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소담선생] 130

이혁우·시몬
입력일 2011-04-12 수정일 2011-04-12 발행일 1997-01-12 제 2035호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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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23장…★

평신도 강론의 대가이신 K 교수님, 과학 물질만능주의에 빠진 이 시대의 사고를 통렬히 비판하면서『이런 자들은 아마도 시편을 이렇게 바꾸어 읊을 것입니다.「과학은 나의 모든 것, 내 생활 전체에 오소서. 이 몸을 합성수지 푸른 카펫트에 눕혀 주시고 에어콘 선선한 곳에서 나를 쉬게 하소서」라고 말입니다』

★…홍보관…★

모 기업체의 홍보실 책임자로 일하던 K씨가 죽어서 저승엘 갔다. 그런데 고맙게도 천국과 지옥을 미리 둘러볼 수 있게 허락이 되었다.

그래서 K씨는 천국을 먼저 둘러보았다. 그랬더니 거기는 향내음 그윽한 경건함과 성인들의 고요한 묵상 등이 자기와는 어울리지 않은 듯했다.

이번에는 지옥을 둘러보았다. 그랬더니 그곳엔 춤추며 마시고 자유롭게 떠들고 게다가 아름다운 여인들도 많았다. 그래서 그는 지옥으로 결정했다.

그런데 실제로 지옥으로 간 K씨는 뜨거운 지옥불과 견디기 힘든 가시밭길에 쓰러져 피투성이가 되어 부르짖었다.

『어째서 아까 본 지옥의 모습과는 이토록 다를 수가 있어요?』그러자 그곳에 있는 마귀 대장이『아까 네가 본 것은 지옥 홍보관이야!』

이혁우·시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