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성과 속] 34

입력일 2011-04-12 수정일 2011-04-12 발행일 1997-01-12 제 2035호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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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끓는 주전자

어느 날 마카리오 수사가 빠르보 아빠스에게 가서『원장님, 왜 어떤 수사들은 다른 수사들보다 사랑이 더 많습니까?』라고 물어 보았다. 그 말을 들은 아빠스는『그대는 가서 주전자 둘을 가져 오시오』라고 하였다.

주전자를 가져오자 아빠스는 마카리오 수사에게『첫번째 주전자에는 물을 가득 채우고 두 번째 주전자에는 조금만 채우시오, 그리고 둘 다 난로불 위에 얹어 놓으시오』라고 하였다. 마카리오 수사는 영문도 모르고 하라는 대로 그렇게 하였다. 두 사람은 앉아서 두 주전자를 보고 있었다. 잠시 후 두 번째 주전자에서 김이 나는 것이 보였다. 이것을 보고 아빠스는 이렇게 말했다.『두 번째 주전자가 빨리 끓습니다. 왜 그런지 아십니까? 그 안에는 물이 조금만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의 마음도 이와 갈습니다. 물은 세상의 걱정입니다. 마음이 여러 가지 걱정으로 차 있는 첫번째 주전자는 빨리 끓지 못합니다. 그런 주전자 같은 수도자는 하느님께 참 사랑을 잘 바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세상 걱정에서 떠난 수도자는 온 마음을 다해 사랑이신 하느님을 마음껏 사랑해 드릴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세속의 것을 비우면 비울수록 하느님의 사랑으로 가득 차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