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2013년 수원교구 설정 50주년 특집] 초대교구장 윤공희 대주교에게 듣는다 (18) 나의 동창 고(故) 김남수 주교님

정리 이우현 기자
입력일 2011-04-05 수정일 2011-04-05 발행일 2011-04-10 제 2741호 3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마음 연 친구이자 능력 있는 후임 교구장
오늘은 고(故) 김남수 주교님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해요. 수원교구에 새 주교님(이성효 주교)이 탄생하신 것을 보니, 나의 후임 교구장이셨던 김 주교님 생각이 많이 나네요.

김 주교님과 나는 소신학교(중등과와 고등과)를 함께한 동창생이지요. 사실 동창생이기는 하지만 나보다 나이도 많고 공부도 잘하셨어요. 무엇이든 나보다 앞서 있었지요. 김 주교님은 고등과 2년 과정을 1년 만에 끝내고 월반해서 대신학교로 올라갔어요. 어머니도 연로하시고, 사제품을 일찍 받고 싶어 교장 신부님께 월반을 청원하셨다고 해요. 당시 김 주교님은 모든 면에서 아주 모범생으로 인정을 받고 있었기에 교장 신부님께서도 월반을 허락하셨어요.

교장 신부님께서는 나에게도 월반을 허락할 수 있다고 하셨지만 나는 굳이 빨리 사제품을 받을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천천히 공부하겠다고 말씀드렸어요. 그래서 김 주교님이 나보다 1년 먼저 사제품을 받으신 것이지요.

내가 먼저 주교가 된 이후,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총재 주교가 됐을 때 김 신부님(당시는 신부였음)을 총무로 데려왔어요. 김 주교님 자서전에도 이 이야기가 실려 있더군요.

당시 주교와 신부 사이였지만 신학교 동기생이므로 친하게 지냈고, 자주 만나 이야기를 나눴어요. 서로 속을 터놓고 지내는 사이였지요. 자신의 신상에 관한 이야기도 나눌 정도였어요. 김 주교님이 신학교 때부터 항상 앞서왔는데 주교는 내가 먼저 되고 수원교구에도 후임 교구장으로 뒤따라 오는 등 서로의 인연이 신기할 따름이었어요. 그때 김 주교님이 내 후임 교구장으로 임명됐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정말 든든했지요. 김 주교님의 능력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에요.

대신학교(수원가톨릭대학교) 설립 등 교구를 위해 많은 일들을 하시는 주교님의 모습을 보고 ‘내가 알맞은 시기에 잘 떠나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있었다면 감당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수원이 사회적으로 발전을 거듭하던 그때 대신학교를 짓는 것이 얼마나 큰일인지 알고 있었기 때문이지요. 이후로도 김 주교님은 교구장으로서 많은 업적을 남기셨어요.

1998년 10월 고 김남수 주교(가운데) 사제서품 50주념 축하식에서 윤공희 대주교(오른쪽)와 전 수원교구장 최덕기 주교가 함께 기념 케이크를 자르고 있다.
▶다음호에 계속

정리 이우현 기자 (helena@catimes.kr)