적인 뉴에이지 사상을 담고 있으며 신학생들과 신자들 사이에 많이 읽히고 있는 새로운 영의 계시를 다루는「천상의 예언」「열 번째 예언」, 그리고 대부분의 라즈니쉬의 작품「배꼽…」과 노스트라다무스의 저서들「전생여행」,「브라이언 와이스의 전생요법」,「삶 이전의 삶」,「삶 이후의 삶」,「윤회의 비밀」,「내면 세계의 탐구」,「자기로부터의 혁명」,「식물의 전신세계」,「푸코의 전자」,「태로루카드」,「인도로 간 예수」,「히말라야 성자들」,「티벳의 성자를 찾아서」,「신자학이 열쇠」,「성자가 된 청소부」그리고 저 세상의 영의 메시지로 쓰여진 리챠드 바크의「갈매기의 꿈」등 이외에도 다수의 책들이 있다.

영화와 TV 드라마로서는「사랑과 영혼」,「시스터 엑트 1, 2」, 「이티(ET)」, 「인디아나 존스」,「쉐도우」,「글랑블루」,「사랑의 기쁨」, 「환생」,「미래로 가는 우주선」,「X파일」,「장미의 이름」,「별들의 전쟁」, 「코쿤」,「수퍼 그랑죠」등 이외에도 수많은 드라마와 만화 등이 있으며 수도자들 간에 유행하는 뉴에이지의 방법에 의해 뉴에이지 저자가 쓴(QscarIchazo)『Enneagramma』(에니어그램) 등이 있다.

▲외국 교회 실태와 한국 교회 역할

외국의 가톨릭교회에서 특히 주교들이나 학자들을 중심으로 뉴에이지 운동에 대처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태리나 프랑스, 부루셀, 아일랜드, 코펜하겐 등 전반적으로 유럽에서는 주교들의 사목교서가 발표되고 있으며 멕시코나 라틴아메리카 주교들도 신흥종교나 뉴에이지를 위한 대책의 일환으로 전문가들을 초청해 국제회의와 강연회를 열고 있으며 로마 교황청에서도 신흥종교와 뉴에이지에 대한 책이 나오고 있다. 이탈리아의 경우는 주교단에서 주최가 되어 그리스(G.R.L.S) 단체를 만들어 연구 책자와 강연회를 통해 신자들을 교육시키고 있다.

한국 교회에서도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현대의 문화적인 상황에서 본다면 생활양식의 변화로 사람들은(신자를 포함) 옛날과는 다른 사고를 가지고 있다. 이 사고의 전환에 대한 교회의 대답이 필요하다. 교회가 세상 안에서 소금의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세상을 열고 이해해야 하고 또 그것에 대처하는 방안이 나와야 한다. 신자들의 식별과 방향 설정을 위한 사목적 교서가 필요하며 이러한 현상이 한국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기에 다른 외국 교회와의 국제적인 접촉이 있어야 한다. 특별히 한국의 다원론적인 종교현상과 동양적인 요소를 고려할 때 우리 전통종교와 열려 있으면서도 그리스도교의 정체성을 잃지 않는 신빙성 있는 대화가 계속되어야 한다. 신학자들이나 전문가들의 도움으로 그리스도론, 성령론, 신론, 종교신학 측면에서의 계시론에 대한 깊은 연구와 신학을 구체적인 신앙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적인 연구, 그리스도 신자들이 하느님과의 만남을 경험하는 그리스도교적 신비와 영서의 풍부함을 살 수 있는 다양한 피정이나 묵상, 기도방법과 실천에 대한 사목적 배려가 필요하다. 그리고 교회 자체가 영원한 생명의 근원인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의 신비를 보여 주어야 할 것이다. 요한 바오로 2세는 회칙「Tertio Millennio Adveniente」(제3천년기)에서 뉴에이지는 우리가 기다려야 하는 미래의 것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벌써 이 세상에 2000년 전에 와 있으며 신자들은 그리스도가 가져다 준 복음을 실천하고 증언하며 타인을 위한 삶으로서 그리스도의 재림을 기다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상 속 뉴에이지 운동

뉴에이지 운동은 우리의 일상생활 깊이 들어와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톨릭 신자들은 이것을 판별하기가 어려운 상태에 있다. 그러나 진정한 그리스도인으로서 하느님의 무한한 사랑과 신비를 살기 위해서는 뉴에이지 운동의 음모를 식별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우리 실생활에서 뉴에이지를 접할 수 있는 기회는 TV드라마나 영화, 서적 그리고 건강을 목적으로 실시되는 요가, 기공 등 여러 가지 동양적인 신체 단련 방법과 무술들이 있다.

필자가 우려하는 것은 이러한 방법 자체가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인간 영육의 건강을 위해 수단으로 되어 그리스도교인이 하느님을 「우주의 기로 본다거나 아니면 그러한 방법을 시술하는 스승들의 말을 성서의 말이나 교회의 가르침보다 더 신빙성 있는 것으로 여겨 그리스도인으로서 정체성을 잃게 되는 데 있다.

◆뉴에이지 식별법

▲인간이 우주의 중심으로 인간 잠재력과 내면의 지혜를 개발함으로서 신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다는 인간의 절대화

▲초월적이며 인격적인 하느님, 인간의 역사 안에 들어오신 하느님을 부정

▲죽음은 없고 인간은 여러 번의 환생을 걸쳐 완전히 자기를 실현할 수 있다고 함

▲저 세상의 영혼과 대화하고 영매사상을 믿을 경우 뉴에이지라 판단하면 된다. 점성학, 마술, 점, 운명, 점쟁이의 예언 등을 중요시하거나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허황된 사실을 이야기 함으로써(예를 들면 예수가 인도를 가셨다든지, 인도의 영적 스승으로부터 가르침을 받았다는 등) 그리스도의 교의와 그리스도 신앙에 위배되는 사상을 담고 있는 것

▲외계인 존재 인정이나 그들의 지혜에 대한 감탄과 존경을 표명

▲사라진 문명에 대한 향수나 신비적인 것(피라미드의 신비, 수정)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

▲죽음을 경험한 사람들 또는 죽음의 신비에 대한 신앙 등이 있다.

이재숙 교수·교황청 그레고리안대학 선교신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